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투수가 매덕스-커쇼-디그롬과 어깨를 나란히 하다니… 충격적 데뷔, 사이영 보증 수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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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메이저리그의 최고 히트 상품 중 하나는 일본인 좌완 이마나가 쇼타(31·시카고 컵스)다. 물론 원래 잘 던지는 투수로 알고 있었고, 계약 규모는 적지 않았다. 그런데 그 계약 규모(4년 5300만 달러, 5년 최대 8000만 달러) 이상의 무서운 질주로 메이저리그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이마나가는 17일(한국시간) 현재 13경기에서 76이닝을 던지며 7승1패 평균자책점 1.89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있다. 몇 경기 1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키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 벌써 13경기를 던졌는데도 1점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세부 지표는 이마나가의 이런 성적이 운이 아님을 보여준다. 피안타율은 0.221로 좋은 편이고,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99로 특급이다.
이마나가는 효율적인 투구로 메이저리그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렇게 빠른 공은 아니지만 일본에서 호평 받던 그대로 공의 힘이 좋다. 시속 150㎞ 정도의 공을 하이존에 과감하게 던지는데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배트가 밀린다. 여기에 삼진을 잡아낼 수 있는 확실한 변화구 결정구도 가지고 있다. 올 시즌 76경기에서 잡은 삼진만 78개다.
제구도 좋다. 이마나가는 76이닝 동안 11개의 볼넷만을 허용 중이다.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9.24개, 9이닝당 볼넷 개수는 1.30개로 양쪽 모두 뛰어나다. 인플레이가 된 타구는 운의 영역이 상당 부분 작용하지만, 탈삼진과 볼넷은 투수의 고유 지표다. 이 지표가 유지되는 이상 이마나가는 급격한 성적 하락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전망이다. 체력적으로 아직 전혀 문제되는 부분도 없다.
이마나가의 이런 출발은 메이저리그 역사를 통틀어서도 손에 꼽는다. 평균자책점이 공식 기록으로 인정된 건 1912년(아메리칸리그)과 1913년(내셔널리그)이다. 그 이후 시즌의 첫 13경기에서 78개 이상의 탈삼진, 11개 이하의 볼넷, 그리고 2.00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올해 이마나가까지 단 5명에 불과하다. 이마나가의 출발이 얼마나 좋은지 실감할 수 있다.
앞서 이 기록을 달성한 선수들은 모두 사이영상 수상자들이다. 1995년 그렉 매덕스(당시 애틀랜타)는 첫 13경기에서 80탈삼진-8볼넷-평균자책점 1.78을 기록했다. 매덕스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 투수 중 한 명으로 뽑히는 전설이다. 1992년부터 1995년까지 4년 연속 사이영상 수상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한동안 이 기록이 나오지 않다 그 뒤를 이은 선수가 한때 지구상 최고 투수로 불렸던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다. 커쇼는 2016년 첫 13경기에서 122탈삼진-6볼넷-평균자책점 1.52라는 미친 성적을 거두면서 리그 최고 투수임을 증명했다. 커쇼 역시 사이영상 수상 경력 3회, MVP 수상 경력 1회에 빛난다. 다만 2016년 평균자책점 1.69의 좋은 성적에도 부상으로 규정이닝을 소화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21경기만 뛰고도 사이영상 투표 5위에 올랐다.
2018년 코리 클루버(당시 클리블랜드)가 그 뒤를 이었다. 클루버는 2018년 첫 13경기에서 95탈삼진-10볼넷-평균자책점 1.96을 기록했다. 클루버는 2014년과 2017년 사이영상 수상자로 2018년에도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올랐다. 마지막 사례는 2021년 제이콥 디그롬(당시 뉴욕 메츠)이었다. 디그롬은 첫 13경기에서 122탈삼진-11볼넷-평균자책점 0.69의 미친 성적을 남겼다. 디그롬은 2018년과 2019년 사이영상 수상자다. 다만 2021년은 부상으로 15경기만 뛰고 시즌을 접었다. 그럼에도 사이영상 투표 9위에 올랐다.
앞서 이마나가의 기록을 낸 투수들은 모두 사이영상 수상 출신자들이고, 메이저리그 경력이 풍부한 상태였다. 이마나가는 올해가 메이저리그 첫 시즌이라는 점에서 더 놀랍다. 이마나가 이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다면 신인상은 물론 사이영상에도 도전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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