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너리그 계약의 위기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조니 쿠에토
▲ 마이너리그 계약의 위기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조니 쿠에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도미니카 출신인 조니 쿠에토(36‧시카고 화이트삭스)는 리그를 대표하는 이닝이터 중 하나였다. 신시내티 소속이었던 2012년 217이닝을 던지며 19승을 따냈고, 2014년에는 내셔널리그 최다인 243⅔이닝을 던지며 20승9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며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독특한 투구폼, 변칙적인 투구폼으로 팬들에게 자주 ‘어깨춤’을 보여주는 듯했던 쿠에토는 대개 꾸준한 선수였고, 그런 꾸준한 선수를 기다리는 건 대형 계약이었다. 2016년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3000만 달러(약 1680억 원)에 계약했다.

첫 해, 계약은 성공적인 듯했다. 쿠에토는 2016년 또 한 번의 200이닝(219⅔이닝) 시즌을 만들며 18승을 쓸어 담았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는 30대에 접어든 뒤 급격한 하락세를 탔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6년 동안 쿠에토가 150이닝 이상을 던진 건 첫 해인 2016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잦은 부상에 울었다. 특히 팔꿈치에 이상이 자주 발견돼 항상 찜찜함을 남겼다. 구위도 뚝 떨어졌다. 쿠에토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72경기에서 394⅓이닝을 던지며 21승22패 평균자책점 4.38에 그쳤다.

쿠에토는 6년 계약이 끝난 뒤 새로운 팀에서 재기를 노렸으나 매년 몇 차례씩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이 30대 중반 투수에 좋은 조건을 제안하는 팀은 하나도 없었다. 이적시장에서 꽤 고전한 끝에 시즌을 개막한 후인 4월 9일에나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계약했다. 그것도 마이너리그 계약이었다.

그런데 그런 쿠에토가 대반등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 달 정도 마이너리그에서 몸을 달군 쿠에토는 5월 17일 익숙한 메이저리그 무대에 승격했다. 어쩌면 대체 선발에 가까운 선수였지만 쿠에토는 이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쿠에토는 19일(한국시간)까지 시즌 7경기(선발 6경기)에서 1승(3패)에 머물렀으나 평균자책점은 2.95로 뛰어나다.

투구 내용에 비하면 승운이 없었지만 19일 휴스턴 원정에서 드디어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쿠에토는 이날 7이닝 동안 단 2피안타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팀의 7-0 승리를 이끌었다. 휴스턴의 좋은 타선, 그리고 상대 에이스인 저스틴 벌랜더(3⅔이닝 7실점 4자책점)을 상대로 거둔 승리라 의미가 남달랐다.

한창 때보다는 구속이 떨어졌지만 시속 91마일(146㎞) 가량의 싱커가 홈플레이트에서 춤을 췄다. 헛스윙 유도보다는 맞혀 잡는 피칭으로 휴스턴을 막아냈다는 건 쿠에토의 공 움직임이 좋았다는 것을 의미하기 충분했다. 싱커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터, 포심까지 다양한 구종을 섞으며 상대 타자들의 빗맞은 타구를 유도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평균 타구 속도는 80마일(약 129㎞)에 불과했다.

쿠에토는 이제 대형계약을 받을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매년이 생존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측면에서 올해 활약은 그의 메이저리그 경력을 연장해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쿠에토의 어깨춤이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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