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결산②] '탈KBO' 타자 탄생…비현실적인, 그래서 무서운 이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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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제치고, 뛰어넘고, 이겨냈다. 이정후보다 더 출발이 좋았던 선수들도 적지 않았지만 마지막까지 정상을 지킨 선수는 이정후였다. '약점 없는 타자'라는 말이 단순한 미사여구로 느껴지지 않는 1년을 보내고 개인 타이틀 5관왕이자 MVP로 올해를 이정후의 해로 만들었다.
24살 KBO리그 입단 6년차인 이정후는 그야말로 완성형 타자가 무엇인지 보여줬다. 타율(0.349), 출루율 (0.421), 장타율(0.575) 1위에 안타(193개)와 타점(113개)까지 정상에 올랐다. 개인 타이틀 5관왕을 발판으로 데뷔 첫 MVP에 골든글러브, 각종 언론사, 프로야구 OB 시상식까지 트로피로 탑을 쌓았다.
이정후의 타격은 비상식의 영역에 다다랐다. 지금까지 약점으로 꼽혔던 장타력을 더했는데 그러면서도 강점을 전혀 잃지 않았다.
놀라운 콘택트 능력은 이미 신인 시절 입증했다. 여기에 홈런 커리어 하이 시즌으로 장타력을 발휘하며 한계를 넘었다. 지난 5년 동안 두 자릿수 홈런 시즌이 2020년(15개) 1번뿐이었던 이정후지만 올해는 장타력까지 갖춰 홈런 23개로 이 부문 5위에 올랐다.
리그 최다 193안타를 보면 분명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냈다는 뜻인데 삼진이 적다. KBO리그가 올해부터 '정상화'라는 표현과 함께 스트라이크존을 예년보다 넓게 잡았는데도 이정후는 흔들리지 않았다. 심지어 데뷔 후 한 시즌 최소 삼진 기록이다. 홈런은 늘고 삼진은 줄어드는 기현상이 이정후에게 벌어졌다.
경쟁자가 있었지만 이정후는 단 하나의 타이틀도 내주지 않았다. 호세 피렐라는 경쟁자가 이정후가 아니었다면, 팀 성적이 조금만 더 좋았다면 MVP 투표에서 충분히 표를 받을 만한 시즌을 보냈다. 무려 6개 부문에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정후는 자신이 타이틀을 차지한 5개 부문에서 모두 치열하게 경쟁했던 피렐라를 향해 "올 시즌 피렐라라는 좋은 경쟁자가 있었던 덕분에 5관왕을 달성할 수 있었다. 선의의 경쟁을 펼친 피렐라에게 한 시즌 고생 많았다고 전하고 싶다"며 '리스펙트'를 보냈다. 리그 전체를 아우르는 슈퍼스타의 면모가 여기서도 드러난다.
슈퍼스타답게 한국 야구에 대한 책임감까지 강하다. 내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출전이 유력한 이정후는 카타르 월드컵을 감명 깊게 봤다며 "야구 대표팀은 축구보다 관심도가 떨어진다. 그리고 또 조금…야구 국가대표에 대한 이미지가 다른 종목에 비해 조금 좋지 않은 것 같다.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플레이로 보여 드리는 것만이 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다. 단순히 활동 무대를 미국으로 옮기겠다는 수준이 아니다. 이정후는 지난 8일 시상식에서 "올해보다 내년에 더 잘하겠다. 지켜봐달라"고 선언했다. 6년 내내 발전만 해왔던 이정후라 이 목표도 허언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WBC 데뷔부터 메이저리그 도전까지, 이정후의 내년이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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