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국 냉정한 교체가 보여줬다… 메디나는, 이제 현장에서 신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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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KIA는 20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에서 경기 막판 상대 추격을 힘겹게 뿌리치고 6-4로 이겼다. 막판 경기력이야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었지만, 선발 숀 앤더슨(29)의 투구는 나름대로 칭찬할 만했다.
앤더슨은 이날 힘 있는 공을 던졌고, 슬라이더 또한 이전보다 횡으로 더 크게 꺾이는 무브먼트를 보여주며 6이닝 동안 4피안타 1실점의 좋은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손가락 물집만 아니면 더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었다. 경기력 조정차 2군에 한 차례 다녀오기도 했던 앤더슨은 1군 복귀 후에는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혹은 그에 준하는 투구 내용으로 일단 궤도에 오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에 웃었던 KIA가, 하루 만에 외국인 선수에 울었다. 21일 선발 마운드에 오른 우완 아도니스 메디나(27)가 부진한 투구로 3회 도중 강판된 것이다. 메디나를 일찍 교체하는 강수를 뒀지만 KIA는 결국 4-7로 졌다.
메디나는 이날 경기 전까지 11경기에서 2승6패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 중이었다. 외국인 선수라고 보기는 어려운 평균자책점이었다. 경기 내용이 좋은 것도 아니었다. 피안타율이 0.283으로 높았고,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도 1.57로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제구가 많이 흔들렸고, 경기마다, 이닝마다 이 제구의 기복이 심했다. 감정을 잘 제어하지 못하는 모습도 몇 차례 잡혔다.
시속 150㎞의 빠른 공을 가지고 있어도 제구가 좋지 않으니 무용지물이었다. 이 약점을 아는 상대 타자들도 메디나를 상대로는 빠른 승부보다 일단 상황을 지켜보는 흐름도 읽힌다. 그렇다고 가운데 넣자니 공의 힘이 그렇게 좋지는 않아 장타를 허용하기 일쑤였다.
21일도 제구가 갑자기 흔들리며 결국은 버티지 못했다. 1‧2회, 그리고 3회의 투구 내용이 너무 달랐다.
1‧2회는 괜찮았다. 평균 149~150㎞ 선에서 형성된 투심의 움직임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탈삼진은 없었지만 나름대로 빗맞은 타구들을 잘 유도하며 손쉽게 2이닝을 정리했다. 하지만 그랬던 투수가 3회 들어, 그것도 상대 하위타선에 고전하며 벤치를 답답하게 했다.
메디나는 선두 장진혁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안타는 언제든지 맞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도윤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경기 초반이고, 1점을 앞서고 있었던 만큼 더 공격적인 승부가 필요한 시점이었는데 여기서부터 제구가 흔들렸다.
이어 정은원이 희생번트 모션을 취했지만, 메디나는 여기서도 제구가 말을 듣지 않으며 오히려 볼넷을 내줬다. 경기 초반이라 보통 이 상황에서 벤치는 “희생번트를 대게 해주라”는 지시를 내는 게 일반적이지만, 메디나는 이마저도 수행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결국 무사 만루에 몰렸다.
결국 메디나는 이진영에게도 볼넷을 내주고 밀어내기로 1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올 시즌 중반 KIA를 관통할 만한 중요한 이슈를 미리 볼 수 있는 장면이 그 다음에 있었다.
KIA는 김유신을 일찌감치 대기시키는 상황이었고, 여기서 메디나를 교체하는 강수를 택했다. 메디나의 투구 수는 단 37개였다. 메디나는 교체 판정을 다소 이해할 수 없다는 제스처를 취했으나 정명원 투수코치는 이미 공을 들고 나오는 판이었다. KIA는 김유신을 올려 버티기에 들어갔다. 메디나의 몸 상태에 이상은 없었다.
외국인 투수라고 하면 대개 어느 정도의 신뢰를 주기 마련이다. 무사 만루의 위기가 이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3회였고, 스코어도 1-1이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외국인을 교체할 만한 흐름은 아니었다. 못해도 한 타자는 더 기회를 주는 게 대체적인 선택이다. 이는 웬만한 국내 선발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이야기다.
그러나 KIA 벤치는 더 놔두다가는 대량 실점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고, 결국 메디나를 교체했다. 메디나에 대한 벤치의 신뢰가 이미 국내의 어린 선발투수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것을 상징했다. 앞으로 같은 상황이 와도 KIA 벤치는 같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교체가 한 번 더 있다면, KIA 벤치는 메디나의 기량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로 굳어질 수 있다.
KIA는 현재 외국인 담당자가 이런 저런 사정을 살피러 출국한 상황이다. 꼭 외국인 교체를 단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내년 외국인 등 여러 부분에서 체크가 필요하고, 일반적으로 이 시점에 대다수 구단들이 나가 시장을 살펴본다.
그러나 메디나의 이런 투구가 이어진다면 후반기 대반격을 노리는 KIA의 발걸음도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의 신뢰가 떨어진 것이 눈에 보이는 판에, 극적인 반전이 없는 이상 더 끌고 가기도 쉽지 않아 보이는 흐름이다. 메디나에게 남은 기회가 많지 않은 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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