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드리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로드리는 맨체스터시티의 새로운 핵심이 될 가능성이 있다.

맨체스터시티는 4일(이하 한국 시간) 공식 홈페이지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미드필더 로드리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5년으로 등번호는 16번을 받았다. 페르난지뉴와 함께 맨시티의 중원을 책임질 것으로 기대된다.

로드리의 이적료는 6300만 파운드(약 927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했다. 지난해 여름 리야드 마레즈의 6000만 파운드(약 883억 원)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적료만큼이나 그를 향한 기대치도 높다. 로드리는 과연 어떤 경기력을 펼칠 수 있을까. 화려한 플레이로 돋보이는 선수는 아니지만 팀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선수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세르히오 부스케츠처럼 뛰는, 전형적인 과르디올라 감독 스타일의 '피봇' 미드필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클로드 마켈렐레보다는 세르히오 부스케츠에 가깝다는 말로 표현한다.

부스케츠는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이 1군 감독직을 맡으면서 2군에서 함께 올라온 선수. 빌드업을 강조하는 과르디올라식 축구의 아이콘과 같다. 부스케츠는 '피보테(pivote)'형 미드필더라고 불린다. 중원 깊은 지역에서 활약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말이다. '회전하다(pivotar)'라는 동사에서 파생된 말이다. 로드리는 중원에서 단순히 '수비' 이외에도 공격 전체를 조립하는 선수다. 경기 흐름을 읽으며 방향을 전환하고, 전진과 후진도 결정한다.

로드리 역시 비슷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로드리는 2018-19시즌 라리가에서 패스 성공률 91.1%를 기록했다. 리그 전체에서 11위 기록이며 부스케츠의 89.7%보다도 높은 수치다. 경기당 평균 패스 숫자에서도 56.7개를 비롯해 팀내 2위(1위는 코케 64.7개), 전체 17위에 올랐다. 아틀레티코의 공격을 후방에서 사실상 지휘했다고 볼 수 있다.

전술적 이해도가 높은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로드리는 경기 내내 두리번거리며 상대와 우리 편의 위치를 확인한다. 팀 전체가 적절하게 간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미리 움직인다. 경기 중에 공과 함게 화려한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는 아니지만, 팀에는 꼭 필요한 존재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로드리의 유스 팀 코치는 그를 전술과 포지셔닝에 집착했던 작은 아이로 기억한다"고 보도했다. 주의 깊게 경기를 지켜보고 질문하고 논쟁했다는 것. 언제나 로드리는 경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어 했고 팀 전체를 돌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했다.

'원리'를 깨우친 선수의 장점은 적응성이다. 단순히 감독의 지시를 잘 이행하는 것을 넘어서서 팀의 방향성을 알기 때문이다. 로드리가 뛰어난 신체 조건과 기술적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경기 전반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여기에 또 하나 강점은 수비력이다. 191cm의 장점으로 공중전에서 강점이 있으며 신체적으로도 강인하다. 태클을 경기당 3회 성공시켜 리그 전체에서 2위에 오를 정도로 '쓸어주는' 임무도 잘 수행한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로드리를 평가하면서 공중전, 패스, 태클, 블로킹, 집중력에서 모두 뛰어나다는 평가를 내리며 치명적인 약점이 없다고 설명한다. 공수 밸런스가 잘 잡힌 미드필더로 볼 수 있다.

▲ 아틀레티코 중원의 핵심이었던 로드리

맨시티가 원하는 이상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도 비슷한 특성을 갖는다. 맨시티는 점유율을 높이면서 공격에 무게를 두고 강도 높은 전방 압박을 수행한다. 다비드 실바, 케빈 데 브라위너, 베르나르두 실바, 라힘 스털링, 르로이 사네 등 공격 2선에 뛰어난 선수들이 많은 만큼, 수비형 미드필더는 안정적인 패스 능력과 공격 줄기를 잡는 능력이 요구된다.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지탱하는 것은 강력한 전방 압박 능력. 그리고 뒤를 지키는 것이 바로 수비형 미드필더의 몫이다. 기본적인 수비 능력은 물론이고 경기를 읽는 능력과 판단력이 중요하다. 팀 전체의 움직임을 읽으며 자신의 위치를 잡는 로드리가 무게를 잡아줄 수 있다.

로드리는 "축구 경기적 측면에서 도전을 생각했다"면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바르사에서 부스케츠가 과르디올라의 '아이콘'이 됐듯이, 맨시티에선 로드리가 새로운 핵심이 될 수도 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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