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플러스]'미국 찍고 일본', 전훈 공식 깨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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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SK-넥센, 한화-요코하마DeNA전에 이어 24일 삼성-넥센전도 비로 취소됐다. 오키나와 현지 날씨는 정말 예상하기 어렵다. 24일 삼성-넥센전이 열릴 예정이던 오키나와현 온나손 아카마구장은 흐린 가운데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다행히 비가 내리지 않아 경기가 정상 진행될 것 같았으나 경기 시작 약 20여분을 남기고 최종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12시를 넘기면서부터 비가 조금씩 내리더니 갑자기 폭우로 변했다. 넥센은 오직 연습경기만을 위해 오키나와에 들어왔는데 이틀 동안 몸만 풀다 돌아갔다.
이른바 '오키나와리그'라 불리는, 오키나와현을 스프링캠프 장소로 삼은 프로야구 구단(한국 6개, 일본 10개)들이 펼치는 연습경기는 시범경기를 앞두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전지훈련의 성과를 파악하는 중요한 자리다. 그러나 날씨가 변덕을 부리면서 감독들을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삼성 원정에서 소득 없이 돌아가면서 "이틀 연속 취소될 줄은 몰랐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26일 삼성도 넥센도 일정에 여유가 있어 곧바로 다시 경기를 잡았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곤란하기는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가끔 내리는 비는 캠프 막바지 체력이 떨어진 선수들에게 휴식을 제공하지만, 지금처럼 우기가 이어지면 컨디션 유지에 좋지 않다. 비만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 구장이 해안가에 있어 바람이 강하다. 물론 실외스포츠인 만큼 바람도 감수할 일이지만 현 시점에서 경기에 출전하는 비주전 선수들을 필요 이상의 '극한 상황'에 빠트리는 것도 사실이다. 실내훈련장을 갖추지 못한 팀은 경기가 취소되면 하늘만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원정경기만 치르는 넥센에게는 치명적이다.

지난해에도 변덕스러운 날씨는 올해와 다르지 않았다. 심판들도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실전 감각을 높이기 위해 예행 연습을 하는데, 24일 경기가 취소된 뒤 '계속 쉬게 되서 어떡하나'라는 말에 "지난해에 비해 이정도면 괜찮다"는 의외(?)의 답이 나왔다. 그러나 이제 막 연습경기 릴레이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올해가 작년보다 나을 것이라고 단정 짓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24일 기준 일기예보를 보면 26일과 28일, 다음달 1일에도 비 예보가 있다. 이 역시 언제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 장마가 사라진 한국처럼 오키나와도 기후가 달라졌다.
비록 실현되지는 않았으나 LG 양상문 감독은 새로운 전지훈련에 대한 구상을 취재진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날씨를 걱정해서가 아니다. 오키나와로 이동할 필요 없이 애리조나에서 훈련과 연습경기를 모두 마치겠다는 계획이었다. 1,2차 캠프를 미국과 일본에서 하게 되면 이동과 시차 적응에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는 이유였다.
때마침 지난달 미국 애리조나에서는 '애리조나리그' 창설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1차 전지훈련지로 애리조나를 선택한 일부 구단 감독들이 모여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한 감독은 "간단히 공감대를 형성한 정도"라며 "일본 쪽(오키나와 현지 구장)계약 관계도 있고 각 구단 내부 문제도 있어 당장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야구는 정규시즌이 다른 스포츠에 비해 긴 만큼 과정이 곧 결과다. 전력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준비한 팀만이 상위권에 남을 수 있다. 지금처럼 외부 요인으로 인해 시즌을 확실히 준비하지 못한다면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 여러 여건상 1차 미국-2차 일본 캠프가 당분간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캠프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생각해보면 이 고정관념도 언젠가는 깨져야만 한다.
[사진] 24일 아카마구장 ⓒ 한희재 기자관련 추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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