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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Mr. November 이야기

작성일: 2015.10.31 06:05 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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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민규 기자]데릭 지터(41)2001년 월드시리즈를 통해 Mr. November로 불렸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극적인 드라마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2001년 월드시리즈는 창단 4년 만에 내셔널리그 챔피언이 돼 월드시리즈까지 올라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Mystique & Aura(양키스의 위대한 커리어에는 브롱스의 특별한 기운이 있다는 뜻)’로  불렸던 뉴욕 양키스의 대결이었을 뿐만 아니라 월드시리즈 개막 불과 46일 전, 뉴욕에서 일어난 9·11 테러로 더욱 주목 받고 있었다.

당시 양키스의 전력은 매우 탄탄했다. 마이크 무시나(1711패 평균자책점 3.15 228.2이닝)-로저 클레멘스(203패 평균자책점 3.51 220.1이닝)-앤디 페티트(1510패 평균자책점 3.99 200.2이닝)로 이어지는 위력적인 선발투수진과 함께 불펜에는 수호신마리아노 리베라(4650세이브 2.34)가 버티고 있었다. 타선에는 데릭 지터(타율 .311 21홈런 74타점 27도루)와 버니 윌리엄스(타율 .307 26홈런 94타점) 그리고 티노 마르티네즈(타율 .280 34홈런 113타점), 호르헤 포사다(타율 .277 22홈런 95타점) 등이 포진해 있었다.

애리조나의 전력 역시 뒤지지 않았다. 선발투수진에는 랜디 존슨(226패 평균자책점 2.49 249.2이닝)과 커트 실링(216패 평균자책점 2.98 256.2이닝)이 메이저리그 역사상 손꼽히는 막강한 듀오를 이루고 있었으며 불펜에는 김병현(5619세이브 평균자책점 2.94)22살이라고은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미겔 바티스타(118평균자책점 3.36 139.1이닝) 또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좋은 투구를 했다. 더불어 루이곤조루이스 곤잘레스(타율 .325 57홈런 142타점)를 중심으로 마크 그레이스(타율 .298 15홈런 78타점), 레지 샌더스(타율 .263 33홈런 90타점) 등이 타선을 이루고 있었다.

양키스는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상대로 1차전과 2차전에서 모두 패하며 어려운 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3차전 홈에서 제레미 지암비(41)를 잡아낸 지터의 ‘The Flip’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승리한 양키스는 이후 4차전과 5차전에서 모두 승리하고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정규 시즌 동안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시애틀 매리너스(116)41패로 무너뜨리고 월드시리즈로 진출했다.

애리조나는 단기전의 특성을 이용해 존슨과 실링을 대폭 활용했다.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를 32패로 꺾고 올라온 애리조나는 챔피언십시리즈에서 그렉 매덕스(49), 톰 글래빈(49), 존 스몰츠(48)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맞닥뜨렸다. 애리조나는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존슨을 두 차례, 실링을 한 차례 등판시키면서 41패로 승리하며 월드시리즈로 올라왔다. 김병현은 마무리 투수로서 디비전시리지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6.1이닝을 던지며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애리조나의 승리를 지켜 냈다.

그리고 시작된 월드시리즈 1차전. 애리조나의 선발투수로 등판한 실링은 당연하다는 듯 7이닝 1실점 8탈삼진의 호투를 펼쳤고 크레이그  카운셀(45)과 곤잘레스의 홈런과 함께 타선이 터지며 애리조나는 9-1로 손쉽게 승리했다. 2차전 역시 9이닝 11탈삼진 완봉승을 펼친 존슨의 활약으로 4-0으로 승리한 애리조나는 시리즈 전적을 2승으로 유리하게 만들었다. 뉴욕에서 열리는 3차전이 시작하기 전, 실링은 기자들로부터 ‘Mystique & Aura’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Mystique and Aura? Those are dancers at a nightclub(미스틱 & 아우라? 나이트클럽에서 춤추는 사람들 이름 아닌가?)”

그러나 양키스는 만만하지 않았다. 양키스타디움으로 옮긴 3차전에서 양키스는 선발투수 클레멘스의 7이닝 1실점 9탈삼진 호투로 2-1 승리를 거두며 추격을 시작했다. 그리고 4차전에서 Mr. November의 전설이 만들어졌다.


존슨과 실링 외에 믿을 만한 선발투수가 없었던 애리조나의 밥 브렌리(61) 감독은 1차전 선발투수였던 실링을 3일 휴식 후에 다시 4차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기대대로 실링은 7이닝 1실점 9탈삼진의 호투를 펼쳤고 양키스의 선발투수였던 올랜도 에르난데스(50) 역시 6.1이닝 1실점 5탈삼진의 좋은 투구를 펼쳤다. 두 팀은 7회까지 1-1로 팽팽히 맞섰지만 에르난데스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온, 독특한 투구폼을 갖고 있었던 좌완 마이크 스탠튼(48)8, 2실점을 하면서 양키스는 1-3으로 끌려 가고 말았다.

타선이 2점 리드를 만들자 브렌리 감독은 8회 말에 곧바로 김병현을 등판시켰다. 디비전시리즈에서부터 줄곧 1이닝 이상씩 던져 온 김병현의 투구를 브렌리 감독은 믿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독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김병현은 셰인 스펜서(43), 스캇 브로셔스(49), 알폰소 소리아노(39)를 모두 삼진 처리하며 8회 말 이닝을 끝냈다. 이때까지만해도 승부의 추는 애리조나로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9회 말,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김병현은 선두 타자로 나온 지터를 3루 땅볼로 잡아 내고 폴 오닐(52)에게 빗맞은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윌리엄스를 삼진 처리하면서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다. 남은 아웃 카운트는 하나였고 타석에는 월드시리즈 1차전부터 줄곧 안타를 때려 내지 못했던 티노 마르티네즈가 들어섰다. 김병현은 마르티네즈를 상대로 초구에 89마일 싱커를 던졌는데 무브먼트가 밋밋해 배트에 걸리고 말았고 결국 양키스타디움의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동점 홈런을 맞고 말았다. 승부는 결국 연장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조 토레(70) 양키스 감독은 10회 초, 리베라를 등판시키며 실점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리베라는 카운셀과 곤잘레스, 대니 바티스타(43)을 모두 땅볼로 처리하며 가볍게 이닝을 끝냈다. 그런데 10회 말에도 애리조나의 마운드에는 김병현이 서 있었다. 이미 2이닝을 소화했기 때문에 교체될 가능성이 높았지만 투수 교체는 없었다. 김병현은 브로셔스와 소리아노를 외야 플라이볼로 잡아 내며 2아웃을 만들어 냈다. 그렇게 승부는 다음 이닝으로 이어지는 듯했다.

소리아노에 이어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지터였다. 경기장에서는 1031일에서 111일로 넘어가는 것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전광판에는 ‘ATTENTION FANS : Welcome to November Baseball’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김병현과 지터는 계속해서 끈질긴 승부를 벌였다. 김병현은 풀카운트 상황에서 지터의 헛스윙을 유도하기 위해 높은 패스트볼을 던졌다. 그러나 이 공은 가운데로 몰리고 말았고 지터는 주저하지 않고 자신 특유의 밀어치는 스윙을 했다. 지터의 타구는 빠른 속도로 양키스타디움의 오른쪽 담장에 꽂혔다. Mr. November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양키스의 전담 캐스터 마이클 케이의 당시 장면의 코멘트는 이랬다.

“See Ya! See Ya! See Ya! A Home run for Derek Jeter! He is Mr. November!(넘어갑니다! 넘어갑니다! 넘어갑니다! 데릭 지터의 홈런! 그는 Mr. November입니다!)” 

지터의 밀어친 홈런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11월에 열린 첫 경기에서 나온 첫 홈런이자 양키스에 4차전 끝내기 승리를 안겨 주는 홈런이었다. 그리고 그 타구는 김병현에게 지터를 상대로 던진 9번째 투구이자 이날 경기, 자신61번째 투구였다.

양키스는 4차전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 가며 5차전에서도 3-2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듯이 애리조나는 6차전과 7차전에서 모두 승리하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아쉽게도 Mr. November의 끝내기 홈런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가져다 주진 못했다.

그로부터 8년 후인 2009년 월드시리즈. 메이저리그에서는 다시 한번 8년 만에 11월에 월드시리즈 경기가 열렸다. 월드시리즈에 올라온 두 팀은 양키스와 코리안 특급박찬호(42)가 소속된 필라델피아 필리스였다. 지터는 11월에 열린 4차전과 5차전 그리고 6차전, 3경기에서 타율 .429를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고 결국 양키슨 42패로 필라델피아를 꺾고 2000년 이후 9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Mr. November의 숙원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만약 메츠가 한번이라도 승리를 거둬 시리즈를 5차전 이상으로 끌고 간다면 이번 월드시리즈는 사실상 2009년 이후 처음으로 11월에도 경기가 열리게 된다. 2010년 월드시리즈 역시 11월에 경기가 있었지만 현지 시간으로 111, 5차전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우승으로 시리즈가 끝났다. 과연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지터에 이어 제 2Mr. November가 탄생할 수 있을까.

기록 출처 : 베이스볼 레퍼런스, 팬그래프닷컴

[그래픽] Mr.November 데릭 지터  스포티비뉴스 디자이너 김종래

[사진] 2001년 월드시리즈 데릭 지터 ⓒ Gettyimages

[영상] 데릭 지터의 2001 월드시리즈 4차전 끝내기 홈런 ⓒ 스포티비뉴스 김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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