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밀라노 더비, 일본은 왜 아직도 그들에게 열광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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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더비의 역사
한때 엘 클라시코(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 올드펌더비(셀틱-레인저스)와 함께 세계 3대 더비로 꼽혔던 밀라노더비(AC밀란-인터밀란)가 찾아온다. 두 팀은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밀라노를 연고로 하며 같은 홈구장을 쓴다. 단 AC밀란에선 홈구장을 산 시로라 부르고 인터밀란에선 같은 스타디움을 주세페 메차라고 부른다. 두 클럽의 라이벌 역사는 실로 오래됐다. AC밀란이 이탈리아, 영국인 위주로 운영되는 데 반대의 뜻을 품었던 세력이 지난 1908년 3월 9일 독립, 인터밀란을 창단하면서 첨예한 대립이 시작됐다. 두 팀은 지금까지도 세리에A의 대표적 위닝클럽으로 꼽힌다. 세리에A에서 각각 리그 우승 18회를 달성했다. 리그 상대전적에선 인터밀란이 근소하게 앞서고 있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한 총 전적에선 AC밀란이 리드하고 있다.
◆밀라노 더비의 특징
두 팀의 과거 선수, 팬들의 구성과 경향을 보면 흥미롭다. 먼저 AC밀란은 팀 운영에 있어 보수적 성향을 나타냈다. 노동자 계급이 주를 이뤘던 것으로 전해지며 팬들의 성향도 비슷했다. 인터밀란을 달랐다. 태생, 이름에서 알 수 있듯 AC밀란과는 상반된 팀 운영을 했는데 선수 구성에 있어서도 국제적인 색채가 강했고 신흥 자본가들이 팀과 연계되는 빈도가 높았다. 물론 두 팀의 이러한 전통적인 색깔은 현재 적지않이 퇴색해 있다. 바뀌지 않은 게 있다면 두 팀의 유니폼이다. AC밀란은 검정색과 빨간색이 교차한 줄무늬 유니폼(로소네리), 인터밀란은 검정색과 파란색 줄무늬 유니폼(네라주리)이 유명하다. '패션과 축구의 도시' 밀라노더비와 세계 유명 더비를 비교해 보면, 그래도 사건사고가 많지 않았던 더비로 꼽힌다.
◆밀라노 더비의 경향
그런데 밀라노 더비가 위기다. 더 정확히 표현한다면 세리에A 전체가 위기다. 지난 해 세리에A는 유럽클럽대항전 성적이 반영되는 UEFA 리그 순위에서 포르투갈에게도 역전을 당했다. 한때 유럽 3대 리그로 뽑혔던 세리에A의 처지가 말이 아니다. 경쟁력 상실 보다 더 큰 문제는 흥행성 부재다. 스피디한 프리미어리그, 패스 중심의 프리메라리가와 비교해 한 마디로 재미가 없다. 수비 중심의 축구가 만연해 있고 여기에 행정력 부재와 각종 승부조작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팬들이 축구장에 발걸음을 끊고 있다. 세리에A의 평균 관중수는, 관중점유율 100%에 육박하는 잉글랜드, 독일과는 큰 격차가 있다. 1980년대 이른바 '칠공주'가 득세했던 과거의 세리에A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많다.
◆밀라노 더비의 특수성
과거의 세리에A를 그리워하는 나라 중 하나가 일본이다. 현재 AC밀란에는 혼다 게이스케, 인터밀란에는 나가토모 유토가 뛰고 있다. 이들은 현 소속팀에 입단하면서 "어릴 적 부터 꿈꿔왔던 팀"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많이 퇴색했다고 하지만 일본에서 세리에A의 인기는 높다. 현재 세리에A의 경쟁력, 흥행성이 예전같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에서 세리에A의 높은 인지도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문화적 영향으로 그 이유를 설명하는 의견이 있다. 일본에 세리에A가 본격적으로 전해진 시기가 세리에A의 전성기 때인 1980년대이며 당시 AC밀란은 오렌지 삼총사를 앞세워 일본에서 개최한 도요타컵에 참가하기도 했다. 일본 만화 '캡틴 츠바사' '판타지스타' 등을 봐도 세리에A를 최고 리그로 인식하는 일본 경향은 뚜렷하다.
◆혼다-나가토마 맞대결은
아직까지 밀라노 더비에서 일본 선수간 맞대결은 없었다. 혼다가 지난 해 AC밀란에 입단, 다소간의 적응기를 거쳤고 나가토모의 부상이 있었던 까닭인데 올시즌은 얘기가 다르다. 나가토모가 돌아왔고 혼다는 현재 리그 11경기에서 6골을 뽑아내며 신임 감독 필리포 인자기에게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런데 악재가 전해졌다. 2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인자기 감독이 밀라노 더비를 앞두고 포메이션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고. 기존 4-3-3 전형에서 4-2-3-1 전형으로 변화가 예고됐다. 이에 따라 혼다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할 수 있다는 소식이다. 인터밀란은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밀라노 더비가 만치니 감독의 데뷔전인 셈. 나가토모는 선발 출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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