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V4] '에드먼턴 트리오' 두산 현재이자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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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곱상한 얼굴과 반대로 투지는 최고였던 외야수 유망주는 이미 많은 경험을 쌓으며 1군 주전으로 우뚝 서며 '잠실 아이돌'이 됐다. '세계 대회 우승 유격수'는 첫 풀타임 3할 타율로 잠재력을 현실화했고 우승 당시 중심 타자였던 '미완의 대기'는 가을 야구 결정적인 순간 적시타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2008년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 주역 정수빈(25), 허경민(25), 박건우(25, 이상 두산 베어스) '에드먼턴 트리오'는 두산의 V4를 이끌며 두산 야구 현재이자 미래로 우뚝 섰다.
두산은 지난달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5차전에서 13-2로 손쉽게 이겼다. 두산은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했다. 2001년 이후 14년 만이자 팀 창단 후 네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페넌트레이스 3위로 가을 야구 티켓을 얻었으나 완행 열차 같은 행보로 한국시리즈 제패에 성공했다.
최우수선수(MVP)로는 부상 투혼으로 4경기 타율 0.571(14타수 8안타) 1홈런 5타점으로 공격을 주도한 정수빈이 뽑혔다.
우승에는 '에드먼턴 트리오'의 공헌도가 매우 높았다. MVP 정수빈은 지난달 26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번트를 시도하다 삼성 좌완 투수 박근홍의 공에 왼손 검지를 맞아 피부 조직이 파괴되는 열상을 입었다. 단순히 맞은 것이 아니라 방망이를 쥐고 있던 손이 시속 140km 이상의 공에 찍힌 것과 다름없다. 수비할 때 송구는 불가능했고 정상적인 타격도 불투명해 보였으나 2차전을 쉬었을 뿐 3차전부터 지명타자로 출장했다.
사실 정수빈의 투지는 수원 유신고 시절부터 대단했다. 엄청난 훈련량을 모두 소화하며 팀을 투타에서 이끌었고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도 미세 골절을 꾹 참고 출장을 강행했을 정도다. 두산 데뷔 후에도 2010년 쇄골 골절, 2012년 광대뼈 골절 등 큰 부상으로 쉰 것을 제외하고 웬만한 부상은 참고 경기에 나갔다. 소년의 얼굴이지만 일찍부터 오기는 대단했다. 정수빈은 그 투지로 두산 공격을 이끌었고 팀 우승 일등 공신이 됐다.
가을 야구 새 역사를 쓴 허경민의 수훈도 MVP급이다. 원래 포지션인 유격수 대신 이원석(상무)의 입대, 잭 루츠-데이빈슨 로메로의 함량 미달로 공석이 된 3루를 맡아 풀타임 3할 타율(0.317)을 기록한 허경민은 이번 포스트시즌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기록(23안타)을 갈아 치운 허경민은 게임 화면을 뚫고 나온 듯한 한국시리즈 타격 성적(타율 0.474 1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청소년 대표팀 우승 당시 안정된 수비를 자랑한 주전 유격수였으나 장타력이 앞섰던 안치홍(KIA-경찰청), 오지환(LG), 주루 특화 스타일이던 김상수(삼성)보다 저평가됐던 허경민은 올해 비로소 '나도 주전 내야수다'라고 포효했다. 많은 재능과 야구에 대한 바른 생각, 성실한 태도에도 단 하나의 약점인 적극성 부족으로 1군 주전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꾸준한 경기 출장 경험과 함께 자신감도 키웠고 타격 정확도를 부쩍 높이면서 팀에 꼭 필요한 선수로 자리 잡았다.
서울고 시절 공수주를 두루 갖춘 5툴 플레이어로 주목 받은 박건우는 아직 주전으로 자리 잡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번 가을 야구에서 두산의 승부처에는 그가 있었다. 지난달 10일 히어로즈와 치른 준플레이오프 1차전 연장 10회 끝내기타에 이어 지난달 29일 한국시리즈 3차전 역전 결승타도 날렸다. 승부처마다 결정적으로 공헌한 박건우는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도 3회말 3-0으로 달아나는 좌중간 1타점 안타를 기록했다. 3회 5득점하며 삼성의 추격 의지를 끊은 시발점은 박건우의 적시타였다.
'에드먼턴 트리오'는 두산의 기대가 큰 선수들이다. 병역 미필이라는 점이 걸리지만 정수빈은 데뷔와 함께 1군 즉시 전력 외야수로 7시즌째 공헌한 기둥 외야수다. 2009년 말 일찌감치 경찰청에 입단해 미래 주전으로 활약을 예고한 허경민은 손시헌(NC)-김재호의 계보를 이을 두산의 '유격수 대계' 후보다.
또한 박건우는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중심 타자 김현수가 해외 무대로 진출할 경우 그 빈자리를 채울 가장 유력한 유망주다. 미래 가치를 품고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결정적으로 이바지한 '에드먼턴 트리오'는 야구에 대한 생각도 올바르다. 두산 야구의 현재이자 미래인 이들이 있어 더 활짝 웃을 수 있다.
[영상] 5차전 박건우 적시타와 정수빈 스리런 ⓒ 영상편집 송경택.
[사진] 허경민-박건우-정수빈 ⓒ 잠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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