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좀 써줘요, 나 잘하고 있다고" 1할 타율로 47홈런 쏜 1번타자의 이상한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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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 필리스)는 현대 야구가 만든 가장 독특한 1번타자다. 올해 홈런을 47개나 때리고 볼넷을 126개나 골라냈지만 타율은 0.197에 그쳤다. 2년 연속 메이저리그 전체 삼진왕이기도 하다. 필라델피아는 그런 슈와버를 올해 108경기나 1번타자로 내보냈다. 20세기에는 상상도 못 했을 일이 2023년의 야구에서는 현실이 됐다.
#카일 슈와버의 2023년
160경기 출전 타율 0.197 출루율 0.343 장타율 0.474
47홈런 126볼넷 215삼진 104타점 108득점
#슈와버 올해 타순별 타율 출루율 장타율
1번 108경기 - 0.205 / 0.345 / 0.493
2번 10경기 - 0.167 / 0.205 / 0.405
3번 20경기 - 0.234 / 0.410 / 0.469
4번 1경기 - 0.000 / 0.000 / 0.000
5번 21경기 - 0.136 / 0.352 / 0.424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이 슈와버의 독특한 기록을 조명했다. 베테랑 기자 제이슨 스타크는 27일 '이상하지만 사실인' 칼럼에서 2023년 가장 이상하면서 사실이었던 선수로 슈와버를 꼽았다. 스타크 기자는 "올해 9월 슈와버가 부탁 하나를 했다. 아주 심각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는 '내가 잘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기사를 하나 써주실 수 있나요'라고 했다"고 적었다.
스타크 기자는 "기꺼이 그럴 수 있다"며 "타율 0.197과 삼진 215개를 먹은 1번타자에 대해 설명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그는 역사상 가장 독특한 1번타자였다. 필라델피아가 그에게 1번을 맡기면서, 슈와버는 타율이 멘도사라인(0.215)에 도달하지 못한 시즌에 1번타자로 500타석 이상 출전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필라델피아는 슈와버가 1번타자로 나간 경기에서 65승 41패를 거뒀다. 162경기로 치면 99승을 거둘 수 있었다"고 썼다.
1900년 이후 2할 미만 타율의 선수가 팀 내 득점 1위에 오른 경우도 슈와버가 처음이다. 슈와버는 안타(115개)보다 삼진(215개)이 100개나 많았지만 팀 내 득점 1위였다. 이 역시 메이저리그 최초 기록이다. 안타보다 삼진이 100개 이상 많았던 선수는 아담 던, 조이 갈로, 크리스 데이비스가 있었지만 이들은 팀에서 최다 득점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슈와버의 올해 기록 47홈런 104타점 108득점 126볼넷은 메이저리그 전설들과도 비교할 수 있는 진기록이다. 한 시즌에 이런 기록을 남긴 선수는 슈와버 외에 베이브 루스(6번) 마크 맥과이어(2번) 루 게릭, 미키 맨틀, 배리 본즈, 애런 저지(이상 1번) 밖에 없다.
OPS+(OPS를 파크팩터로 보정한 수치, 100이 평균)는 122를 기록했는데, 이는 3할 타자 보 비솃(토론토 블루제이스)과 비슷하다. 비솃은 올해 타율 0.306과 OPS+123을 기록했다. 출루율은 0.343인 슈와버가 0.339인 비솃보다 높았다. 볼넷의 힘이었다.
슈와버는 선구안에서 비롯된 높은 출루율과 파워에서 나온 높은 장타율 덕분에 1할대 타율로도 1번타순에서 뛰어난 생산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21세기 야구의 새로운 시각이 만든 새로운 유형의, 독보적인 1번타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에서 슈와버는 돋보이는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베이스볼레퍼런스에 따르면 슈와버의 올해 WAR은 0.6에 그쳤다. 수비 때문이다. 시즌 중에는 마이너스를 찍은 적도 있다. 그는 올해 103경기에 좌익수로 나왔다. 올해 필라델피아의 주전 지명타자는 팔꿈치 수술 여파가 남아있는 브라이스 하퍼였다.
이런 독특하 기록을 전해들은 슈와버는 디애슬레틱에 "내가 1번타자로 뛰다니 상상도 못 했어요. 먼저 이 모든 기록이 흥미롭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다 떠나서, 저는 그저 이기면 좋습니다. 그러면 행복해요"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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