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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갑자기 상의탈의? 인터뷰하는 선수 위해 기꺼이, "우리는 가족 같은 사이" 진짜였다

작성일: 2023.09.20 16:00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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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여자 근대5종 대표팀 간판선수 김선우. 최은종 감독이 벗어준 상의를 입고 인터뷰에 나섰다. ⓒ항저우(중국), 박정현 기자
▲ 한국 여자 근대5종 대표팀 간판선수 김선우. 최은종 감독이 벗어준 상의를 입고 인터뷰에 나섰다. ⓒ항저우(중국), 박정현 기자
▲ 근대5종 최은종 감독(왼쪽)과 김선우. ⓒ 신원철 기자
▲ 근대5종 최은종 감독(왼쪽)과 김선우. ⓒ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항저우(중국), 신원철 기자] 경기가 끝났는데 갑자기 감독이 상의를 벗기 시작했다. 화가 나서 항의하는 제스처가 아니다. 인터뷰를 해야하는 선수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옷을 내줬다. 

한국 근대5종 여자 대표팀은 20일 오전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경기에서 첫 테이프를 끊었다. '에이스' 김선우(경기도청)가 2위로 첫날 일정을 마친 가운데 김세희(BNK저축은행)가 3위, 성승민(경기체대)이 7위에 올랐다. 장하은(경기체고)은 13위. 

김선우는 한국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자 개최국인 중국의 볜유페이(265점)에 10점 뒤진 255점을 올렸다. 김세희가 240점, 성승민이 235점으로 최상위권을 따라붙었다.

최은종 감독(경기도청)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의 삼파전을 예상했는데 펜싱 결과를 봤을 때는 우리와 중국이 앞서나가고, 일본은 약간 떨어졌다"며 "우리가 보기에는 훈련 장소나 기타 환경이 A급이다. 이런 대회 많이 뛰어본 선수들이 많다. 지난 경험에 미뤄봤을 때 상당히 좋은 환경이다"라고 밝혔다. 

펜싱 결과에 대해서는 "네 명 다 잘했으면 좋겠지만 3명은 괜찮았고 한 명이 순위가 조금 밀렸다. 그래도 그 선수(장하은)가 수영이나 육상, 레이저런은 강하다. 우리 선수들이 충분히 (개최국) 중국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경기 후 감독과 코치들 앞에서 눈물을 펑펑 쏟은 장하은을 격려하는 한 마디였다. 

또 "여자부는 펜싱과 레이저런이 승패를 결정한다. 남자는 펜싱의 중요성이 더 크다. 승마를 제외하고 수영이나 레이저런은 기록이 어느정도 나와있기 때문에(예상이 가능한데) 한국 선수들이 조금은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 같다. 일단 승마가 끝나봐야 한다"며 좋은 결과를 기대했다. 

▲ 최은종 감독 ⓒ 신원철 기자
▲ 최은종 감독 ⓒ 신원철 기자

근대5종 승마는 선수와 말이 미리 호흡을 맞추지는 못한다. 경기 당일에야 말이 정해지는, 운이 크게 작용하는 종목이다. 말의 컨디션, 훈련 상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최은종 감독은 이 점에 대해서도 "승마는 운의 영역도 있는데 말 테스트를 해보니 상당히 괜찮았다. 예상보다 좋은 걸 보니 중국에서도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미세한 차이는 있겠지만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어떤 말이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미리 영상도 찍고 특성을 파악하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후에는 최은종 감독이 갑자기 상의를 벗고 등장했다. 감독과 인터뷰를 하면서도 사진을 찍을 수 없었던 이유다. 최은종 감독은 방송 인터뷰를 준비하던 김선우가 트레이닝복 상의를 찾지 못하자 경기장 구석으로 걸어가 직접 자신의 폴로셔츠를 벗어줬다. 그리고는 수건 한 장으로 자신의 몸을 가리고 질문을 받았다. 대신 김선우가 감독이 입던 옷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섰다.

그런가 하면 경기 중에는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장면도 보였다. 감독과 선수의 관계가 흔한 한국 체육계의 상하관계로 느껴지지만은 않았다. 최은종 감독은 "경기 중에는 경기에 집중하다 보니 지도자들도 선수들도 흥분할 수 있다. 서로 긴장감을 높였다가 떨어트리기도 하고, 또 김선우는 중국 선수와 차이를 좁혀야 하는 상황이니까 여러 대화를 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편하게 경기했다"며 웃었다. 

옷을 벗어준 결단에 대해서는 "같이 훈련하면서 10년 가까이 같이 지냈다. 그러다 보니까 선수와 지도자를 넘어서 어떤, 운동으로 맺어진 또다른 가족 같은 느낌도 있다. 외국에서도 인터뷰할 때 우리나라의 강점이 뭔가 그런 질문을 한다. 나는 우리 선수와 지도자 사이의 유대관계, 믿음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옷 정도야 얼마든지 벗어줄 수 있다. 그만큼 우리 선수들과 어색하지 않은 사이"라고 얘기했다.  

김선우는 경기 후 "결과는 과정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하나씩 집중해서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며 "3~4일 뒤에 결승이 있다. 감각이 떨어지지 않도록 잘 유지하게 노력하겠다. 또 승마가 있어 이에 대한 많은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 (첫 금메달까지) 힘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김선우. ⓒ 신원철 기자
▲ 김선우. ⓒ 신원철 기자
▲ 김선우 위에 있는 유일한선수인 중국 볜유페이. 프로필 키 180㎝의 독보적인 리치를 앞세워 펜싱을 1위로 마쳤다. ⓒ 신원철 기자
▲ 김선우 위에 있는 유일한선수인 중국 볜유페이. 프로필 키 180㎝의 독보적인 리치를 앞세워 펜싱을 1위로 마쳤다. ⓒ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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