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프리미어12] 를 봐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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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야구 최강국이 모였다는데 어느 나라는 최종 엔트리를 개막 3일 전에 발표했다. 12개 국가가 출전하지만 유독 한 나라만 유난인 것만 같다. 이 와중에 한국은 등 떠밀리듯 어렵게 대표팀을 꾸렸다. 프리미어12, 그래도 봐야 할까?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가 주관하는 신설 야구 국가 대항전 '프리미어12' 1회 대회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6일 삿포로로 출국해 8일 개막전을 대비하고 있다. 대회 최대 흥행 카드로 꼽히는 한일전이 야구 팬들을 기다린다. WBSC도 오랫동안 라이벌 구도를 이룬 양국의 특수성을 고려해 개막전을 한일전으로 편성했다. 그러나 그 이후의 흥행 여부는 예상하기 어렵다.
◆ 공염불 된 '세계 최고 권위'
WBSC 리카르도 프라카리 회장이 공언한 "세계 최고의 선수가 참가하는 대회"라는 말은 공언, 즉 '빈말'이 됐다. 그는 지난 5월 KBO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을 때도 현역 메이저리거의 참가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답을 내놓지 못했다. 메이저리거뿐만 아니라 중남미 윈터리그에 출전하는 선수들까지 빠진 어설픈 대회가 됐다.
애초에 대회 개최 시기를 잘못 잡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프리미어12가 열리는 시기는 중남미 국가가 윈터리그에 들어갈 때다. 3월에 열리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와 차별성을 두려다 보니 무리수를 둔 것이라는 의견이다.
불참설이 돌던 멕시코는 개막을 사흘 앞둔 5일에야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WBSC는 멕시코의 출전 여부에 대한 '스포티비뉴스'의 문의에 "그런 소문(불참)은 들었지만 어디서 나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변경 사항은 없다"고 뒤늦게 답했다. 앞서 쿠바 언론과 '베이스볼 아메리카' 등 미국 언론에서는 멕시코가 대회 참가를 포기하고 파나마가 대신 출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멕시코 야구계에서 두 개의 단체가 힘 싸움을 하면서 프리미어12 대표팀 선수 차출이 어려웠다고 한다.

◆ '일본 띄우기'에 한국은 들러리다?
WBSC가 주최하는 대회지만 대회 홍보에 가장 열을 올리는 주체는 일본이다. 이 때문에 일부 야구 팬들은 "일본이 주최하는 대회에 들러리만 서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이 주최한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고, '적극적으로 지원한다'고 봐야 옳다. 속내가 있다.
프리미어12는 야구를 올림픽 정식 종목에 복귀시키려는 WBSC와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야구를 부활시켜 대회 '세일즈 포인트'로 삼으려는 일본의 요구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그래서 일본이 공동 주최자(Co-host)가 됐다. 예선과 8강전이 열릴 대만 역시 공동 주최자다. 일본에게 프리미어12는 과정에 불과하다. 진짜 목표는 2017년 WBC 우승이다.
오히려 일본 안에서는 "우리만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니냐"라는 목소리도 있다. 메이저리거의 불참과 함께 중남미 국가에서는 프로 리그가 개막하는 시기라 이래저래 대회에 전력을 다하는 나라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은 지난 9일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생중계하기까지 했다. 일본 언론은 평가전을 위해 후쿠오카를 방문한 푸에르토리코 선수들이 진지해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어12는 WBSC가 개최하는 국제 대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WBSC로 통합되기 전 IBAF(세계야구연맹)는 2011년 대회를 끝으로 야구 월드컵을 폐지하고 WBC를 새로운 세계선수권대회로 인정했다. 그런데도 프리미어12라는 국제 대회를 신설한 이유는 야구를 세계화해 올림픽 정식 종목에 들어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즉 올림픽을 위한 사전 포석이다.
WBSC와 일본의 계획대로 도쿄 올림픽 정식 종목에 야구가 포함된다면 2019년 열릴 제 2회 대회는 올림픽 예선을 대신한다. 다음 대회가 올림픽 예선인데 왜 이번 대회부터 잘해야 할까. 세계 랭킹이 곧 참가 자격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국은 올해 순위에서 340.90점으로 8위다. 12위 멕시코(136.78)와 큰 차이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포인트 관리는 필요하다. 프리미어12와 WBC는 가장 큰 가산점이 붙는 대회다.
WBSC 순위 규정을 보면 아직 프리미어12에 대한 가산점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WBC와 같은 수준이라는 점만큼은 확실하다. 지금까지 열린 WBC에는 기본 포인트의 6배가 가산됐다. 한국은 WBC와 올림픽,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낸 덕분에 상위 10위 안에 들 수 있었다.
언제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한국은 2012년 4위에서 2013년 8위로 순위가 뚝 떨어졌다. 이미 2013년 WBC에서 실패를 맛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명예 회복과 함께 세계 랭킹 포인트를 쌓을 기회를 잡았다. 올림픽에 야구가 부활한다면 예선이 될 대회를 '정체불명'이라고 폄하할 수 있을까. 초대 대회가 삐걱대며 시작했지만 앞으로도 마찬가지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 세계로 눈 돌릴 기회
한국은 세대교체의 갈림길에 있다. 앞으로 있을 국제 대회를 생각하면 프리미어12는 최적의 세대교체 기회다. 2년 앞으로 다가온 다음 WBC를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멀리할 이유가 없다.
주요 선수의 부상과 해외 원정 도박 파문 등 외부 조건이 영향을 미쳤지만, 이번 대표팀에는 새 얼굴이 대거 포함됐다. 한때 '신진 세력'이었던 정근우와 이대호는 이제 야수 최고 베테랑이 됐다. 투수 쪽에 젊은 피가 많이 수혈됐다. 이대은과 이태양, 심창민, 조상우, 조무근이 처음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일본에 비해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더딘 상황에서, 이들의 국제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프리미어12다.
네덜란드는 이미 대회 한 달 전부터 퀴라소에 모여 합숙 훈련을 했다. 네덜란드 언론에서도 적지 않은 관심을 두고 있다. 메이저리거는 없지만 미국 역시 지난달 30일부터 합숙에 들어갔고 캐나다와 평가전을 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도미니카공화국도 한국보다 먼저 모였다. 다르게 생각하면 프리미어12는 세계의 야구를 만날 수 있는, 시야를 넓힐 기회이기도 하다.
[사진1] 오타니 쇼헤이 ⓒ Gettyimages [사진2,3] 김인식 감독, 쿠바 대표팀 ⓒ 한희재 기자
[동영상] 김인식 감독 출국 전 인터뷰 ⓒ SPOTV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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