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예선] 배구 강국들, '캡틴 코리아' 김연경 두려워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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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김연경(28, 터키 페네르바체)은 역시 세계적인 배구 선수였다. 김연경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세계 예선을 눈앞에 두고 막을 내린 터키 리그를 마치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충북 진천선수촌에 늦게 들어온 그는 선수들과 충분하게 호흡을 맞춰 볼 시간이 없었다. 베테랑 세터 이효희(36, 한국도로공사)와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비롯한 국제 대회에서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그러나 또 한 명의 세터 염혜선(25, 현대건설)과는 손발을 맞춰 볼 시간이 부족했다.
기나긴 터키 리그를 마치고 돌아와 몸은 피곤했다. 올림픽 세계 예선이 열리는 일본 도쿄로 떠나기 전 허벅지 근육통도 있었다. 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팀들은 김연경을 철저하게 견제했다.
여러모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김연경은 흔들리지 않았다. 한국은 올림픽 세계 예선 초반 강팀들과 3연전을 치렀다. 1차전에서 만난 이탈리아에 세트스코어 1-3으로 졌지만 네덜란드를 3-0으로 이겼다. 그리고 17일 열린 일본전에서는 3-1로 짜릿하게 승리했다.
3경기를 마친 현재 김연경은 올림픽 세계 예선 득점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3경기 동안 김연경은 75점을 올려 70점을 기록한 론네케 슬로예테스(네덜란드)를 제치고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공격 성공률에서는 43.31%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경은 서브 득점 6개를 기록하며 7개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김희진(25, IBK기업은행)에 이어 이 부문 2위다.
김연경의 활약은 공격과 서브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김연경은 서브 리시브 순위 4위를 달리고 있고 디그 순위는 12위다. 공격과 수비 그리고 리시브와 서브 등 모든 부문에서 김연경은 뛰어난 기량을 보이고 있다. 몸 상태가 100%가 아닌 상황에서도 김연경의 '어메이징 플레이'는 멈추지 않았다.

3명의 블로커도 압도하는 공격, 태극 낭자들 이끄는 '캡틴 코리아'
4년 전 런던 올림픽에서 김연경은 팀의 기둥이었다. 현재는 주 득점원은 물론 선수들을 이끄는 주장 소임도 해내고 있다.
김연경은 뛰어난 개인기로만 팀에 힘을 보태는 '주축 선수'를 뛰어넘었다. 네덜란드, 일본과 경기에서 선수들과 계속 소통하며 경기를 풀어 갔다. 동료가 득점을 올렸을 때 가장 큰 환호로 사기를 끌어올렸다. 경기 내내 선수들을 다독이며 팀을 이끄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경기를 마친 그는 "한국에서 이번 경기를 주목하고 있어서 부담됐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선수들이 부담감을 이겨 내고 좋은 결과를 얻어서 좋았다. 그동안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보답한 거 같아서 기쁘다. 앞으로 경기가 더 남아 있으니까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연경은 "일본이랑 늘 어려운 경기를 한다. 일본이 끈질긴 경기를 해서 끝까지 하려고 노력했고 4년을 기다렸기 때문에 그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예상대로 일본의 블로커들을 집요하게 김연경을 쫓아다녔다. 김연경은 결정적인 상황에서 3명의 블로커가 눈앞에 있어도 타점 높은 공격으로 득점을 올렸다.
한일전을 앞두고 일본 매체 산케이스포츠는 "한국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공격수인 김연경이다"고 소개했다. 일본 센터 아라키 에리카는 김연경을 막을 방법에 대해 "블로킹과 수비가 서로 연계해서 막아 보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마나베 마사요시 감독은 스포니치를 비롯한 일본 언론에 "경기 초반, 한국의 강한 서브를 막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의 범실이 많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오반니 귀데티(이탈리아)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은 "나는 20년 동안 김연경과 같은 선수를 보지 못했다"며 칭찬했다. 그는 "김연경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덧붙였다.
공격, 수비, 리시브, 서브가 모두 뛰어나고 리더십까지 발휘하는 김연경은 상대에게 위협적인 존재다. 김연경의 뛰어난 기량과 정신력은 배구 강팀들에 두려움의 대상이 됐다.

동료들의 힘과 하나가 된 '슈퍼 에이스'
'도쿄대첩'의 요인은 김연경은 물론 다른 선수들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는 점이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에 도전하는 대표팀은 4년 전 런던 올림픽 대표팀과 비교해 젊다. 엔트리 14명 가운데 10명이 20대다. 막내인 강소휘(GS칼텍스)는 19살이다.
한국 여자 배구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선수들은 이번 세계 예선에서 김연경의 짐을 덜어 주고 있다. IBK기업은행의 두 기둥인 김희진(25)과 박정아(23)는 자신의 소임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김희진은 올림픽 세계 예선 서브 순위 1위를 달리고 있고 박정아는 네덜란드와 경기에서 13점을 올렸다. 일본전에서는 2세트까지 서브 리시브에서 흔들리지 않으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양효진(27, 현대건설)은 기습적인 속공과 블로킹으로 지원했다. 양효진은 블로킹 4위에 올라 있다. 양효진과 중앙을 책임지고 있는 김수지(29, 흥국생명)와 리베로 김해란(32, KGC인삼공사) 그리고 세터 이효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이정철 한국 대표팀 감독은 "배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닌데 김연경 외에 어린 선수들이 세대교체 이후에 조금씩 빛을 발하는 거 같아서 기분이 좋다. 선수들이 조금 더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아무리 특별한 선수라도 홀로 돋보일 수는 없다. 자신이 가진 뛰어난 기량은 동료들의 지원을 받았을 때 한층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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