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불펜 변수 ‘길현과 승락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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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돌발 변수가 없다면 롯데 불펜은 매우 강하다. 김승회(SK)를 제외한 기존의 승리 계투들을 앞으로 당겨 쓸 수도 있지 않은가.”
96억 원을 들여 베테랑 선수들로 뒷문을 보강했다. 빠져나간 선수도 윤길현의 보상 선수로 이적한 오른손 투수 김승회 뿐. 손승락에 대한 보상 선수 유출은 없었다. 조원우 신임 감독 체제로 2016년을 시작한 롯데 자이언츠 계투진. 합계 98억 원 ‘귀한 몸’ 손승락, 윤길현에 대한 큰 기대치. 다만 그들을 잇달아 출격시켰을 경우 위험 변수도 없지 않다.
롯데는 지난해 팀 19세이브로 10개 구단 가운데 9위였다. 블론세이브는 18개로 두산과 함께 불명예 공동 1위였으며 홀드 대비 세이브 성공률은 40.4%로 10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였다. 롯데 계투진을 가리켜 ‘롯데시네마’라는 별명이 안 좋은 뜻으로 붙은 이유다.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무너져 버린 김승회 뒤로 심수창(한화), 이성민 등이 번갈아 뒷문을 맡았으나 다른 팀과 비교했을 때 무게감이 떨어졌다.
SK에서 FA(프리에이전트)로 풀린 ‘왼손 계투 최대어’ 정우람(한화)도 염두에 뒀던 롯데는 정우람의 몸값이 물밑 경쟁으로 높아져 ‘최선이 될 수 있는 차선’ 손승락을 선택했다. 히어로즈 마무리로 177세이브를 올린 손승락의 계약 규모는 4년 60억 원. 그리고 셋업맨-마무리로 경험을 쌓은 다목적 투수 윤길현은 4년 38억 원에 롯데로 새 둥지를 틀었다. 롯데가 가장 영입하고자 했던 투수 윤길현을 영입한 데 이어 손승락까지 KIA와 경쟁 끝에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손승락과 윤길현은 기량에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선수들이다. 손승락은 지난 2년간 약간 불안한 경기 내용을 보여 주기도 했다. 그러나 마무리-셋업맨으로 두루 활약할 수 있는 윤길현을 영입하며 투자는 물론 만에 하나 있을 변수에도 ‘보험’까지 들었다. 손승락과 윤길현은 자신들이 합류한 롯데 불펜에 대해 묻자 100점 만점에 90점 점수를 줬다.
한 야구 관계자는 “롯데 불펜에서 승리 계투 노릇을 하던 투수들이 김승회를 제외하고 모두 남은 상태에서 손승락과 윤길현이 가세했다. 선발진에 젊은 선수들이 안착한다면 롯데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다만 셋업맨이 유력한 윤길현과 검증된 마무리 손승락의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점은 짚어 볼 만하다.
KBO 기록 사이트인 STATIZ의 투구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윤길현은 포심 패스트볼(평균 구속 142.7km)-슬라이더(평균 구속 131.5km)를 주된 투구 패턴으로 삼았고 손승락은 포심 패스트볼(평균 구속 146km)-컷 패스트볼(평균 구속 140.9km)을 주로 던졌다. 컷 패스트볼은 슬라이더보다 빠르고 짧게 떨어지는 데 궤적은 비슷하다. 윤길현의 포심-슬라이더 비율은 44.6%-40.7%였으며 손승락의 포심-컷 구사 비율은 57.5%-32.5%였다.
둘은 우완 정통파에 주로 던지는 공의 궤적이 비슷하다. 지난해 11월 프리미어12 4강 일본전에서 한국 타자들이 시속 160km 이상을 던지는 오타니 쇼헤이(닛폰햄)에게 맥을 못 추다 최고 구속 157km를 던진 노리모토 다카히로(라쿠텐)의 공에 적응하며 역전에 성공했듯 만약 윤길현의 평균 구속이 손승락에 비해 좀 더 빠르고 손승락의 컨디션이 약간 떨어졌을 때 두 투수가 순서대로 나온다면 손승락이 공략당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기록만 보면 손승락의 공 스피드가 윤길현보다 나았기 때문에 기록에 근거한 시나리오대로라면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손승락, 윤길현 모두 30대 베테랑 투수이며 손승락은 어느새 우리 나이 서른 다섯이다. 만에 하나 있을 구속 저하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따라서 윤길현과 손승락의 경기 컨디션, 구위에 따라 다른 스타일의 투수를 배치하는 카드가 나올 가능성도 주목해야 한다.
후보는 많다. 오른손 오버핸드 이정민이나 이성민은 윤길현-손승락과 투구 스타일이 비슷해 두 투수 사이에 출격하는 것이 자칫 위험할 수 있다. 그러나 왼손 대타 출전에 맞춰 원포인트 릴리프 이명우(34)와 강영식(35)이 나올 수도 있고 언더핸드 정대현(38), 사이드암 김성배(35)의 등판 가능성도 눈여겨볼 만 다. 뿌리가 다른 색을 붙여 놓았을 때 더욱 뚜렷해지는 ‘보색 대비’처럼 던지는 손이 다르거나 팔 스윙 각도가 다른 투수들을 사이사이에 배치할 경우 상대 타자들의 히팅 타이밍을 흐트러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자평한 것처럼 롯데 불펜진은 확실히 강해졌다.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 즐비한 만큼 2012년처럼 불펜 야구로도 밀어붙일 수 있는 힘을 갖췄다.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조 감독과 롯데 코칭스태프는 어떤 지혜로 ‘롯데시네마 사직점’ 폐업을 알릴 것인가. 윤길현과 손승락 사이가 어떤 징검다리로 이어질지, 아니면 곧바로 바통을 이어받는 시스템이 될 지 더욱 궁금한 이유다.
[영상] 롯데 불펜진 새 식구 윤길현-손승락 ⓒ 자이언츠 TV/영상편집 송경택.
[사진1] 윤길현 ⓒ 롯데 자이언츠.
[사진2] 손승락 ⓒ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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