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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격수 김하성, 3739억짜리 결정"…亞 최초의 위엄, 트레이드 멈칫한 이유 있었네

작성일: 2024.02.18 17:01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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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하성
▲ 김하성
▲ 김하성과 보가츠의 포지션 교체는 장기적으로 서로와 팀에 이득이 될 가능성이 있다
▲ 김하성과 보가츠의 포지션 교체는 장기적으로 서로와 팀에 이득이 될 가능성이 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2억8000만 달러(약 3739억원)짜리 결정을 내렸다."

샌디에이고의 스프링캠프 훈련지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스포츠컴플렉스는 17일(한국시간) 하루 김하성(29)과 잰더 보가츠(32)의 보직 변경 소식으로 시끌벅적했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이날 올해 키스톤콤비를 유격수 김하성-2루수 보가츠로 새로 꾸리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미국 언론도 놀랄 만한 큰 결단이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FA 유격수 대어였던 보가츠와 11년 총액 2억8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당시 이 결정에 의아해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2022년 시즌 주전 유격수를 맡은 김하성은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에 들 정도로 빼어난 수비를 펼쳤다. 유격수 수비로는 마이너스가 될 게 없었다. 샌디에이고가 내세울 보가츠 영입 명분은 결국 타격이었다. 타격 성적으로는 보가츠가 김하성에 앞선 게 분명했고, 수비로는 큰 차이가 없다고 판단했다. 샌디에이고는 보가츠와 11년 계약 기간 중에 첫 1년은 무조건 유격수로 뛰게 해주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은 철저히 지켜졌다. 샌디에이고가 2억 달러가 넘는 몸값을 약속한 건 유격수라는 포지션의 특수성도 반영된 결과였기 때문. 

그런데 샌디에이고는 보가츠에게 약속한 유격수 보장 기간 1년이 지나자 곧장 변화를 줬다. 샌디에이고 수뇌부가 3루수 매니 마차도-유격수 김하성-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 보가츠로 새롭게 내야를 구성할 계획을 짜고 있다는 이야기는 스토브리그 초반부터 들렸다. 김하성은 지난해 주전 2루수로 포지션을 바꾸면서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를 차지하는 등 빼어난 수비력을 유지했지만, 크로넨워스가 문제였다. 크로넨워스는 주 포지션이었던 2루수 대신 1루수로 뛰자 공수에서 눈에 띄게 기량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크로넨워스와 7년 8000만 달러(약 1068억원) 연장 계약을 한 샌디에이고로선 부진이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실트 감독은 일단 유격수 김하성-2루수 보가츠로 확정해 발표했다.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는 18일 '샌디에이고가 보가츠의 보직을 2루수로 바꾸는 2억8000만 달러짜리 결정을 했다. 막대한 금액을 보장받는데도 보가츠가 샌디에이고 유격수로 보낸 시간은 너무도 빨리 끝났다. 11년 2억8000만 달러 계약을 한 지 1년 만에 샌디에이고는 보가츠에게 2루수로 뛰어 달라고 요청했다. 보가츠는 메이저리그 11시즌은 물론이고 마이너리그 커리어까지 통틀어 2루수로 뛴 적이 없다'고 보도했다.  

보가츠는 구단의 요청에 답하기까지 15초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실트 감독은 미국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보가츠는 즉각적으로 '그러면 우리 팀에 어떻게 작용할까?'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편안하고 최선일지 알고 싶어 했다. 그러나 그는 매우 마음이 열려 있었다. 그런 보가츠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다"고 구단의 결정을 받아들인 보가츠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보가츠는 "나는 샌디에이고와 유격수로 계약했지만, 야구에 죽고 사는 사람이다. 나는 김하성을 존경한다. 특히 수비는 더 그렇다. 사실 김하성을 보고 많이 감탄한다. 나는 그저 팀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면 되고, 결국 내가 보직을 바꾸는 것을 편하게 받아들이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 김하성 ⓒ 신원철 기자
▲ 김하성 ⓒ 신원철 기자

실트 감독은 스프링캠프 동안은 김하성은 유격수, 보가츠는 2루수로 온전히 시즌을 준비하고 훈련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보가츠가 2루수로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이 들면 결정은 번복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뒀다. 

실트 감독은 "100% 확정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보가츠가 2루수로 어떻게 하는지 봐야 하는 과정이 남아 있다. 앞으로 평가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보가츠의 유격수 수비가 부족해서 내린 결정이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실트 감독은 "보가츠는 지난해 우리 팀에서 유격수로 정말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우리에게 매우 긍정적이고 성공적인 성과를 안겨줬다"며 이번 보직 변경이 보가츠의 실력을 깎아내리는 쪽으로 잘못 해석되지 않길 바랐다. 

그러나 MLB.com은 '김하성이 2022년 유격수로 거둔 수비 성적이 지난해 보가츠보다 훨씬 좋았던 게 사실이다. 지난해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또 한번 엄청난 수비 가치를 보여줬다. 지난해 처음 골드글러브를 받기 전에 2022년에는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며 결국 수비에 훨씬 안정감을 보여준 김하성이 보가츠를 밀어냈다고 바라봤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AP/연합뉴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AP/연합뉴스

실트 감독은 크로넨워스가 2루수로 돌아오기는 힘들 것으로 바라봤다. 보가츠는 보직을 바꾸더라도 중앙 내야는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 못을 박았다. 실트 감독은 "크로넨워스는 1루수로도 견고한 수비를 보여줬다"며 내야에 추가 보직 변동은 없을 것으로 바라봤다. 

결국 김하성이 지난해 아시아 내야수 최초의 업적을 남겼기에 올해 이런 결정도 가능했다. 유틸리티 능력을 입증하는 것도 좋지만, 대형 내야수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확실한 한 자리를 고정하는 게 여러모로 좋다. 김하성은 올 시즌 뒤 샌디에이고와 4년 2800만 달러(약 373억원) 계약이 끝난다. 다가올 FA 시장에서 최소 몸값 1억 달러(약 1335억원)를 보장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올해 유격수로 가치를 입증하면 2억 달러(약 2671억원) 이상의 몸값도 기대할 수 있다. 

샌디에이고는 올겨울 트레이드설이 무성했던 김하성을 당장 이적시킬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올해는 주전 유격수로 기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트레이드설은 더 잠잠해졌다. 그래도 미국 언론은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시즌 중에는 어떻게든 트레이드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김하성이 유격수로 다시 한번 좋은 시즌을 보냈을 때 샌디에이고가 트레이드 보상 카드로 기대할 수 있는 선수의 가치도 더 높아질 수 있다. 

유격수 타이틀을 되찾은 김하성은 "사실 놀랐다. 보가츠가 나에게 양보 아닌 양보를 하게 됐다. 거기에 맞게 더 잘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깜짝 놀라기도 했고 나도 모르게 부담이 됐다. 계속 뛰어왔고 가장 편한 포지션인데 갑자기 들으니까 당황한 것도 있었다. 그만큼 팀에서 믿어준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더 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 2023년 샌디에이고의 키스톤을 책임진 김하성과 잰더 보가츠
▲ 2023년 샌디에이고의 키스톤을 책임진 김하성과 잰더 보가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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