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2] '센터 라인 수비수' 이택근의 숨은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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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센터 라인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이택근(35, 넥센 히어로즈)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많은 얘깃거리를 만든 '수비수'다. '1차전 다이빙 캐치'부터 3루 주자 김현수를 잡으려고 던진 2차전 홈 송구 등 중요한 장면마다 중견수 이택근의 수비가 화면에 잡혔다. 두 상황 모두 두산에 점수를 내줬다. 결과적으로는 방어에 실패했다. 그러나 2경기를 찬찬히 살펴보면 이택근은 가을에 어울리는 탄탄한 외야 수비를 펼치고 있다. 시리즈 전적 2패라는 결과에 묻혀 빛이 바래고 있으나 수비에서 그림자처럼 팀 경기력 상승에 이바지하고 있다.
10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넥센은 양훈을 선발로 내세웠다. 단기전에서 1차전 승리는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런 중요한 경기에 포스트시즌 첫 경험인 양훈을 등판시키는 의외의 수를 놓았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의 다소 파격적이었던 '양훈 기용'은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5⅓이닝 동안 1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틀어막으며 주변의 우려를 불식했다.
양훈의 호투 배경에는 이택근이 자리하고 있었다. 가을 경험이 없는 양훈에게 첫 경기 첫 이닝은 매우 중요했다. 선발투수에게 1회는 중요하다. 11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라이언 피어밴드의 '1회 40구'는 결과적으로 불펜의 조기 투입을 불러 투수진 소모를 야기했다. 이닝이 진행될수록 안정을 되찾은 점을 고려할 때 1회만 잘 넘겼다면 2차전 승리의 향방도 달리 될 수 있었다. 그만큼 첫 이닝을 깔끔하게 처리하면 선발투수들은 투구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양훈은 1회 두산 리드오프 정수빈에게 중견수 키를 넘기는 깊숙한 타구를 허용했다. 이택근은 우중월로 날아가는 타구의 낙하 지점을 빠르게 파악하고 전력으로 쫓아가 워닝 트랙 앞에서 잡아 냈다. 등진 상태에서 처리하기 쉽지 않은 타구였다. 후속 허경민의 외야 뜬공도 깔끔하게 포구했다. 양훈의 첫 아웃 카운트 2개를 자신의 글러브로 책임지며 선발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후 김현수, 양의지에게 각각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실점 위기를 맞았는데 테이블세터진을 아웃으로 처리하지 않았다면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완전히 뺏길 수도 있었다. 양훈의 호투에는 이택근의 잔 실수 없는 깔끔한 수비 2개가 한몫을 했다. 김현수의 라인드라이브, 오재원의 중견수 뜬 공도 안정적으로 캐치하며 넥센 센터 라인의 맏형다운 노련미를 뽐냈다.

2차전 보살을 노렸던 홈 송구도 결과는 나빴으나 훌륭한 수비였다. 5회 1사 만루 위기에서 오재원의 플라이를 잡아 낼 때 이택근은 순간적으로 몸에 반동을 주며 발을 살짝 뒤로 뺐다. 정자세에서 공을 잡는 것보다 몸이 앞으로 쏠린 상태에서 포구할 때 더 강하고 정확한 송구가 가능하기에 감각적으로 그런 플레이를 펼친 것이다. 송구는 두 번의 바운드가 일어나기는 했으나 포수 박동원이 공을 받아 냈다면 타이밍으로 아웃이었다.
이택근은 올해 SK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앞두고 "기둥 투수들이 선발 맞대결을 펼치고 양 팀 핵심 불펜들이 총동원하는 가을 무대에서는 점수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 결국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비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소한 플레이에서 승패가 좌우된다. 어느 팀이 실수를 더 적게 하느냐가 정말 중요하다"고 밝히며 수비의 안정성을 가을 승리 조건의 첫손으로 꼽았다. 벼랑으로 몰린 넥센은 3차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첫 승과 그 너머를 노리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팀 수비 장면을 복기할 필요가 있다. 남은 경기 이택근과 김하성-서건창-박동원 등 넥센 센터 라인의 수비를 지켜보는 것은 준플레이오프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영상] '센터 라인 수비수' 이택근의 가치 ⓒ 스포티비뉴스 영상편집 정지은
[사진] 이택근 ⓒ 스포티비뉴스 잠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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