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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앤트맨3'을 이해하기 위한 멀티버스 입문서[OTT읽기]

작성일: 2023.02.12 12:00 스포티비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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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플러스 '로키' 시즌1 캐릭터 포스터 | 출처 = 월트디즈니코리아
▲ 디즈니플러스 '로키' 시즌1 캐릭터 포스터 | 출처 = 월트디즈니코리아

[스포티비뉴스=김상화 칼럼니스트]※아래 기사에는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월 15일 마블의 최신작 '앤트맨과 와스프:퀀텀매니아'가 개봉한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 MCU) 페이즈 5의 시작을 알리는 이 영화는 2021년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 2022년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 등과 더불어 '멀티버스'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다른 차원의 시공간에 또 다른 내가 존재한다는 설정으로 각각 다수의 스파이더맨과 닥터 스트레인지가 등장하는 기묘한 체험을 맛보게 한 마블은 이제 메인 빌런도 이에 기반을 둔 캐릭터로 탄생시켰다.

새롭게 선보이는 정복자 캉(조나단 메이저스)는 오는 2025년 개봉될 '어벤져스 : 캉 다이내스티'의 제목에도 이름을 올릴 만큼 당분간 마블 영화에선 핵심 역할을 담당할 존재이다. 그런데 캉이라는 인물은 이미 한차례 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바 있다. 지난 2021년 디즈니플러스 '로키' 시즌1에서 모습을 드러내면서 OTT 시리즈와 극장판 영화의 끈끈한 연결성을 강조하고 있다. 마블이 새로운 주제로서 밀고 있는 멀티버스 속 대전쟁은 사실 '로키'에서 벌어진 온갖 사건들이 발단이 되었다.

디즈니플러스의 출범과 더불어 마블은 기존 극장판 영화의 세계관과 연결된 드라마 시리즈를 OTT 전용으로 내놓고 있다. '완다 비전', '팔콘과 윈터솔져', '호크아이' 처럼 이미 친숙한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건들이 곁가지 마냥 파생되면서 영화와 드라마는 서로 호흡을 맞추는 동료의 관계로 이어진다. MCU 페이즈4의 일환으로 제작된 '로키' 시즌 1 역시 마찬가지다.

▲ 디즈니플러스 '로키' 시즌1 예고편 주요 장면 | 출처 = 월트디즈니코리아
▲ 디즈니플러스 '로키' 시즌1 예고편 주요 장면 | 출처 = 월트디즈니코리아

시공간 속 수많은 로키가 존재한다?

드라마는 영화 '어벤져스' 1편 직후부터 시작이 된다. 어벤져스 군단에게 완패를 당하고 체포된 로키(톰 히들스턴)를 앞에 두고 흥분한 헐크가 난동을 부리는 사이 로키는 얼떨결에 마력을 지닌 테서랙트를 손에 넣었고 즉시 탈출을 감행한다. 뉴욕을 벗어나 사막 한가운데 떨어진 그는 이제야 자유의 몸이 되는 듯 했지만 갑자기 포털을 뚫고 나타난 정복 차림 군인들에게 붙잡히고 만다.

이어 도착한 장소는 시간변동관리국(Time Variance Authority, TVA)이라는 기관이었다. 이 조직은 다양한 시공간대를 관리하면서 혹시라도 정해진 경로를 벗어나는 다른 평행 시간대가 생긴다면 이를 소멸시켜 우주의 균형을 유지하는 임무를 지녔다. 이곳에서 TVA는 과거 수많은 멀티버스들이 상호간 전쟁을 일으켜 전 우주가 멸망할 위기에 처했지만 3명의 타임키퍼가 나타나 이를 수습하고 지금의 안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시공간 속에는 자기 자신의 '변종'들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접하게 된다.

하지만 좀처럼 남을 믿지 못하고 의심 많은 로키로선 이를 순순히 받아 들일리 만무했다. 역시나 TVA에서 도망치게 된 그는 과거 시간대로 이동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본인의 변종이자 '여성 로키' 실비(소피아 디 마티노)를 만나게 된다. 형체는 달랐지만 어린 시절부터 도망자로 떠돌았던 실비와 로키는 이제 운명을 서로에게 의지하는 신세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로키는 꼬마, 악어, 광대 등 각기 다른 자신의 변종들 접하기도 한다. 과연 로키, 그리고 실비는 어디로 가야할 것인가?

▲ '로키' 시즌1,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퀀텀매니아' 캐릭터 포스터 | 출처 = 월트디즈니코리아
▲ '로키' 시즌1,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퀀텀매니아' 캐릭터 포스터 | 출처 = 월트디즈니코리아

◆계속 존재하는 자 = 정복자 캉

그렇다면 '앤트맨과 와스프:퀀텀매니아'의 악당 끝판왕인 정복자 캉은 '로키' 시즌1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었을까? 본인의 여러 변종들 도움을 받으며 도착한 최종 목적지에는 어느 미지의 인물이 로키, 실비를 기다리고 있었다. 남자의 이름은 계속 존재하는 자(He Who Remains, 조나단 메이저스)였다. 그가 TVA를 만들고 온 세상의 균형을 유지하는 지배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이어 계속 존재하는 자는 로키와 실비가 궁금해했던 그간의 진실에 대해 수다스럽게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31세기에 살던 자신의 변종이자 과학자가 연구를 통해 멀티버스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다른 멀티버스의 변종들도 인지하게 되었으며 이들은 상호 교류를 통해 자신이 살던 곳을 발전시키는데 이바지했다. 하지만 변종 중 일부는 악한 마음을 먹고 다른 멀티버스를 공격하면서 전쟁이 발발했다고 한다.

자칫 모두 공멸할 위기에서 계속 존재하는 자 본인이 이를 정리하고 TVA를 만들고 타임라인에 맞춰 세상의 균형을 유지시켜왔다고 설명한다. 로키와 실비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것 또한 내가 설계한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떠벌인다. 그는 당신들이 생각보다 나이가 많고 이 일을 하기에 이제 지쳤다면서 둘에게 TVA를 맡아 타임라인을 관리해줄 것을 요청한다.

반대로 나를 죽일 수도 있으며 그럴 경우 타임라인이 나무 뿌리처럼 수만가지로 파생되면서 자신의 변종들에 의해 멀티버스 전쟁이 벌어질 거라고 경고한다. 결과적으로 '로키' 시즌1 계속 존재하는 자의 또 다른 변종이 '앤트맨과 와스프:퀀텀매니아' 정복자 캉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이말을 듣고 냉정함을 끝까지 유지한 로키와 본인의 인생이 TVA로 인해 망가졌다고 생각한 복수심 불타는 실비의 대립 속에 끝내 파국을 피하지 못하면서 '로키' 시즌1은 막을 내린다. 그리고 '앤트맨과 와스프:퀀텀매니아', 올 여름 공개 예정인 '로키' 시즌2에선 더욱 예측 불허 상황의 위기가 등장할 예정이다.

▲ 디즈니플러스 '로키' 시즌1 예고편 주요 장면 | 출처 = 월트디즈니코리아
▲ 디즈니플러스 '로키' 시즌1 예고편 주요 장면 | 출처 = 월트디즈니코리아

멀티버스 세계관 입문서 vs 갈수록 높아지는 마블 진입 장벽

마블의 영화와 드라마 연계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지난 2013년 '에이전트 오브 쉴드'를 시작으로 '에이전트 카터', '인휴먼스' 등 미국 ABC TV 시리즈와 '데어데블', '제시카 존스',' 퍼니셔' 등 넷플릭스 독점 방영작 등으로 TV와 모바일 시청자들을 사로 잡아왔다. 코믹스와 영화 속 캐릭터를 적절히 활용했는데 이들 작품은 독자적인 줄거리로 꾸며진 탓에 극장판 작품과의 연계성은 그리 끈끈한 편이 아니었다.

굳이 해당 드라마를 보지 않더라도 새 영화를 감상하는데 젼혀 지장이 없었지만 디즈니플러스가 2019년 본격 출범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마블은 기존 노선을 접고 상호 협력 관계 속에 방향성을 재정비했다. 그렇게 해서 마련된 기본 6부작 구성의 드라마 시리즈는 넉넉한 방영 시간에 힘입어 극장에서 할 수 없었던 수많은 이야기를 녹여낼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었다.

이를 위해 캡틴 아메리카를 대신한 인물의 등장('팔콘과 윈터 솔져'), 변호사가 된 헐크의 사촌 여동생('쉬 헐크') 등 흥미진진한 내용을 담아 OTT 구독을 유도한다. 1년 2-3편 개봉되는 영화들 사이의 공백기 및 코로나로 인해 극장 관객이 줄어든 문제도 어느 정도 메워줄 만큼 나름의 소임을 다해주는 것이다.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다루는 멀티버스 세계관은 이보다 먼저 방영된 6부작 '완다 비전'을 통해 하나씩 구체적으로 설명된다. OTT 시리즈를 거친 마블 마니아들 입장에선 수많은 닥터들이 연이어 등장하는 복합 세계관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퀀텀매니아' 예고편 주요 장면 | 출처 = 월트디즈니코리아
▲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퀀텀매니아' 예고편 주요 장면 | 출처 = 월트디즈니코리아

'로키' 역시 이와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형 토르에 대한 열등감, 왕이 되겠다는 야심으로 가득찼던 로키는 OTT 에선 자신의 미래를 알게된 후 진중해진 인물로 탈바꿈하면서 시공간을 초월한 모험에 뛰어 들었다. 자신의 기존 성격을 많이 닮은 다양한 로키의 변종들도 만나면서 TVA의 실체 및 숨겨진 음모도 하나씩 벗기는 등 '로키' 시즌1은 스릴러적 요소까지 수용하면서 색다른 재미도 제공한다.

반면 이와 같은 OTT와 영화의 튼튼한 연결고리는 반대로 일반 관객 및 시청자의 진입 장벽을 더욱 높이는 효과를 일으키기도 한다. OTT 시리즈를 보지 않았던 관객들은 완다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이 무슨 이유로 아들을 찾아다니며 악녀로 변해버린 건지 전혀 알 수 없게 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로키' 시즌1 감상 유무가 '앤트맨과 와스프:퀀텀매니아' 관객 사이 엇갈린 반응이 유발시키는게 아닌가 하는 내심 걱정 섞인 목소리도 들려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키'에서 뿌린 멀티버스의 씨앗은 이제 MCU를 이끄는 핵심 주제로 성장했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로키'는 최근 2년 사이 쏟아졌던 극장판 마블 영화에 대한 쓴소리와는 상관없이 충분히 흥미를 유발시키는 시리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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