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소 절차가 지지부진한 트레버 바우어
▲ 항소 절차가 지지부진한 트레버 바우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여성 폭력 혐의로 2년 출장 정지라는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중징계를 받은 트레버 바우어(31)의 항소 과정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폭행을 주장하는 여성까지 맞소송을 제기하면서 바우어 사태의 해결이 요원해지고 있다.

바우어는 2021년 6월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거주하는 한 여성을 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떠났다. 성관계 자체는 합의였으나 그 과정에서 목을 조르고 때리는 등 폭력적 행위가 있었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곧바로 바우어에게 휴직 처분을 내렸고, 올해 4월 29일에는 324경기 출전 정지를 내렸다. 즉, 두 시즌 아웃을 명령한 것이다.

초유의 사태에 바우어 측은 즉각적으로 항소했다. 바우어는 법적으로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이 징계가 확정되면 바우어는 약 6000만 달러 상당의 두 시즌 연봉을 받지 못한다. 선수 생명은 물론, 천문학적인 돈까지 걸린 싸움이다.

그런데 항소 과정은 예상보다 더디다. LA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22명의 증인 중 단 4명만이 항소 중재관에세 증언을 완료한 상태다. 18명이 더 남아있다. LA 타임스는 이 속도를 들어 바우어의 항소 과정이 올해 월드시리즈 종료 전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바우어로서는 속 터지는 일이다.

현지 언론에서는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불편한 각을 세워온 바우어에 대한 복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324경기 출전 정지부터가 과한 징계였고, 바우어에 대한 일종의 꽤씸죄가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형사 재판이 다시 열릴 판이다. 바우어는 해당 여성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으나, 이번에는 최근 이 여성도 맞소송을 제기하면서 다시 법정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아졌고 12일(한국시간) LA 타임스가 보도했다. 법적 다툼의 전선을 최대한 좁혀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싸워야 하는 바우어로서는 긍정적인 일이 아니다. 

바우어는 지난 4월 SNS를 통해 여성을 학대했다는 사실을 부인했으며 그 여성이 자신의 명예와 경력을 손상시키기 위해 자신과 만남의 세부 사항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여성은 “무자비한 폭행에 비열한 행동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결과에 직면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권력자(바우어를 지칭)에 의해 삶이 악몽으로 변했다”며 강경한 어조를 보이고 있다.

한편으로 바우어는 이미 두 곳의 언론사에 대해 허위사실 및 명예훼손 고소를 진행 중이다. 적어도 세 곳에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그러는 사이 바우어는 1년 이상 실전에 나서지 못하고 있고, 자신의 경력 또한 내리막을 걷고 있다. 바우어로서는 올해 안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내년 복귀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이지만, 이미 문제를 많이 일으킨 바우어를 품에 안는 팀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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