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NOW]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은퇴 앞둔 플뢰레 맏형, 미친 기세로 역전金 이끌고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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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항저우(중국), 신원철 기자]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 국가대표 은퇴를 결심한 선수가, '가족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떠올리며 눈물을 보였다.
한국 펜싱 남자 에페 대표팀은 2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결승에서 개최국 중국에 45-38 역전승을 거뒀다. 3분의 1을 마쳤을 때 15-11로 끌려가고 있었지만 베테랑 허준의 활약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날 단체전에는 이광현(화성시청)-허준(광주시청)-하태규(대전도시공사)-임철우(성북구청)가 출전했다. 3라운드까지는 11-15로 끌려갔다. 1라운드부터 밀리더니 점수 차가 점점 벌어졌다. 그러나 첫 번째 주자로 나섰던 이관규가 4라운드에서 반격을 시작했다. 7-5로 자신의 라운드를 리드하면서 점수가 18-20으로 좁혀졌다.
20-25에서 6라운드를 맞은 허준이 분위기를 이어받았다. 6-0 리드로 26-25 역전을 만들었다. 리치 차이가 확연한 가운데 불리한 신체조건을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극복했다. 6라운드는 27-27 동점으로 끝났다.
접전이 이어진 가운데 이관규가 분위기를 확실히 가져왔다. 8라운드를 7-3으로 멀찍이 앞서면서 마지막 허준에게 40-36 리드를 안겼다. 허준은 첸하이웨이를 상대로 금메달을 확정했다.
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허준은 "(은퇴 전)마지막 경기라 아주 원없이, 지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후회하지 말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마침 이겨서 기분 좋고, 한편으로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착잡한 마음도 들고 그렇다"고 얘기했다.
역전의 발판이 된 6라운드 대활약에 대해서는 "에이스 몫을 맡고 있다 보니, 역전을 해야하는 위치(로 생각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내가 동점만 만들고 나오면 기세가 우리 쪽으로 넘어오니까, 충분히 동생들이 40점을 먼저 찍어줄 수 있다고 믿고 들어갔다. 그런 작전이 통하지 않았나 싶다. 동생들이 40까지 완벽하게 찍어줘서 내가 마무리를 잘 지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허준은 경기 막판 위기를 겪기도 했다. 근육경련 증상이 있어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허준은 "만약에 지고 있었다면 (경기를)잡을 상태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기고 있었기 때문에 중국 선수가 급하게 들어왔다. 그정도는 버틸 수 있는 상태였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은퇴를 앞둔 그는 '마지막이 실감 나나'라는 말에 동요하는 얼굴을 보였다. 그러면서 "실감은 나는데, 섭섭한 마음이 더 크다. 잘 모르겠다. 기쁘기도 기쁘지만 슬프기도 하다. 복잡미묘한 기분이다"라고 답했다.
그리고 '가족에게 한 마디' 질문에는 울컥했다. 20여 초간 감정을 추스른 뒤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그동안 뒷바라지 해주시고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효도하고, 아내와 잘 사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한편 남자 플뢰레는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땄다. 당시 금메달리스트 가운데 하태규와 허준이 이번 대회에도 출전해 2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허준은 2010년 광저우 대회 동메달과 2014년 인천 대회 동메달에 이어 4회 연속 단체전 메달을 거머쥐고 태극마크를 내려놓는다.
허준은 앞으로 소속 팀에서 플레잉코치로 펜싱과 연을 이어나간다. 그는 "16년 동안 대표팀에 있었다. 많이 지치기도 했고, 이제 아내와 자유롭게 지내고 싶다"고 은퇴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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