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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남이 예능 캐릭터도 복이라 생각하는 이유[인터뷰S]

작성일: 2020.01.21 14:11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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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미스터 주:사라진 VIP'의 배정남. 제공|YG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배정남(37)과의 인터뷰는 3년 만이었다. 3년 전 영화 '보안관'에서 끈끈한 정으로 똘똘 뭉친 부산 사나이 무리의 막내로 등장해 신스틸러 역할을 냈을 때다. 그 사이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와 예능 '스페인 하숙', '미운우리새끼'에 출연했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델이었던 그는 착착 붙는 부산사투리의 유쾌하고 친근한 유일무이 캐릭터 배정남이 됐다. 3년 만인데 얼굴이 똑같다 인사했더니 돌아오는 답이 "어려서 삭아놔가…"다. 맛깔난 사투리도, 진지하고도 솔직한 너스레도 여전하다.

"그때와는 확실히 다르죠. 책임감 자체가, 무게가 엄청 커졌어요. 그 전에는 몰랐죠. 긴장감, 불안감도 생기고 설렘도 더 크고. 그때는 마냥 좋았던 것 같아요. 영화 찍으면 현장이 좋고, 개봉이 좋고… 해맑고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였다면 지금은 아무래도 조금 어른이 된 것 같고. 아직 철 없는 어른."

▲ 영화 '미스터 주:사라진 VIP'의 배정남. 출처|스틸
그는 설을 앞두고 개봉하는 영화 '미스터 주:사라진 VIP'(감독 김태윤, 이하 '미스터 주')에서 처음으로 포스터에 등장한다. '미스터 주'는 '캐릭터 배정남'을 한껏 극대화시켜 쓴 코미디다. 갑자기 동물들과 대화하는 능력을 갖게 된 국정원 에이스 요원이 동물들의 도움을 받아 사라진 VIP를 찾아가는 소동극에서 배정남은 의욕만 앞서는 실수연발 요원 만식 역을 맡았다. 열정으로 충만해 애쓰고 구르지만 뭐 하나 되는 게 없는 캐릭터다. "처음으로 포스터에 걸리니까 좀 어색하더라"라는 배정남은 "좀 더 잘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마음이 더 든다"고 털어놨다.

"'바람 바람 바람' 시사회 때 제작사 대표님, 감독님을 처음 봤거든요. 동물영화 들어간다기에 '동물 목소리 하나 주이소~' 했는데 며칠 뒤에 책을 보내주시더라고요. 제 모습 그대로 보시고, 그걸 좋게 보셨는지. 이 캐릭터가 정상 캐릭터는 아니거든요.(웃음) 많은 걸 내려놔야 하는 캐릭터라. 보는 순간 진짜 잘하고 싶다, 하고 싶다 했어요. 망가지거나 이런 거 아무 상관 없고요. 오래간만에 본 센 캐릭터, 바보같은 캐릭터인데 그래도 본성은 착한 캐릭터예요."

연기는 김태윤 감독의 지시를 충실히 따르려 했다. 함께한 이성민의 표현에 따르면 '동물 조련시키듯' 했다고. 배정남은 "성민이 형이 감독님한테 '그냥 동물 하나 더 캐스팅했다 생각하고 하라'시더라"고 귀띔했다.

▲ 영화 '미스터 주:사라진 VIP'의 배정남. 제공|YG엔터테인먼트
코믹하고 어처구니 없는 캐릭터라도 현장은 치열했다. 동물 탈을 쓰는 장면은 살인 적인 무더위 속에서 촬영했다. 배정남은 "보조출연자 감독님이 119에 실려간 날이었다. 동물 탈을 쓰면 숨이 안 쉬어졌다"면서 "위험할 수 있지 않나. 동물 탈 쓰고 찍는 날은 냉동 탑차가 있었는데, 촬영하고 영하 20도쯤 되는 데서 쉬었다가 다시 찍고 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불이 나 구르는 장면은 거의 탈진할 정도였다고. 배정남은 "그 고통은 진짜였다. 비명을 질러야 되는데 연기가 입으로 들어오니까 안 돼서 컥컥 한다"면서도 "몸 사릴 판도 아니고, 구르라면 굴러야지요"라고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보안관'에도 함께였던 선배 배우 이성민은 '니 아니면 못한다'는 말로 후배를 북돋워줬다. 배정남으로선 처음 선배와 말을 맞춰보는 경험이라 "이런 호흡이라는 걸 처음 해봤다"고. 그는 신인으로서 하기 힘든 '한 번 더 해볼게요'라는 말을 대신 해준 선배에게 거듭 고마워하며 이성민에 대한 애정을 거듭 밝혔다.

"전부터 존경하는 배우였고, 좋아했고요. 만나보면서 형의 인간적인 모습이 더 좋더라고요. 위치가 높을수록 현장에서 베푸는 게 보여요. 아닌 사람도 있는데, 형은 정 반대거든요. 이끌고 베풀고, 또 스태프 회식을 팀마다 시켜주고. 요즘에 이런 사람 있을까 싶더라고요. 잘 될수록 형님처럼 해야겠다 했어요. 그런 모습이 멋지더라고요…. 그런데 진짜 이상해요. 원래는 성격도 진짜 안맞고. 이게 연민같은 게 있는 건가."

▲ 영화 '미스터 주:사라진 VIP'의 배정남. 출처|스틸
몸에 착 밴 부산 사투리는 이번 '미스터 주'에서도 여전하다. 사투리가 배우로서 캐릭터를 제한하지는 않을까, 걱정하긴 하지만 "일단은 잘 하는 걸 해보자, 억지로 못하는 걸 무리하게 하려고 서두리지 말자"는 생각이다.

"사투리도 고급 사투리와 그냥 사투리가 있어요. '했다 아입니까' '했지예' '했죠' '했잖아요' '했다 아인교' 다 사투리여도 다르잖아요. (표준어도) 시도하려고 했는데 감독님들이 '그냥 하라' 하더라고요. 내 자체가 캐릭터라고요. 저같은 놈도 하나 있어야 안 되겠습니까. 제일 힘든 게 서울말이지, 북한말 다른 사투리는 잘돼요. 오히려 전라도 사투리는 편한데 표준말 하면 웃기더라고요. 조금씩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급하지 않고, 그러면서 더 배우고 있어요."

모델이자 배우이자 예능인으로 여러 무대를 누비는 데 대해서도 그는 스스럼없었다. 본인을 뭐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배정남의 답은 이랬다. "모델 겸 배우 겸 예능인이지 뭐. 그렇게 한가지로 두고 안 있는데. 모델 이미지인데 내가 굳이 배우라 해서 뭐하노, 인정 해줘야 그런 거지." 그는 사람들이 편한 대로 보고, 생각하는 대로 생각해주면 된다고 했다. 예능으로 생긴 헐렁한 이미지가 카리스마를 깎아먹어도 괜찮은 이유다. 

"더 행복한 게 뭐냐면, 이런 캐릭터를 가지고 있으니까 사람들이 열려 있어요. 제가 뭔가 하면 더 잘 웃고요. 이게 복인가 싶어요, 복이라고 생각해요. 선 굵고 이런 거 당연히 하고 싶지만, 당장 바로 바꾸려고 하면 보는 사람도 안 만들어지잖아요. 그걸 알기에, 지금은 걸음마 단계라고 생각해요. 실망 안 시켜 드릴 자신이 있어요. '미스터 주'는 '아이고야 재밌네 웃기네' 그냥 그렇게, 편안히 보고 웃고 '와저라노' 하셨으면 좋겠어요. 옆동네 사는 친근한 느낌 있잖아요~."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 영화 '미스터 주:사라진 VIP'의 배정남. 제공|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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