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것만의 가치 있어" 봄여름가을겨울이 20년만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꺼내 든 이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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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공미나 기자] 밴드 봄여름가을겨울(김종진, 故 전태관)이 7집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아날로그 감성을 가득 담아 20년 만에 다시 선보인다.
김종진은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정동 CJ아지트 광흥창에서 '브라보 마이 라이프! 20주년(2022 MIX)' 바이닐 앨범 출시 기념 공연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봄여름가을겨울은 지난 1일 7집 '브라보 마이 라이프' 발매 20주년을 기념해 바이닐 버전을 발매했다. 이 앨범에는 봄여름가을겨울의 최대 히트곡 중 하나이자 당시 국민적인 인기를 끌며 현재까지도 사랑받고 있는 타이틀곡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비롯해 '세상 사람들이여', '사랑하나봐'와 데이식스가 리메이크 해 화제가 됐던 '너는 지금쯤...' 등 명곡들이 수록됐다.
김종진은 "지난 연말부터 기획하고 작업해 1년 정도 지속적으로 음원, CD, LP, 카세트 테이프까지 발매됐다. 아날로그 감성을 담아 시간 여행을 하는 작품을 만들어봤다"고 소개했다.
바이닐은 지난 7월 1일 예약판매를 시작, 당시 예스24 등 주요 음반 판매 사이트에서 장기간 1위를 차지했다. 김종진은 "아이돌 가수들을 제치고 판매 1위를 기록해 당시 '레트로 회귀', '역주행' 같은 주제로 뉴스에 나왔다. 굉장히 감격했다"면서 "감사한 마음을 담아 LP 구매한 분들을 위해 무료 공연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간이 지난 것도 충분히 가치 있는 게 아닌가'라는 질문을 드리는 작업이었다"고 덧붙였다.
20년이 지난 지금 이 음악들을 다시 꺼내 든 이유는 무엇일까. 김종진은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20년 전 IMF로 힘들었던 대한민국에 기운을 준 음악"이라며 "20년이 지나 코로나로 다시 우리 나라가 기운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음반을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바이닐 앨범을 만들기 위해 김종진은 20년 전 마스터 테이프를 녹음실에 풀어서 몇 달간 작업을 이어갔다. 김종진은 "마스터 테이프를 풀었을 때 깜짝 놀랐다. 과거로 돌아간 체험을 한 기분이었다. 눈을 감으면 그때의 전태관과 김종진이 스튜디오 안에 걸어디나고 있었다. '음악이 놀라운 힘을 갖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종진은 작업 과정에서 느낀 옛 음악만의 순수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요즘은 메시지를 전하는 음악 보다는 산업을 돌아가게 하는 음악으로 자리잡은 경향이 있다. 20년 전에는 조금 더 순수의 시대가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앞으로도 그런 걸 다시 만들어내겠다는 투지를 불태우게 됐다"고 했다.
이번 작업과 함께 준비한 봄여름가을겨울의 패밀리트리(족보)도 선보였다. 역사학과 출신이라는 김종관은 "실제 저와 함께 활동했던 많은 이들이 세상을 떠났고, 저조차 언제 떠날지 모르는 두려움이 있다"면서 "살아 있는 동안 본인의 고증에 기반한 기록이 필요하다 생각했다"고 만든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한국 최초의 음악인 패밀리트리가 나온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 앞으로 덧붙여져서 더 거대한 패밀리트리가 만들어 가지길 바란다"면서 "지금 K팝이 거대한 꽃을 피우고 있지만 그 꽃의 몸통과 뿌리 음악가를 음악팬들이 알게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 앨범에 담긴 철학적 메시지는 '지속가능성'이다. 김종진은 "버려지는 것보다 남겨지는 게 많은 시대다. 많이 만들어지고 빨리 사라지고, 사라지는 건 쓰레기로 남는다. 버려진 것들을 꺼내 수선해서 다시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제시하고 싶었다"고 했다. "봄여름가을겨울은 과거의 것도 충분히 가치있다는 것을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데 목숨을 걸었다"는 각오도 보여줬다.
이번 작업에 참여한 동료 뮤지션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던 김종진은 최근 표절 의혹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유희열과 이적도 언급했다. 김종진은 "요즘 유희열과 이적을 유튜버들이 많이 때린다. 많이 힘들어서 메시지 보내도 답을 잘 못한다. 그런데 유희열에게 '형 앨범 나왔어'라며 고맙다고 메시지를 보냈더니 답이 왔다. 어쩌면 우리 음악이 힘든 사람들에게 세상으로 다시 나올 수 있는 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응원을 보냈다.
또 다른 후배 데이식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김종진은 "이번 바이닐은 한정반으로 발매돼 주위에 선물을 줄 수 없었는데, 데이식스 멤버 한 명이 구매했다고 인증하는 메시지를 보내 큰 힘이 됐다"면서 "뮤지션이 다른 뮤지션의 음악을 듣는다는 게 이렇게 큰 감동이 될 줄 몰랐다. 특히 후배 뮤지션이,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는 아이돌 밴드가 우리 음악을 들어주는 게 이렇게 감사하구나 싶었다"고 했다.
15일 콘서트 스포일러도 했다. 김종진은 "이번 콘서트는 매우 독특하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앨범에 있는 곡만 연주한다. 앵콜 요청이 있어도 여러분이 공연에서 듣고 싶어 하던 곡들을 연주하지 않는다. 오로지 이 한 앨범에 있는 곡으로만 구성해 1시간만 한다. 1시간의 미학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이외에 다른 앨범도 바이닐로 선보일 계획은 없는지 묻자 "가요 음반의 마지막 LP였던 5집과 '어떤 이의 꿈'이 들어있는 2집, 지금까지 한 번도 나온 적 없던 연주곡 앨범 등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김종진은 헤르만 헤세의 말을 빌려 이같이 말했다.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데 있다. 그것은 예술가에게 더 없는 위안이 된다.' 저는 살아있는 동안 소비하는 것보다 창조하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다. 버려지고 사라지고 쓰레기를 남기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그게 원동력이 돼 창조의 원천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한편 봄여름가을겨울은 오는 15일 오후 4시와 7시 서울 광흥창 CJ 아지트에서 '만원사례'라는 제목으로 공연을 연다. 이번 공연은 바이닐 앨범 구매자에 한해 무료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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