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미국 아닌데요… ‘잠실 빅보이’ 포트리스 홈런, MLB에서도 0.02% 희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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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2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LG의 주중 시리즈 두 번째 경기는 홈런 공방전이었다. SSG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1회 안타 하나와 실책 두 개로 잡은 만루 기회에서 박성한이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LG도 대포로 반격했다. 힘 하면 이제 KBO리그 최고로 통하는 ‘잠실 빅보이’ 이재원(24)이 그 선봉에 섰다. 이재원은 0-4로 뒤진 2회 2사 수 앞선 타자 김민성이 볼넷을 골라 나가자 상대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를 상대로 좌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맞는 순간 홈런이 될 것은 어느 정도 예감할 수 있었다. 잘 맞았고, 이재원의 힘을 고려하면 그랬다. SSG 좌익수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맞는 순간 그 자리에 얼어붙어 아예 뒤를 돌아보는 것조차 포기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재원의 타구가 좀처럼 관중석에 떨어지지 않았다. 한참을 유유하게, 118.3m를 비행한 타구는 좌측 관중석에 떨어졌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 레이더가 실시간으로 포착해 중계방송사인 SPOTV에 제공한 이재원의 타구는 한 가지 측면에서 충격적이었다. 타구 속도는 시속 177.2㎞에 이르렀다. 올 시즌 이재원의 세 번째 홈런이었는데 앞선 두 개의 홈런도 타구 속도가 모두 170㎞를 넘었다. 이제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비거리 118.3m는 이재원의 홈런 역사에서 어쩌면 시시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재밌는 건 발사각이었다. 발사각이 무려 40.9도였다.
그러다보니 이재원의 방망이를 떠난 타구는 무려 6.69초를 날아서야 관중석에 떨어졌다. 이재원도, 팬들도, 경기장에 있는 모든 선수들도 한참이나 타구를 쳐다보고 있어야 했다. 평소에 잘 경험하지 못한 홈런 궤적이었다면 그 감이 맞았다.
보통 홈런을 치기 좋은 발사각은 20도에서 30도 초반이다. 발사각이 너무 낮으면 그라운드에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렇다고 발사각이 너무 높으면 하늘에서 소모하는 비거리가 많아 같은 힘을 준 타구라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많은 타자들이 타구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멀리 치기 위해 발사각을 만드는 훈련을 한다. 이재원의 홈런은 상식적인 홈런 타구의 발사각은 아니었다.
홈런을 치기 위해 발사각 40도를 만드는 타자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실제 그렇게 힘이 좋은 타자들이 많은 메이저리그에서도 40도 이상의 발사각을 가진 홈런은 생각보다 자주 나오지는 않는다. 아예 없는 건 아닌데 희귀하다.
24일(한국시간)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나온 홈런 개수는 총 1687개다. 그런데 발사각이 40도 이상인 홈런 개수는 단 32개, 0.02%에 불과하다. 코너 웡, 맷 올슨, 맥스 먼시, 크리스티안 워커, 마이크 주니노, 브랜든 라우, 앤서니 리조까지 7명의 선수만 2개 이상의 ‘발사각 40도 이상 홈런’을 기록했다.
오히려 총알 타구 홈런을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렵다. 시속으로 180㎞ 이상, 즉 타구 속도 112마일 이상을 기록한 홈런 개수는 올해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가 7개를 때린 것을 비롯해 메이저리그에서 총 76개가 나왔다.
이재원의 올해 홈런 분석표는 나올 때마다 화제다. 5월 16일 kt전에서는 연타석 홈런을 때렸는데 5회 첫 홈런의 타구 속도는 178.8㎞, 두 번째 홈런은 174.8㎞를 기록했다. 첫 홈런의 비거리는 무려 136m(목측 135m)였다.
기본적으로 힘이 장사고, 최근에는 공에 임팩트를 주는 방법까지 깨달아가고 있다. 강한 타구가 멀리 뻗을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다. 선천적인 재질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누가 가르쳐 줄 수도 없는 부분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이재원에 대해 유인구만 조금 더 참으면 3할과 40홈런을 때릴 수 있는 선수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총알 타구 홈런, 포트리스 홈런은 그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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