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부상' 이정후와 '최하위' 키움의 우울한 시즌… 그래도 포스팅 시계는 돌아간다, SD 또 '군침'

작성일: 2023.08.11 05:58 김태우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시즌 초반 부상과 발목 부상으로 아쉬움을 남긴 이정후 ⓒ곽혜미 기자
▲ 시즌 초반 부상과 발목 부상으로 아쉬움을 남긴 이정후 ⓒ곽혜미 기자
▲ 부상에도 불구하고 이정후의 값어치는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곽혜미 기자
▲ 부상에도 불구하고 이정후의 값어치는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 최고 타자인 이정후(25‧키움)에게 2023년은 아쉬움이 가득한 해다. 올 시즌이 끝나면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할 예정이지만, 그 전에 해야 할 ‘숙제’를 못한 찜찜함이 큰 탓이다.

더 이상 기록을 나열할 필요가 없는 정도로 타격으로 리그를 평정한 이정후는 올 시즌을 앞두고 승부수를 던졌다. 이미 최고의 타자였지만 더 좋은 타격을 위해 타격폼을 바꿨다. 모험이기는 했으나 메이저리그에서의 경쟁력까지 생각하면 한 번은 거쳐야 할 과정으로 여겼다. 시즌 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성적도 좋았다. 타격폼 교정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막상 시즌에 들어가자 이해할 수 없는 부진이 이어졌다. 타구 속도 등 전체적인 세부 성적이 지난해 수준, 혹은 그 이상을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잘 맞은 타구들이 아웃되고 파울 비율이 늘어나는 등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이정후 스스로도 다소 당황하면서 악순환의 고리에 빠졌다. 실제 4월까지 22경기 타율이 0.218까지 처졌다. 이정후의 성적이라고 믿을 수 없는 기록이 찍혔다. 

그대로 주저앉지는 않았다. 5월부터 성적이 향상되며 자신의 성적을 찾아가는 듯했다. 5월 타율은 0.305였고, 6월은 0.374까지 올라왔다. 한 번 감을 찾자 몰아치기가 시작됐다. 7월 13경기 타율은 무려 0.435였다. 절정의 기량과 함께 소속팀 키움의 성적 향상과 몸값 띄우기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섰다. 그러나 그 순간 부상이 찾아왔다.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이정후는 7월 22일 고척 롯데전에서 수비를 하던 도중 발목에 통증을 느꼈고 검진 결과 3개월 정도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남은 시즌 출전하기 어렵다는 판단과 다름 아니었다. 10월 예정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도 불투명해졌다. 불똥은 이정후뿐만 아니라 소속팀 키움에 튀었다. 이정후가 가장 큰 자책감을 느끼고 있을 법한 부분이다.

지난해 역경 속에서도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저력을 과시한 키움은 올해를 승부처로 봤다. 시즌 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예고된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이 핵심 선수가 있을 때 마지막으로 대권 도전의 승부를 걸어야 했다. 실제 키움은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적시장에서 원종현 이형종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보통 ‘셀러’의 이미지였던 키움이 모처럼 ‘구매자’가 된 순간이었다.

▲ 이정후는 올 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한다 ⓒ곽혜미 기자
▲ 이정후는 올 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한다 ⓒ곽혜미 기자

 

▲ 이정후의 팀 선배인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의 핵심 선수로 발돋움했다
▲ 이정후의 팀 선배인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의 핵심 선수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이정후의 이탈 이후 타격에서 힘을 쓰지 못하며 하위권으로 처졌다. 10일 고척 롯데전에서 패하며 42승59패3무로 결국은 삼성에게 9위 자리를 내주고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이정후의 부상 후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키움은 핵심 선발 자원인 최원태를 LG로 트레이드시키면서 유망주와 지명권을 받아왔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시즌을 포기하고 이정후 이후 시대를 준비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한다.

모든 게 꼬였지만, 이정후의 가치 자체는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 이정후가 발목 부상으로 이탈한 것은 분명 뼈아프지만, 이미 메이저리그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정후에 대한 평가는 끝났다는 것이다. 3년 이상 장기적으로 이정후를 추적했고 기량은 확인했다. 올해는 진출을 앞으로 그간 약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을 얼마나 보완했는지를 체크하는 단계였다. 몸값을 더 띄울 기회는 사라졌지만, 적어도 가치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이미 수많은 구단들이 이정후에 대한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했고, 이중에는 많은 돈을 쓸 수 있는 이른바 ‘빅리그’ 팀들 또한 대거 참전이 예상되고 있다. 김하성(28) 효과를 톡톡히 본 샌디에이고도 마찬가지다. 이정후 영입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예상이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샌디에이고 담당기자인 데니스 린은 11일(한국시간) 독자와 질의응답 코너에서 샌디에이고의 국제 선수 영입 가능성에 대해 ‘파드리스는 이번 오프시즌 (국제 무대에서 뛰던 선수를) 미국으로 데려오려고 할 수도 있는데, 김하성의 전 동료인 이정후는 확실한(obvious) 후보’라고 평가해 관심을 모았다. 린은 베테랑 샌디에이고 담당기자다. 이정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구단의 분위기를 직접 전한 것이다.

린은 ‘샌디에이고는 키움 히어로즈의 외야수가 7월 시즌을 마감할 발목 부상을 당하기 전에 여러 명의 고위 스카우트를 보냈다’고 소개하면서 ‘일부 경쟁 구단들은 김하성과 박찬호를 영입했던 샌디에이고가 이정후 영입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과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
▲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과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
▲ 경쟁에 따라 포스팅 금액 포함 1억 달러 계약 가능성도 제기되는 이정후 ⓒ곽혜미 기자
▲ 경쟁에 따라 포스팅 금액 포함 1억 달러 계약 가능성도 제기되는 이정후 ⓒ곽혜미 기자

샌디에이고는 한국인 선수들과 인연이 깊고, KBO리그 관계자들과도 깊은 유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팀이다. 아시아 사정에 밝다. 또한 김하성 영입 과정에서 KBO리그 스타들을 면밀히 관찰한 구단으로 손꼽힌다. 김하성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윌머 폰트, 프레스턴 터커, 앙헬 산체스 등 KBO리그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선수들을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영입한 바 있다. 평소 KBO리그 무대에 큰 관심을 가졌다는 증거 중 하나다.

린은 ‘(이정후의) 발목 부상이 그의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두고 봐야 한다. 불행하게도 그것은 그의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정리했다.

현재 팀 페이롤이 꽉 차 있는 샌디에이고로서는 또 많은 돈을 써야 할 이정후 영입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주전 중견수인 트렌트 그리샴의 기량, 특히 공격력이 만족스럽지 않다. 또한 후안 소토와 계약을 포기한다면 외야를 영입해야 할 당위성을 가지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여러 상황에 대비해 이정후를 하나의 옵션으로 만지작거릴 만한 팀이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