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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박명환] '닥터 K'의 좌절, 그리고 최고의 '스완송'

작성일: 2015.12.11 11:56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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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한 시대를 풍미한 투수. 시원시원한 투구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어깨 부상과 수술로 '먹튀'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가 붙었고 은퇴 위기까지 몰렸으나 그는 차분하게 재기를 꿈꿨다. 현역 생활의 마지막 순간. 그는 눈부신 무실점투로 승리를 거두며 감동을 선사했다. 선수 생활 후반부 고난의 길에서 재기를 꿈꿨던 박명환(38, NC 다이노스 코치)은 그렇게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1996년 충암고를 졸업하고 고교 투수 최대어로 평가 받으며 OB 베어스(두산의 전신)에 입단한 박명환은 1998년 14승 11패 평균자책점 3.22로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다. 187이닝 동안 181개의 삼진을 잡으며 오른손 파워 피처로 팬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후 부상으로 재활하는 데 시간을 보냈던 박명환은 2002년 14승으로 재기에 성공해 두산을 대표하는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박명환의 전성기는 2004년이다. 26경기 12승 3패 평균자책점 2.50으로 승리는 많이 챙기지 못했으나 평균자책점 1위 탈삼진 1위(158⅔이닝 162탈삼진)로 2관왕이 됐다. 2005년 박명환은 다니엘 리오스-맷 랜들과 선발로서 자기 몫을 하며 11승을 수확해 삼성 배영수(한화)-롯데 손민한(NC 은퇴)과 함께 KBO 리그 우완 트로이카로 명성을 떨쳤다.

2006년 말 4년 40억 원의 FA(프리에이전트) 계약으로 투수 FA 대박 시대를 열었던 박명환이지만 이후 그의 야구 인생은 꼬이기 시작했다. 2007년 시즌 로테이션 관리 속에 27경기 10승 6패 평균자책점 3.19로 기대에 걸맞은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2008년 어깨 부상과 수술로 긴 터널에 들어섰다. 팔을 들어 올리지도 못할 정도의 극심한 통증 때문에 제 구위를 보여 주지 못했고 2010년에는 5억 원이던 연봉이 5,000만 원으로 깎이는 수모까지 당했다.

마운드에 자주 오르지 못했으나 그라운드 밖의 박명환은 재활군에서 함께 운동하는 LG 후배들을 걱정하는 선배 가운데 한 명이었다. 젊은 나이에 프로 선수가 됐다는 데 만족하기 보다 힘이 절정에 이른 순간 후배들이 절실하게 야구에 매달리기 바랐던 박명환이다. 그와 반대로 박명환은 수술 후 묵직한 구위와 빠른 슬라이더를 잃으며 선수 생활의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자신에게 거액을 안겼던 LG에서 부활하고 싶어했으나 2010년 시즌 이후 자취를 감춘 뒤 방출 칼날을 맞았다. 이후 그는 팀 선배였던 최원호 피칭연구소장의 도움으로 다시 프로 마운드에 서는 데 성공했다. 두산 시절 자신을 지도했던 김경문 감독은 공개 트라이아웃까지 열며 의욕을 보인 박명환에게 손을 건넸고 박명환은 그 손을 맞잡았다.

NC 박명환은 화려하지 않았다. 1군과 퓨처스리그를 오가며 던졌으나 지난해 5경기 2패 평균자책점 7.20에 그쳤다. 은퇴를 결정한 올해도 성적은 11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4.85였다. 그러나 그 1승이 값졌다. 박명환은 지난 5월 17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생애 마지막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와 선발승을 거뒀다. 빠른 공은 아니었으나 큰 폭으로 떨어진 스플리터가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이 승리는 박명환의 선수 생활에 '스완송'과 같았다.

퓨처스팀 고양 다이노스에서 박명환은 맏형으로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팬들에게도 가까이 다가가며 프로 선수로서 책임을 다했다. 누군가는 박명환의 현역 마지막 발자취를 실패로 기억할 수도 있으나 그는 벼랑 끝에서 힘을 쏟으며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NC도 그의 도전 정신을 높이 사며 퓨처스 투수 코치직을 제의했다.

부상이 적었다면 더 많은 승리, 더 찬란한 선수 생활이 가능했을 수도 있다. 모두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다시 일어나 마운드에 오르며 불꽃을 태웠다. 야구 인생 제 1막을 마무리한 박명환. 이제는 후배들의 성장을 도우며 야구 인생의 제 2막을 연다.

[영상] 박명환 은퇴 스페셜 ⓒ SPOTV 제작팀

[그래픽] 스포티비뉴스 디자이너 김종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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