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ML에서 보자"…라모스 출근하자마자 짐 쌌다, 왜 두산은 계속 교체 추진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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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미안하게 생각하고, 꼭 메이저리그에서 보자고 이야기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23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외국인 타자 교체를 단행한 배경을 설명했다. 두산은 이날 '외국인타자 제러드 영과 총액 30만 달러(약 4억원)에 계약했다. 아울러 KBO에 외야수 헨리 라모스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제러드 영과 계약을 마치고 이날 오후 2시쯤 라모스가 출근했을 때 결별을 통보했다. 이 감독은 라모스를 불러 마지막 인사를 나눴고, 라모스는 곧장 짐을 싸서 팀을 떠났다.
시즌 성적을 보면 물음표가 붙는 성적이긴 하다. 라모스는 올해 80경기에서 타율 0.305(311타수 95안타), 10홈런, 48타점, OPS 0.842를 기록했다. 장타력은 기대보다 조금 떨어지긴 하지만, 3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건 맞히는 능력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됐다는 뜻이다.
그러나 구단은 후반기 하락세에 주목했다. 라모스는 후반기 9경기에서 타율 0.263(38타수 10안타) 2홈런 3타점에 그쳤다. 수비와 주루에서 반복되는 본헤드플레이도 구단 내부 평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다. 두산은 5강 경쟁을 위해 팀에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 판단했고, 22일 코칭 스태프 개편으로 한 차례 변화를 준 데 이어 외국인 타자 교체로 한번 더 선수단에 충격을 안겼다.
이 감독은 라모스 교체와 관련해 "외국인한테 바라던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았던 게 가장 큰 교체 원인이다. 우리가 변화를 줄 수 있는 게 외국인 아니면 트레이드인데, 사실 트레이드는 녹록지 않고 외국인 교체를 통해서 우리가 반전할 수 있는 계기도 만들고 우리 선수들에게 지금 포기하지 않고 더 한번 달려보자는 의미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모스와 인사를 했다. 우리 팀 상황이 이렇다 보니 더 멀리 보고 교체했다. 미안하게 생각하고, 꼭 메이저리그에서 보자 지켜보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본격적으로 교체를 고민한 건 후반기부터다. 이 감독은 "항상 생각은 하고 있었다. 구단에서 계속 준비는 해 주셨고, 6월 지나고 7월 오고 후반기 때 사실 안타가 하나씩은 계속 나왔으나 경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그런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우리 국내 선수도 나오지 않는데 외국인까지 그렇다 보니까 사실 팀이 많이 침체돼 있었다. 그런 점에서 후반기 시작하면서 조금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
새 외국인 타자 제러드 영은 캐나다 출신 우투좌타 외야수 겸 1루수다. 신장 185cm·체중 92kg의 신체조건을 지녔으며,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시카고 컵스의 15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2022년 컵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제러드 영은 2시즌 통산 22경기에서 타율 0.210, 2홈런, 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25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산하 트리플A 멤피스 레드버즈 소속으로 74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5, 11홈런, 35타점, OPS 0.917을 기록했다. 트리플A 통산 성적은 310경기 출장 타율 0.268, 54홈런, 184타점, OPS 0.852다.
두산 관계자는 “제러드 영은 올 시즌 트리플A에서 출루율 0.411을 기록할 만큼 선구안이 좋으며 장타력도 갖춘 OPS형 타자”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2년간 트리플A에서 32홈런을 기록할 만큼 전성기의 기량을 갖췄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외야수로 생각하고 있고, 지금 라인업에서 우타자가 필요하긴 하지만 찾을 수 있는 선수 중에서 그래도 가장 효과적인 선수를 찾았다고 생각한다. 출루율이 높고, 파워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는 선수라 생각하고, 요즘 우리 경기가 타선이 풀리지 않고 무기력한 경기가 많다. 선수 한 명이 들어와서 활기찬 팀 분위기로 바꾸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두산은 지난 4일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를 교체한 데 이어 외국인 타자 라모스까지 교체하면서 올 시즌 쓸 수 있는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 2장을 모두 활용했다. 현재 부상 재활 중인 브랜든 와델과는 시즌 끝까지 동행해야 한다.
이 감독은 브랜든의 재활 상황과 관련해 "지난주에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잠깐 만났는데, 이번 주부터 캐치볼을 시작할 것이라고 들었다. 아직 던져보지 않아 몸 상태는 잘 모르겠다. 던진 다음에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제러드 영의 합류 시기는 미정이다. 한국 입국 일정도 잡히지 않았고, 비자 등 행정 절차까지 남아 있어 최소 1~2주는 외국인 타자 없이 시즌을 치러야 한다.
이 감독은 외국인 타자 없이 버텨야 하는 상황과 관련해 "이제는 국내 타자들이 힘을 내줘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선수들을 독려하고 분위기를 끌어올려 주는 것밖에 없다. 사실 뛰는 선수들은 필드에서 선수들이 해결해야 한다. 선수들이 조금 더 힘을 내고, 이제 거의 시즌의 2/3가 지났다. 진짜 힘을 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 많이 지친 상태고, 경기도 많이 하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이 힘든 시기이기에 잘 넘겨야 할 것 같다. 반등할 수 있는 계기는 꼭 올 것이라 생각하고 이것만 잘 넘기면 좋아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두산은 이날 라모스와 투수 최종인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투수 김강률과 외야수 양찬열을 등록했다. 외야에 우타자가 부족해 양찬열을 라모스 대신으로 불렀다.
선발 라인업은 이유찬(우익수)-허경민(3루수)-강승호(1루수)-양의지(포수)-양석환(지명타자)-김재환(좌익수)-박준영(유격수)-전민재(2루수)-정수빈(중견수)으로 꾸렸다. 선발투수는 최준호다. 허경민과 양의지는 각각 등 부상과 무릎 부상을 털고 정상 출전한다.
내야수 출신인 이유찬은 올해부터 팀 내에서 활용 가치를 높이고자 외야 수비를 병행하고 있었다. 외야수 선발 출전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 감독은 "시즌 전에 기대했던 김대한이 전혀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고, 외국인 타자가 빠진 자리는 사실 양찬열을 불렀다. 외야에 지금 우타자가 아무도 없다. 그래서 (이)유찬이가 처음으로 외야수로 나간다. 우리가 항상 똑같은 패턴으로 갈 수 없기 때문에 뭐라도 한번 해보려고 지금, 이유찬이 좌투수를 상대로는 올해 좋은 모습을 보였다. 연습은 계속 꾸준히 외야를 했는데, 우익수로는 처음이다. 뭔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려면 변화를 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1번타자 우익수로 내보냈다"며 변화가 팀에 긍정적 영향을 주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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