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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훈련만 하면 101살 우리 할머니도 칩니다" 美국대 코치 농담에 '빵' 터지고, 숨은 교훈에 '끄덕'

작성일: 2024.10.29 08:20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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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세종 스포츠 정형외과 코치라운드 컨벤션 해외 코치 클리닉'에 참석한 타이거 피더슨 코치. 시애틀 매리너스 보조 타격 코디네이터이면서 작 피더슨의 형이다. ⓒ 신원철 기자
▲ '2024 세종 스포츠 정형외과 코치라운드 컨벤션 해외 코치 클리닉'에 참석한 타이거 피더슨 코치. 시애틀 매리너스 보조 타격 코디네이터이면서 작 피더슨의 형이다. ⓒ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역삼동, 신원철 기자] "같은 방법으로 던져주는 공은 우리 할머니도 칩니다. 우리 할머니는 101살이고요."

한국 방문이 다섯 번째인 ISG 베이스볼 피터 칼린도 부사장이 진지한 표정으로 경청하던 야구인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칼린도 부사장은 미국에서 유소년 코치로 시작해 미국 국가대표 코치까지 지낸 '코치의 코치'다. 할머니를 앞세운 농담에 '쉬운 방법으로 훈련하지 말라'는 칼린도 부사장의 메시지가 함축돼 있었다. 

칼린도 부사장은 시애틀 매리너스 보조 타격 코디네이터이자 작 피더슨(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형인 타이거 피더슨 코치, 동기부여 전문가 CJ 비티 코치와 함께 방한해 28일과 29일 서울 역삼동 팜시티퍼포먼스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2024 세종 스포츠 정형외과 코치라운드 컨벤션 해외 코치 클리닉'에 참가하고 있다. 행사 첫 날인 28일에는 피더슨 코치가 '현대야구의 투구에 대응하는 방법'과 '타격을 분석하고 조정하는 방법', 칼린도 부사장이 '더 나은 코칭법'에 대해 강연했다. 

▲ 타이거 피더슨 코치 ⓒ 신원철 기자
▲ 타이거 피더슨 코치 ⓒ 신원철 기자

첫 번째 세션에 앞서 피더슨 코치는 "코치가 재미있는 점은 타인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시애틀에서 라틴아메리카 유소년 아카데미부터 메이저리그까지 구단의 모든 레벨 타격코치와 함께 일한다. 배우려는 의지가 있는 젊은 코치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한국 방문 배경을 설명했다. 

피더슨 코치는 "메이저리그의 투구는 변하고 있다. 투수들은 더 빠른 공을 던지고, 터널링과 무브먼트를 활용해 헛스윙을 유도하는 투구를 한다. 패스트볼은 구속이 빨라지고 있지만 비중은 낮아지고, 슬라이더와 커터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패스트볼은 빠를 수록 강한 타구로 이어질 확률이 높고 슬라이더는 헛스윙을 잘 끌어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점점 더 치기 어려워지는 현대 야구의 투구를 상대하려면 타자들도 잘 준비해야만 한다. 피더슨 코치는 "우리 선수에 대해 알아야 한다.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좋은 코치는 개개인을 지도할 수 있어야 한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와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신체조건도 장단점도 다른데 이 두 선수를 같은 방식으로 지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선수들의 강점을 찾아내고 지도하는 것이 코치의 몫이다"라고 얘기했다. 

피더슨 코치가 강조한 또 한 가지는 상황별 타격을 준비하는 방법이다. 그는 점수, 아웃카운트, 주자 여부와 주자의 특성, 투수와 타자의 장단점, 이닝 등을 고려해 타석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타자들은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을 생각한다. 이런 생각이 많아지면 오히려 해야 할 일들을 못 하게 된다.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할 수 있도록 코치가 도와야 한다"며 몇 가지 훈련 방법을 제시했다.

피더슨 코치는 "늘 같은 공을 같은 타이밍에 치는 것은 경기를 위한 좋은 훈련 방법이 아니"라며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평소에도 해야 한다고 했다. 카드에 상황을 매치두고 새로운 카드를 뽑을 때마다 새로운 상황을 설정하는 방법, 내야 전진수비를 가정하고 이동식 네트를 당겨놓고 타격하는 방법 등이 사례에 나왔다. 

▲ ISG 베이스볼 피터 칼린도 부사장(전 미국 국가대표팀 코치)이 '2024 세종 스포츠 정형외과 코치라운드 컨벤션 해외 코치 클리닉'에 참석했다. ⓒ 신원철 기자
▲ ISG 베이스볼 피터 칼린도 부사장(전 미국 국가대표팀 코치)이 '2024 세종 스포츠 정형외과 코치라운드 컨벤션 해외 코치 클리닉'에 참석했다. ⓒ 신원철 기자

칼린도 부사장은 "일관적이고 반복적인 배팅 훈련은 101살 우리 할머니도 할 수 있다"며 "같은 스윙을 반복해서 좋은 느낌을 갖는 것도 좋지만, 선수들은 훈련에서도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실전 투구를 상대할 때 생기는 변수들을 훈련에서도 경험해보면 좋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론 선수들이 새로운 훈련방식에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 훈련에서 활용했을 때 시즌 중 출루율 타율 등 어떤 지표를 봐도 확실한 향상이 있었다. 2년차에는 더 큰 성과가 나타났다. 실패를 대비한 훈련을 의도적으로 하지 않으면 실전에서 나오는 상황에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야구는 계속 바뀌어왔다 . 같은 훈련을 반복하지 말자. 선수가 생각을 하게 하자", "경기 중에 벌어지지 않을 상황을 가정하고 훈련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경기 중간에도 공수교대 시간을 활용해 상황 대처 훈련을 할 수 있다"며 생각의 전환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지도자들은 대부분 아마추어(학생 야구) 코치, 아카데미 소속 코치였다. 프로 구단에서는 코치보다는 주로 데이터 분석 담당자들이 찾아왔다. LG 트윈스는 데이터분석팀과 전력분석팀에서,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 NC 다이노스에서는 데이터팀 직원이 참석했다. 프로 지도자로는 두산 이도형, kt 이성열, SSG 이대수, 한화 김민호 김남형 김회성, NC 윤형준 코치 등이 진지하게 강연을 경청했다. 

▲ NC 다이노스 윤형준 코치 ⓒ NC 다이노스
▲ NC 다이노스 윤형준 코치 ⓒ NC 다이노스

윤형준 코치는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했다. 내년부터는 잔류군 코치로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할 예정이다. 코치 변신을 앞둔 그는 "한국에서만 하는, '로컬'의 문화나 트렌드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미국 코치들의 강연을 듣고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다른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나도 선수들에게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말들을 많이 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또 "선수들을 보면 '스탠다드한' 생각을 가진 경우가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경우도 많다. 여러 이유가 있을텐데 그런 변화에 대한 긴장감이나 불안감을 이번 강의에서 배운 방법으로 해소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윤형준 코치는 "코치가 할 일들 가운데 훈련 방법, 지도 이런 것도 중요하겠지만 오늘 만난 코치들 얘기를 들어보면 모두 열린 마인드로, 모든 상황에 열려 있어야 한다고 하더라. 선수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자유를 주면 스스로 연구하고 먼저 다가온다는 것을 배웠다"며 "선수들에게 자율이 주어져야 플레이를 성공하거나 실패했을 때 야구의 흥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자율과 코칭 사이의 균형을 잘 잡아야겠다"고 느낀 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단에서 1군과 퓨처스 팀 데이터팀의 타격 파트 담당자와 같이 다녀오라고 하셨다.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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