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은 지금 조금 운이 없을 뿐? 이게 팀 내 최정상급, MLB 콜업 데이터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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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택한 고우석(26·마이애미)의 길은 험난 그 자체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샌디에이고와 2년 보장 450만 달러(약 61억3000만 원), 2+1년 최대 940만 달러(약 128억 원) 계약을 할 때까지만 좋았다. 그 다음부터는 일이 뜻대로 잘 풀리지 않는다.
뒤늦게 샌디에이고의 스프링트레이닝에 합류했지만 몸이 다 만들어지지 않아 시범경기 데뷔가 늦었다. 시범경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려는 찰나 팀은 서울시리즈를 위해 서울로 떠나 또 장거리 이동을 해야 했다. 마지막 테스트에서 팀의 선택을 받지 못한 고우석은 팀의 개막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했다. 이후 구단 산하 더블A팀인 샌안토니오에서 다시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낯선 환경에서 힘들게 몸을 만들었지만 구위가 다 올라오지 않았고 성적도 따라주지 않았다. 조기 콜업 목적 달성은 실패했다. 그러다 내셔널리그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스를 화두로 한 마이애미와 샌디에이고의 1대4 트레이드 때 매물이 돼 마이애미로 자리를 옮겼다. 서부에서 동부로 또 여행을 해야 했다.
현재 고우석은 마이애미 산하 트리플A팀인 잭슨빌 점보 쉬림프에서 뛰고 있다. 메이저리그 시즌이 개막한 지 두 달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그러자 온갖 위기론이 감돌고 있다. 신분 때문이다. 고우석은 현재 마이애미의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올해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다.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더라도 팀이 내려가라면 내려가야 하는 신분이다.
만약 고우석이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자리를 잡지 못할 경우 문제가 복잡해진다. 고우석은 내년에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마이애미가 내년 시즌을 앞두고 고우석을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신분이 복잡해지고, 최악의 경우 방출이나 다른 수를 찾아야 한다. 보장되어 있는 연봉은 다 받겠지만 고우석이 돈 때문에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택한 게 아니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의 기량을 실험하겠다는 목적이 강했다. 450만 달러가 문제가 아니라 2년의 시간을 허송세월하는 게 더 큰 문제다.
고우석도 총력을 다해 메이저리그 진입을 노리고 있다. 트리플A에서 뛰고 있지만 대충 던진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실제 마이애이로 이적한 뒤 고우석의 구속은 일정 부분 계속 올랐다. 첫 경기 최고 구속은 93.2마일(약 150㎞), 두 번째 경기 최고 구속은 94.4마일(약 151.9㎞), 세 번째 경기 최고 구속은 95.7마일(약 154㎞)까지 올랐다. 구속은 어느 정도 다 회복이 됐다. 다만 메이저리그 콜업의 명분이 될 ‘실적’이 들쭉날쭉하다.
잭슨빌 소속이 된 후 첫 두 경기에서는 합계 2⅓이닝 무실점으로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15일(한국시간) 내슈빌 사운즈(밀워키 산하 트리플A팀) 경기에서도 1⅔이닝 1실점으로 나쁜 편은 아니었다. 18일 내슈빌과 경기에서는 1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하지만 20일 내슈빌전에서는 1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트리플A 5경기 평균자책점은 4.50으로 올랐다. 어느 정도 구단의 체계적인 관리 속에 등판하고 있음은 분명한데 성적이 들쭉날쭉하다.
20일 경기에서는 6-1로 앞선 8회 마운드에 올랐으나 여섯 타자를 상대하며 고전했다. 선두 요니 에르난데스와 승부에서 2S의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지만 끝내 우전 안타를 맞은 고우석은 차베스 영을 2루수 방면 병살타로 처리하고 힘을 냈다. 여기까지는 순항하는 듯했다.
하지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올리버 던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맞으며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어 타일러 블랙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1점을 내줬고, 후속 타자 아이작 콜린스에게 좌중간 3루타를 맞고 1점을 더 내줬다. 역시 유리한 카운트에서 슬라이더를 던졌지만 이게 실투가 되며 아쉬운 실점을 했다. 내슈빌은 이번 시리즈에서 벌써 고우석과 세 차례 상대했고, 이미 꽤 상대해 본 타자들이었다.
고우석의 현재 성적은 메이저리그 콜업의 당위성을 무력 시위하기는 다소 모자란다. 구속도 약간은 들쭉날쭉하다. 자기 구속은 꾸준하게 유지를 해야 하는데 아직은 100%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고도 할 수 있다. 다만 주목해야 할 점도 있다. 세부적인 내용은 긍정적인 대목이 있다. 무엇보다 강한 타구를 많이 허용하지 않았고 실제 아직 피홈런도 없다. 고우석의 트리플A 피안타율은 0.360인데, 그 성적보다는 더 좋은 수치를 낼 수 있었다는 증거가 나온다.
잭슨빌 합류 이후 고우석은 트리플A에서 5경기에 나섰고, 이 5경기에서 기록한 평균 타구 속도는 82.9마일(약 133.4㎞)이었다. 50구 이상을 투구한 잭슨빌 선수 중에서는 역시 콜업 경쟁을 벌이는 후아스카 브라조반(80.8마일) 다음으로 낮았다. 적어도 고우석이 타구의 질은 어느 정도 잘 억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경기를 보면 고우석 피안타의 상당수는 장타가 되기에는 다소 역부족인 타구들이었다. 실제 피안타율은 0.360으로 높은데, 타구 속도와 발사각 등을 종합한 기대 피안타율은 0.251로 크게 떨어진다.
시속 95마일(152.9㎞) 이상 속도의 타구를 의미하는 하드히트 비율도 낮았다. 고우석의 트리플A 하드히트 비율은 18.8%다. 역시 50구 이상을 투구한 잭슨빌 선수 중 고우석보다 하드히트 비율이 낮은 선수는 팀 내 유망주 앤서니 말도나도(14.3%) 하나다. 마이애미 구단도 수많은 데이터를 참고해 선수 이동을 결정한다. 물론 피안타율이나 평균자책점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겠지만 요즘은 타구의 질이나 전반적인 그림을 판단해 이 투수가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 것인지를 면밀하게 살핀다.
현재 고우석은 마이너리그에서 대체적으로 공격적인 승부를 벌이고 있다. 볼넷을 줄 바에는 안타를 맞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트리플A 6이닝에서 볼넷은 하나만 허용했다. 오히려 KBO리그 볼넷 비율보다 더 낮다. 존을 공격적으로 공략한다. 다만 변화구가 결정구가 가운데 몰리는 로케이션 문제가 잘 드러난다. 고우석의 피치 차트를 보면 가운데 몰린 공들이 인플레이타구로 이어졌음을 볼 수 있다. 조금 더 정교한 커맨드와 보더라인 피칭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타구 속도로 봤을 때 이 문제가 더 개선된다면 피안타율이나 전체적인 성적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경쟁하는 선수들의 벽이 아주 높은 것도 아니다. 현재 잭슨빌에는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어 있는 투수가 고우석을 포함해 총 7명이다. 이중 맥스 마이어와 로데리 무노즈는 선발 자원이라 고우석과 직접적으로 경쟁하지는 않는다. 남은 5명의 평균자책점도 크게 차이는 나지 않는다. 최근 메이저리그 팀에서 내려온 앤서니 말도나도가 8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31로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을 뿐, 조지 소리아노(ERA 4.91), 엘리 빌라로보스(ERA 4.60), 후에스카 브라조반(ERA 5.14), 고우석(ERA 4.50)은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
이중 연봉 보장 계약이 되어 있는 선수는 고우석 하나다. 결국 마이애미는 어차피 나가는 돈을 활용해야 하고, 고우석의 컨디션이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하면 결원이 있을 때 실험 삼아 콜업을 결정할 수 있다. 마이애미는 리빌딩 팀이라 선수 이동도 적지 않은 편이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6월이 가기 전 고우석에게 반드시 적어도 한 번의 기회는 찾아온다. 이 기회를 살려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눌러 앉아야 한다. 그래서 그 내공을 만들 지금 시기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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