[SPO CRITIC] '6월 무승' 수원삼성은 무엇을 위해 뛰나
작성일: 2019.06.30 12:44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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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수원, 한준 기자] 29일 저녁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리그 9위 수원 삼성과 리그 10위 경남FC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18라운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양 팀 선수들이 주저 앉았다. 아주 치열한 격전은 아니었다. 날이 습했고, 경기는 끈적끈적했다.
불꽃 없는 마라톤같은 경기였다. 선수들은 목표점이 어딘지 모른 채 체력이 고갈될 때까지 뛰는 것 같았다. 결과는 득점없는 무승부. 승점 1점을 나눠가졌지만, 사실상 양 팀 모두 어떠한 소득도 얻지 못한 경기라 할 수 있다.
수원은 6월 한 달 간 치른 4경기를 3무 1패, 무승으로 마쳤다. 한 번의 패배는 FC서울과 슈퍼매치 2-4 완패였다. 6월의 마지막 상대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남전이었는데, 이길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 수원이 상대 팀의 '제물'로 여겨지는 현실
뛰는 이들도, 보는 이들도 무력감을 느낀 경기였다. "리그 9위와 리그 10위의 대결같았다"는 반응이 취재석에서 나왔다. 두 팀의 전력과 현재는 우승을 다투는 전북 현대, FC서울, 울산 현대와는 거리가 멀고, 상위 스플릿 순위권에서 싸우는 대구FC, 강원FC, 상주 상무와도 차이를 보인다.
그렇다고 강등의 위협이 직접적인 것도 아니다. 승점 11점으로 11위, 12위에 내려 앉아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와 인천 유나이티드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수원과 경남은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않으면서 비기는 경기를 계속하고 있다. 경남은 어느 새 리그 14연속 무승의 늪에 빠져있다.
경기가 끝나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선수는 수원의 주장 염기훈이었다. 다양한 경험을 해왔고, 지난 몇 년간 수원 위기론을 온 몸을 겪고 있는 염기훈도 "모르겠다. 우리가 왜 이렇게 못 이기는 지 모르겠다"며 할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
오히려 우승을 다투는 전북 현대와 원정 경기에서 기어코 1-1 무승부를 만든 경기가, 이날 무승부보다 좋았다. 팀에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가 파다한 10위 경남을 상대로 수원은 최근 3연속 무승의 흐름을 깰 수 있을 것 같았다.
염기훈은 "경남 선수들도 우리에 자신감이 있지 않나 싶다. 상대성도 있겠지만 (상대 팀) 선수들이 저희랑 할 때 자신감을 갖고 한다는 것에 있어서도 우리가 매번 경기 힘들게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수원은 이제 K리그1 내에서 잡을 수 있는 팀, 해볼 만한 상대로 분류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2019시즌 개막 이후 내내 8위, 9위를 오가고 있는 상황이라면 상위권 팀들에게는 한 수 아래 전력의 팀, 강등권 팀들에겐 잡고 넘어가야 하는 팀이라 승점 3점의 타깃이 될 수 밖에 없다.
수원이 제물이 되고 있는 가운데, 수원은 어느 팀을 제물로 삼아야 할지 알 수 없다. 엠블럼 위에 박힌 네 개의 별이 의미하듯 수원은 '전통의 강호'인데, 상위 스플릿만 진입해도 성공이라는 평가가 현실이다.

◆ 얇은 스쿼드, 주축 선수의 부상, 희미한 목표
경남전에 수원이 겪은 곤란은 핵심 공격수들의 부상 이탈이다. 데얀이 슈퍼매치 이후 햄스트링 부상으로 3주 더 이탈하고, 한의권도 전북전에 발 뒤꿈치를 다쳐 빠졌다. 경남전 후반전에는 핵심 미드필더 사리치도 허벅지 뒷 근육을 만지며 교체됐다.
그런 상황에도 올 시즌 영입해 제 몫을 해주는 호주 공격수 애덤 타가트와 최근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바그닝요는 두어 차례 좋은 장면을 만들었다. 초반 경기력에 마음이 급해진 이임생 감독은 후반전에 염기훈을 쓰려던 계획을 바꿔 전반 32분에 유주안을 벤치로 불러들였는데, 오히려 그 뒤로 스리톱의 합이 잘 맞지 않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염기훈은 경기 총평을 묻자 이날 경기의 아쉬움을 짚자면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공격진의 결정력 문제라며 자책했다.
"일단 우리 공격수들이 골 넣을 수 있는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게 아쉬웠다. 당연히 골을 먹을 위기도 있었지만 우리가 넣을 수 있는 기회를 해결하지 못한 게 팀 전체에 공격수로서 미안한 마음이 있다. 해결 못한 부분이 아쉽다."
"오늘은 아무 얘기를 못했다. 나도 선수들에게 미안했다. 공격수로서 크로스 상황이나 골대 앞 상황이 전반부터 나왔는데 골을 못 넣어서 미안하다. 오늘은 나도 무슨 말 하지 못하고 나왔다."
지루한 0-0으로 이어진 것이 습한 날씨에 뛰는 선수들에게 어떤 심리적 자극을 주지 못했다. 득점했나면 사기가 올랐을테고, 실점했다면 승부욕이 타올랐을 수 있다. 염기훈은 그래고 '골'이 필요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뛰는 선수들도 힘들어 하는 걸 느꼈다. 오늘 워낙 습했고, 땀도 많이 났다. 힘든 와중에도 이렇게 힘들 때 공격수들이 골로 전체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 넣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 오늘 경기는 나를 포함해서 공격수들이 반성해야 한다."
염기훈은 "우리 팀 뿐 아니라 K리그 선수들이 여름 이 날씨에 뛰기 힘들 것이다. 어느 팀이 한 발 더 뛰냐에 승부가 갈릴 것이다. 힘들 때 한발 더 뛸 모습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이런 상황이 무더위가 습격하는 7,8월에 더 심해질 것이다. 지금 수원의 전력으로는 넘기 어려운 고비다.

◆ 예산 없이 맞은 이적시장, FA컵 8강에 모든 게 걸렸다
데얀은 7월 내내 없고, 중원의 사리치와 최성근은 로테이션도 엄두를 못낼 대체 불가 선수로 꼽힌다. 신세계가 다친 자리에 레프트백 박형진을 투입해야 하는 것도 수원의 현실이다. 플랜A는 있는데 플랜B는 모조리 유스 출신 선수다. 이임생 감독은 "구단에 전력 보강을 요청했다"고 말했지만, 어느 포지션인지를 답할 수 없었다.
보강할 포지션은 많은데, 선제적으로 움직일 수가 없다. 예산의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현 선수단 안에서 움직임이 먼저 생겨야 이를 통해 영입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능동적 보강이 아니라 수동적 보강이다.
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지 않은 수원은 2019시즌 스쿼드를 단촐하게 꾸렸다. 리그 상위권 진입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FA컵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8강, 4강, 그리고 결승 두 경기까지 총 5경기를 잘 치르고 올 해를 마치겠다는 심산이다.
FA컵 8강이 당장 7월 3일 저녁에 열린다. 상대는 내셔널리그 클럽 경주한수원. 본래 원정 경기이던 것이 경주의 경기장 사정으로 수원에서 열리는 것은 천만다행이다. 경주한수원은 최근 제주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해 전력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이후 경기가 없어 오직 수원전을 목표로 경기 없이 훈련 중이다.
염기훈은 "올해 우리가 리그 하위권으로 떨어지면서 선수들이 FA컵 올 시즌 중요한 것을 분명 알 수 있을 것이다. 되려 힘든 경기가 될 수 있다. 경주한수원에 프로에 있던 선수들이 있다. 그런 팀과 하면 매번 힘든 경기가 많았다. 힘들겠지만 조금 더 선수들이 리그 할 때보다 집중하고, 한발 더 뛰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며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수원에게 7월은 중요하다. FA컵 8강 승리로 올 시즌의 목표다운 목표를 하반기 내내 유지해야 한다. 최근 몇 년간 지적되고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 중앙 미드필더, 라이트백, 센터백 포지션의 보강에 대해서도 의미있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수원-경남은 양 팀 모두 올 시즌의 목표를 상실한 듯 뛰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에 답답했다. 수원은 무엇을 위해 뛰는가. 수원은 7월에 그 답을 보여줘야 한다. 선수들에게 무엇을 위해 뛰어야 하는지 동기부여를 줘야 한다.
스포티비뉴스=수원,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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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 기자 hjh@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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