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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리듬체조 결산] 손연재 '마지막 탱고' 의미와 韓 리듬체조의 미래

작성일: 2016.08.22 06:07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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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연재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리듬체조 결선에서 리본 경기를 하고 있다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 올림픽특별취재팀=조영준 기자] 공연은 끝났고 무대는 막을 내렸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끝자락을 아름답게 장식한 '꽃들의 전쟁'은 큰 이변이 없었다.

손연재(22, 연세대)에게 리우데자네이루 무대는 마지막 올림픽이었다. 선수 생명이 짧은 리듬체조 선수가 올림픽에 2번 출전한 점은 높이 평가 받아야 한다. 6살 때부터 매트에서 수구(手具)를 들고 춤을 춘 어린 소녀는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리듬체조에 전념했다.

손연재는 2011년 러시아 노보고르스크 훈련장에 둥지를 틀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열리는 올해까지 그는 먼 타지에서 가족과 떨어져 살았다. 몇몇 선수는 이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매트에서 사라진다. 손연재는 오직 자신의 꿈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이겨 내며 여기까지 걸어왔다.

손연재는 올림픽 마지막 무대에서 규정 4종목(후프 볼 곤봉 리본)을 모두 깨끗하게 해냈다. 그러나  시상대에는 서지 못했다.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지만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는 목표는 이뤘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펼친 손연재의 '마지막 탱고'는 끝났다. 이제 한국 리듬체조는 '손연재 이후'를 깊게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 

▲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리듬체조 동메달리스트 안나 리자트디노바 ⓒ GettyImages

최선을 다했지만 끝내 이기지 못한 리자트디노바

손연재는 21일(이하 한국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피아 아레나에서 열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후프(18.216) 볼(18.226) 곤봉(18.300) 리본(18.116) 점수를 더한 총점 72.898점을 받았다. 손연재는 4위로 올림픽을 마쳤다.

손연재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5위에 올랐다. 18살에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 그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메달에 도전했다. 그러나 세계의 벽은 높았다. 러시아의 마르가리타 마문(21, 76.483)과 야나 쿠드랍체바(19, 75.608)는 금메달과 은메달을 땄고 동메달은 안나 리자트디노바(23, 우크라이나, 73.583)가 차지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손연재는 5위에 올랐고 리자트디노바는 10위에 그쳤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리자트디노바는 무섭게 성장했고 안나 베소노바(32)와 알리나 막시멘코(25)의 뒤를 잇는 우크라이나 리듬체조의 기둥이 됐다.

기술의 난이도와 화려한 퍼포먼스에서 리자트디노바는 손연재를 앞서고 있었다. 손연재는 올림픽을 앞두고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쪽을 선택했다. 지난 겨울 혹독하게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약점인 파워와 체력을 보완했다. 이런 노력은 올 시즌 좋은 결실로 이어졌다. 손연재는 올해 올림픽이 열리기 전까지 8개 국제 대회에 출전했다.

▲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리본 경기를 마친 뒤 점수를 기다리고 있는 손연재(왼쪽)와 옐레나 니표르도바 코치 ⓒ GettyImages

지난달 열린 러시아 카잔 월드컵 개인종합에서 손연재는 개인 최고 점수인 74.900점을 받았다. 볼 종목에서는 19점에 근접한 18.900점을 기록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점수를 최대한 높이겠다는 전략이 맞아떨어졌다.

리자트디노바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그는 종종 큰 실수를 하며 무너졌다. 그러나 올해 이런 경기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그동안 어려운 기술에 도전하며 러시아 선수들에게 도전한 그는 실수하지 않는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이런 전략은 올림픽에서도 이어졌다. 정신력까지 강해진 리자트디노바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예선에서 결선까지 8번 매트에 올랐다. 그리고 한번도 실수하지 않았다.

결선에서 손연재도 흔들리지 않으며 4종목 클린에 성공했다. 그러나 손연재는 리자트디노바에 게 0.685점 모자란 점수를 받으며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두 선수는 모든 경기가 끝난 뒤 서로를 격려했다. 손연재와 리자트디노바는 모두 잘했고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세계 랭킹 1위 야나 쿠드랍체바(19, 러시아)는 결선 곤봉에서 큰 실수를 하며 눈물을 쏟았다. 경쟁자인 마르가리타 마문(21, 러시아)은 결선 4종목을 완벽하게 해내며 총점 76.483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듬체조 최강국 러시아는 2004년 아테네 대회부터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 올림픽 4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한국 리듬체조, 손연재가 떠난 무대 고민할 시기

아직 손연재는 자신의 앞날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그의 마지막 공식 대회가 될 가능성은 크다. 그는 줄곧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마지막 올림픽인 만큼 모든 것을 쏟아붓고 싶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21일 자신의 SNS에 "경기가 끝나고도 사실, 결과는 생각나지 않고 그저 진심을 다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온 힘을 다해 경기를 끝냈다는 사실에, 또 지금까지 해 왔던 노력들을 다 보여 줬단 생각에 눈물이 났다"는 글을 남겼다.

스스로 걸어온 리듬체조 선수의 여정이 종착역에 도착했다는 뜻을 엿볼 수 있다. 시니어 무대에서 7년 동안 활약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면 발목과 무릎 그리고 허리와 골반에 무리가 온다. 부상을 이기고 계속 매트에 서는 것이 쉽지 않기에 선수들은 은퇴를 선택한다.

▲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리듬체조 결선이 끝난 뒤 서로를 격려하며 얼싸안은 마르가리타 마문(오른쪽) 야나 쿠드랍체바(가운데) 손연재 ⓒ GettyImages

손연재는 고질적인 발목 부상과 싸워 왔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가장 큰 변수는 경쟁자가 아닌 손연재의 몸 상태였다. 이를 이기고 결선에서 클린 경기를 한 점은 칭찬 받아 마땅하다.

송희(42) 리듬체조 국가 대표 코치는 "현재 주니어 선수들과 그 밑에 있는 어린 선수 가운데 유망주들이 많다. (손)연재가 매트를 떠나도 뒤를 이를 유망주들은 계속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손연재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전은 한국뿐만이 아니라 아시아 선수들에게 힘이 됐다. 일본은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미나카와 가호와 하야카와 사쿠라를 러시아에 보내 육성하고 있다. 리듬체조 저변이 한국보다 풍부한 일본은 자국에서 열리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손연재는 런던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아시아를 대표했다. 그러나 4년 뒤 도쿄에서는 일본 선수가 손연재의 자리를 대신할 가능성도 있다.

손연재의 뒤를 이어 4년 뒤 도쿄 올림픽에서 선전할 기대주를 키우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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