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6일(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 공항한 파울루 벤투 감독과 한국 대표팀 선수단. ⓒ대한축구협회
▲ 지난 26일(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 공항한 파울루 벤투 감독과 한국 대표팀 선수단.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두바이(아랍에미레이트), 김건일 기자] 서아시아 원정길에 오른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 선수단엔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

눈과 입을 막는 마스크는 기본. 선수단은 외부와 동선을 최소화한다. 단체로 움직이고 외부인과 숙소 층을 분리하며, 먹는 음식까지 달리 한다. 호텔 밖으로 이동할 수 있는 곳은 오로지 훈련장과 경기장뿐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를 막기 위한 강력한 방역 지침은 대표팀 '버블'로도 불린다.

대표팀은 지난 2020년 10월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에서 코로나 집단 감염을 겪은 뒤 방역 대책을 강화했고, 버블과 함께 레바논과 시리아전을 위한 서아시아 원정길에 올랐다.

대표팀은 레바논에 이어 시리아와 경기가 열리는 두바이에서도 '버블' 안을 벗어나지 않았다. 공항에 들어선 뒤 오로지 호텔과 훈련장만 오갔고 외부 행동은 없었다.

하지만 시리아와 경기가 열리는 두바이에서 버블이 뚫렸다. 29일(한국시간) 수비수 홍철이 PCR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날 훈련이 예정됐던 대표팀 선수단은 전원 격리 됐으며 PCR 검사 후 판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세계엔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다. 오미크론은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2배 이상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서로 마스크를 썼는데도 스쳤다가 전염됐다는 사례가 세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기 중으로 전파될 수 있는 바이러스라고 오미크론의 위험성을 다뤘다.

대표팀이 거쳤던 레바논은 물론이고 두바이 역시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자리잡아 있다. 홍철의 감염 경로가 불분명하지만 오미크론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홍철과 대표팀 선수단은 아랍에미레이트 입국 절차에 따라 두바이 공항 입국 후 모두 PCR 검사를 받았다. 홍철은 여기에서 '양성 추정' 판정을 받았다. 대표팀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같은 시각 검사했던 취재진 2명은 입국 3시간 뒤인 새벽 4시께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대표팀은 저마다 다른 시기에 결과 통보를 받았다"고 대표팀 관계자는 설명했다.

홍철은 이날 오후 두바이 폴리스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훈련에 참석했다.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홍철은 점심까지 선수단과 식사를 같이 했다가 양성 추정 판정 이후 다른 선수들과 분리해 석식을 도시락으로 대신했고 이후 다시 양성 판정을 받았다. 훈련 전 식사와 훈련을 함께 했기 때문에 추가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대표팀은 다음 달 1일 두바이 라쉬드 스타디움에서 시리아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 8번째 경기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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