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NOW] 눈물로 끝난 우생순…"언니들 업적 깬 것 같아 죄송"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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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항저우(중국), 김건일 기자] 한국 여자 핸드볼 역사에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잊을 수 없는 대회다.
한국 여자 핸드볼은 1990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여자 핸드볼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로 지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 8차례 대회에서 7회 우승을 달성했는데, 유일하게 우승하지 못했던 곳이 2010년 광저우다. 당시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무릎을 꿇는 바람에 5연속 우승이 끊겼다.
2010년 광저우에서 '막내'였던 한국 여자 핸드볼 간판 류은희는 13년 뒤 '베테랑'으로 나선 이번 대회에서 같은 경험을 하게 되자 흐르는 눈물을 막지 못했다.
한국은 5일 중국 항저우 저장 궁상대학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일본에 19-29로 무릎을 꿇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으로 이어오던 3연속 우승이 좌절된 날. 또 대한핸드볼협회 공식홈페이지에 따르면 일본전 패배 역시 2010년 광저우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 이후 일본을 상대로 12연승 중이었다.
경기 후 공동 취재구역에서 만난 류은희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너무 아쉽다. 선수들은 이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 언니들의 업적을 이어갈 수 있는 그거를 제가 또 깨버린 것 같아서 많이 속상하다"고 말했다.
에이스 류은희를 필두로 강경민, 이미경 등 정예 멤버를 앞세운 한국을 막아세운 건 일본 골키퍼 바바 아츠코였다. 전반 초반부터 류은희에게 대회 첫 7m 스로우 실패를 안긴 아츠코는 슛 31개 중 14개를 막아 내며 55%라는 경이로운 세이브율을 기록하며 골문을 지켰다.
일본 역시 끈질기고 단단한 수비로 한국 공격을 막아세웠다. 공격을 막아낸 뒤엔 빠른 역습으로 한국 골망을 연신 흔들었다. 득점율부터 40%-57%로 일본이 앞섰고, 일본이 시도한 속공 8회 중 7회가 득점으로 이어졌다.
류은희는 "초반에 골 수가 많이 나다 보니 선수들이 자신감이 없었고 서로 미뤘던 것 같다. 그리고 런닝에서부터 저희가 진 것 같다. 쉬운 실수도 좀 많았다. 그게 패인이었지 우리가 크게 문제가 있어서 진 것 같지는 않다. 좀 운이 없었고 골대를 맞히거나 키퍼에게 막히는 그런 슛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일본 선수들이 협력 수비를 되게 잘했던 것 같다. 우리 공격 길목 차단을 잘했다. 그리고 쉬운 실수를 유도하는 등 진짜 옛날에 한국 선수들이 했던 플레이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가 쉽지 않았다. 어떻게 말하면 자멸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운 것 같다'는 질문엔 "조금 그렇다"며 "제가 최고참인데 오늘 역할을 잘 못해준 것 같다. 항상 제 역할에 있어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는데 오늘은 그게 뜻대로 잘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일본 대표팀 감독 쿠스모트 시게는 "먼저 한국 팀은 굉장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히로시마에서 열린 올림픽 예선에선 졌다. 한 달 만에 다시 강한 라이벌을 만났는데, 한국 선수들의 공격이 굉장히 강했다. 우리 골키퍼들이 대부분 막아 내서 좋은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헨릭 시그넬 한국 대표팀 감독은 "일본이 이기는 것이 당연했다. 10번 11번에 가까운 우리의 공격을 막아 냈다. 일본 팀, 특히 골키퍼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오는 11월 덴마크 스웨덴 등에서 열리는 세계 여자 핸드볼 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뒤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준비한다.
류은희는 "아시안게임도 저희가 힘들게 이렇게 뛰었는데 세계 대회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를 삼아서 선수들도 좀 더 동기부여가 됐으면 좋겠고 개개인적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은 '효자종목'이었던 핸드볼 종목을 은메달 1개로 마무리했다. 남자 핸드볼은 조별리그에서 바레인과 쿠웨이트에 2연패하며 일찌감치 탈락했다. 남자 핸드볼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4강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1982년 뉴델리 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처음이다. 노메달 역시 2006년 카타르 도하 대회 4위 이후 17년 만이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대회 금메달, 2014년 인천 대회 은메달,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남녀를 통틀어 금메달 없이 은메달 6개, 동메달 6개만 갖고 있던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추가했다. 경기가 끝나고 고개숙인 한국 대표팀을 뒤로 하고 일본 선수들은 얼싸 안으며 세리머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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