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글로리' 김은숙 작가. 출처|넷플릭스코리아 유튜브 캡처
▲ '더 글로리' 김은숙 작가. 출처|넷플릭스코리아 유튜브 캡처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더 글로리' 김은숙 작가가 코멘터리를 통해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놨다. 

김은숙 작가는 26일 넷플릭스코리아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된 '복수당한 자들의 비하인드 코멘터리 | 더 글로리' 영상에서 '더 글로리' 파트2의 여러 장면에 담긴 뒷이야기를 풀어냈다.

'더 글로리'는 학창시절의 폭력으로 영혼까지 망가져버린  한 여자가 생을 걸어 벌이는 복수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인 김은숙 작가가 작심하고 쓴 첫 본격 복수극인 '더 글로리'는 지난 10일 파트2 공개 이후 2주 연속 넷플릭스 TV부문 글로벌 1위를 차지하는 등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김은숙 작가는 극중 연진(임지연)의 남편 하도영(정성일)이 문동은(송혜교)를 어떻게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는 말 잘 안하는데 지금은 모르겠다' 그 대사에 많은 걸 담았다고 생각한다"며 "도영은 연진이의 남편으로서만 쓰임이 있는 거다. 연진이를 떠나면 동은에게 소용이 없으니까. 본인 마음을 모르고 있다가 삼각김밥 먹을 때 '내가 이 여자를 좋아헀구나' 느끼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또 혜정의 목에 연필이 박히는 장면과 관련해 "의사분께 자문을 구해 만든 장면이다. 의사분이 그림을 그리면서 여기도 뼈가 있고 여기도 있으니까 반드시 여기를 찔러야 한다고 했다. 감독님 반드시 여기를 찔러야지 죽지는 않는대요 했다"고 귀띔했다. 또 빌런들이 가득 등장하는 작품을 처음 쓴 데 대해 "그런 신 쓰면 너무 괴롭다. 행복한 장면 쓸 땐 그런 경험 못했다가 어두운 걸 쓰니까 피폐해지더라"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똑같이 단발머리인 추선생(허동원)과 문동은의 비슷한 스타일을 언급하던 중 "원래 (추선생이) 그런 대사가 있었다. '머리 잘라'. 너무 코믹한가 해서 뺐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또 "'김은숙 지금까지 욕 쓰고 싶어서 어떻게 참았나'하는 댓글을 봤다"며 "저는 근데 원없이 했는데 그냥 썼는데 이 분들이 너무 잘 하시는 거다"라고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 '더 글로리' 김은숙 작가. 출처|넷플릭스코리아 유튜브 캡처
▲ '더 글로리' 김은숙 작가. 출처|넷플릭스코리아 유튜브 캡처

여러 설정에 작가가 담은 뜻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은숙 작가는 동은의 첫 가해자로 동은의 엄마(박지아)를 설정한 점에 대해 "가장 1차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가정에서 보호받지 못한 사람이 많더라. 태어나 만나는 첫번째 세상이고 첫번째 어른, 첫번째 보호자에게 보호받지 못하고 엄마에게 가해를 당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동은이 엄마를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은이 엄마에게 한 복수에 대해서느는 "동은이란 캐릭터를 보고하고 싶었다. 적절한 상황을 설정했다. 엄마가 핏줄을 강조하지 않나. 핏줄을 이용해서 동은이만 할 수 있는 복수를 했다. 엄마에게 되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 '더 글로리' 김은숙 작가. 출처|넷플릭스코리아 유튜브 캡처
▲ '더 글로리' 김은숙 작가. 출처|넷플릭스코리아 유튜브 캡처

재준(박성훈)의 죽음에 대해서는 동은과 도영의 계획적인 '합작'이 있었다는 설정이라고 했다. 김은숙 작가는 "둘이 계산했다고 생각하며 쓴 거다. 그 장면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동은이가 어디까지는 역할을 맡았고, 옥상부터 추락까지는 도영이가 직접 손으로 했고. 둘이 같이 한 거다 생각하고 썼다"면서 "도영이가 피해자인가 가해자인가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됐다"고 했다. 김 작가는 또 "재준이는 추락해서 죽지 않나. 소희(이소이)가 죽을 때처럼 재준이도 추락해서 죽게 하고 싶었다. 죽을 때도 재준이답게 하다보니까 원맨쇼가 나왔다. 마지막 눈을 딱 떠서 자신을 죽인 사람을 확인하게 된다"고 부연했다. 

경란(안소요)에 대해서는 "모든 피해자가 동은이처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동은이가 너무 영웅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기에 벗어나지 못하는 피해자도 있다. 그게 더 슬플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김 작가는 "그 세계 아니면 다른 세계를 상상해내지 않았던 경란이 동은이가 들어온 뒤에 다른 삶을 꿈꾸게 된다. 명오의 죽음을 기점으로 다른 삶을 살 거라 생각한다. 경란이도 응원이 된다"고 차분히 밝혔다.

▲ '더 글로리' 김은숙 작가. 출처|넷플릭스코리아 유튜브 캡처
▲ '더 글로리' 김은숙 작가. 출처|넷플릭스코리아 유튜브 캡처

김은숙 작가는 특히 문동은을 사랑하게 된 주여정(이도현)의 러브라인에 대해 "상처를 겪어본 사람은 알아볼 수 있다. 응급실에서 마주쳤을 때부터, 게다가 영양실조까지 이 사람을 돕고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했을 것"이라며 "그리고 바둑을 하고, 시간이 지나며 좀 신비한 여자였을 것 같다. 그 시간이 아주 잠깐이지만 내가 피해자라는 사실을 잊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람이 나의 구원이구나. 어느 순간 사라지기까지 하는 완벽한 여자"라고 극중 주여정의 심리를 분석했다. 

▲  '더 글로리' 김은숙 작가. 출처|넷플릭스코리아 유튜브 캡처
▲ '더 글로리' 김은숙 작가. 출처|넷플릭스코리아 유튜브 캡처

김 작가는 고백 장면을 두고 "저런 대사는 생각이 나느냐"며 감탄하는 정성일에게 "생각하면 생각이 나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김은숙은 "근데 나 진짜 억울한 게 '김은숙 대본 받고 오글거려서 어쩌구 저쩌구' 한다"며 "근데 내 대본 받으면 (오글거리는 것) 각오해야 되는 거 아니야?"라고 반문해 폭소를 자아냈다. 

연진이가 받은 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은숙 작가는 "모욕적인 장면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눈에 있는 것을 다 잃고 없는 죄를 덮어쓰고 살면서 모욕적으로 감옥생활을 할 것이기 때문에 영광을 잃었을 것 같다"며 "보통 감옥을 학교갔다 온다고 하지 않나. 그걸 표현하고 싶었다. 가장 모욕적인 연진이의 엔딩이라고 생각했다"고 감옥에서의 폭력을 학폭에 빗댔음을 밝혀 감탄을 자아냈다.

▲  '더 글로리' 김은숙 작가. 출처|넷플릭스코리아 유튜브 캡처
▲ '더 글로리' 김은숙 작가. 출처|넷플릭스코리아 유튜브 캡처

또 복수를 끝낸 동은 앞에 여정의 어머니(김정영)이 나타나 구하는 장면에 대해선 "사실 말 안되는 건 알았다. 여정이 엄마가 거기 나타나는 건 말이 판타지 같은 일이지 않나"고 인정하며 "그렇지만 요만큼씩 1%의 신의 개입이 있었다면 옥상까지 올 수 있다 생각했다. 동은이를 살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엔딩에 대해서도 "교도소로 들어가는 엔딩이라 또 다른 지옥을 향해 가는 건데 그런 미친 사랑이라면 그렇게 살더라도 둘이 함께라면 가끔은 웃지 않을까"라고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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