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명문교 탐방] “최고령 포수 되고 싶어요” 광주일고 김도길 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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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포수 자리의 매력이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이 포수의 노력을 온전히 알아 주지는 못하잖아요. 그래도 공수 교대 때 동료들이 함께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면서 '수고했어, 고생했어' 그 한마디를 해 주는 것. 그때 포수로서 보람이 가장 큰 것 같아요.”
광주제일고등학교의 안방마님 김도길(18, 3학년)은 지난해 광주일고의 대통령배고교야구대회 우승 때 지명타자로도 한몫했다. 기본적으로 팀 내에서 타격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는 '타자 김도길'보다 안방마님으로서 멋진 김도길이 되길 바랐다.
지난해 대통령배 우승으로 오랜만에 전국 대회를 제패한 광주일고는 그날의 우승이 한순간의 꿈으로 그치지 않게 하기 위해 비 시즌에도 구슬땀을 흘렸다. 그 가운데 '27번 포수' 김도길은 포수로서 더 많은 훈련을 했다. 원래 포수들의 훈련량이 다른 야수들보다 두 배 가까이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김도길은 즐거운 마음으로 훈련했다. 자신의 기량이 좋아질수록 팀 전력도 상승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워낙 뛰어난 선배들이 많았고 지난해 1년 선배들도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었어요. 다만 대통령배 우승 전까지는 기대만큼 실적이 나오지 않아 후배인 저도 안타까웠고요. 그러다 다들 머리를 짧게 하고 정신력을 가다듬으면서 우승할 수 있었어요. 저는 지명타자로 대통령배에서 뛰었다고는 하지만 전 경기 뛰지 않았고 그렇게 잘하지도 못해서 크게 공헌하지 못했습니다. 포수를 맡던 홍신서 선배가 졸업했는데 그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더 잘하겠다는 생각으로 뛰겠습니다. 제가 포수를 맡았는데 팀 성적이 지난해만 못하면 안 되잖아요.”
27번도 포수들이 선호하는 등 번호 가운데 하나다. 일본 프로 야구의 전설들이 이 번호를 주로 달았는데 야쿠르트를 대표했던 후루타 아쓰야, 두산 수석 코치로도 재임했던 이토 쓰토무 지바 롯데 감독이 27번을 달았다. 강정호가 피츠버그에서 달고 있는 번호가 27번이기도 하지만 포수들 가운데서도 27번을 달고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가 많다. 김도길에게 27번의 의미를 묻자 지금은 27번을 달고 있는 포수가 아닌 선수의 이름이 나왔다. NC에서 23번을 달고 있는. 그러나 두산-롯데-kt에서 27번을 달았던 용덕한을 이야기했다.

“용덕한 선수를 제 롤모델로 삼았습니다. 지금은 용덕한 선배가 27번을 달고 있지 않지만 포수로서 용덕한 선수를 봤을 때 블로킹을 열심히 하고 어떻게든 투수의 공을 잡으려고 하는 자세가 눈에 띄었거든요. 그때 용덕한 선배의 번호가 27번이었어요. 포수로서 용덕한 선수처럼 움직이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용덕한을 싫어하는 투수를 못 봤을 정도로 어머니처럼 투수들을 보듬는 포수라고 이야기해 주자 김도길은 더 활짝 웃었다.
사실 포수는 매우 힘들다. 경기를 치르면서 수백 번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고 땅볼 때 1루를 백업 하기 위해 정신없이 뛴다. 무거운 포수 장비를 장착하고 동료들을 위해 희생하는 자리다. 그러나 포수들이나 포수를 경험했던 선수들에게 물어보면 그만큼 그 자리에 보람과 애착을 더 많이 갖게 마련이다. 아직 포수로 뛸 날이 훨씬 더 많은 김도길에게 포수로서 가장 보람이 컸을 때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야구를 보는 많은 사람들이 포수가 쏟는 노력을 온전히 느끼지는 못하잖아요. 괜찮아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열심히 노력하는 자리니까요. 제일 보람을 느낄 때는 그럴 때에요. 공수 교대를 하거나 경기가 끝나고 나서 더그아웃으로 돌아올 때 친구들이 다가와서 '수고했어, 고생했어'라며 다독여 줄 때요. 그 순간이 정말 뜻 깊고 보람 있어요.”
뒤이어 김도길은 “2년 선배인 송동욱(NC) 선배가 플레이를 봐 주면서 많이 도와주고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 주셨다. 이 자리를 빌어 정말 감사하다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금의 김도길을 자평해 달라는 말에 그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프로에 당장 가고 싶다기 보다 대학 무대에서 더 실력을 많이 쌓은 뒤 프로 무대를 밟아 그 누구보다 오랫동안 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어진 이야기에는 명문 광주일고 포수 김도길로서 커다란 꿈과 의지가 담겼다.
“오랫동안 뛰며 팬들께 사랑받고 싶어요. 최고령 포수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투수들을 정말 제대로 도와주는 수비 좋은 포수로서 타석에서도 중요한 순간 한 방을 터뜨리는 포수였으면 좋겠어요. 당장 올해는 훨씬 좋은 블로킹을 보여 주며 송구 실책도 줄이고 홈런도 3개 이상 치고 싶습니다. 그리고 올해도 꼭 한번 이상 우승해야지요. 선배들께서 쌓은 전통과 명성을 이어 가야 하니까. 광주일고 선수라는 자체만으로 정신 무장이 되기 때문에 분명히 좋은 결과가 나올 겁니다.”
[영상] 광주일고 포수 김도길 ⓒ 영상취재, 편집 김유철.
[사진] 광주일고 김도길 ⓒ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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