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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분들 댓글도 다 봤는데…” 안타 하나가 절박했던 심우준, 이제 증명의 길을 떠난다

작성일: 2025.02.19 18:3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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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드오프 테스트에서 오히려 더 책임감을 느낀 심우준은 팀의 5강을 위해 자리를 가리지 않고 헌신하겠다는 각오다 ⓒ한화이글스
▲ 리드오프 테스트에서 오히려 더 책임감을 느낀 심우준은 팀의 5강을 위해 자리를 가리지 않고 헌신하겠다는 각오다 ⓒ한화이글스
▲ 올 시즌 4년 50억 원 계약에 합의하며 한화 유니폼을 입은 심우준은 팀의 수비력과 주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적임자로 뽑힌다 ⓒ한화이글스
▲ 올 시즌 4년 50억 원 계약에 합의하며 한화 유니폼을 입은 심우준은 팀의 수비력과 주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적임자로 뽑힌다 ⓒ한화이글스

[스포티비뉴스=멜버른(호주), 김태우 기자] 사실 따지고 보면 단순한 연습 경기였다.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고, 결과보다는 그 과정을 점검하는 게 더 중요한 시점이다. 지금 이긴다고 정규시즌에 1승을 더 주는 게 아니다. 자기 자리가 어느 정도 정해진 주전 선수라면 편안하게 그 과정을 살피면 된다. 

이제 베테랑 대열에 올라선 심우준(30·한화)도 그런 평범한 진리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머리와 마음이 따로 놀았다. 뭔가가 급했고, 결과가 아쉬웠다. 유료 관중이 들어오고, 경기가 유튜브를 통해 한국으로 생중계된다는 것, 그리고 팬들의 여론을 잘 알고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잘해야 한다”, “결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에 지금 이 시점부터 압박감을 받고 있었다.

한화는 14일부터 16일까지 멜버른 볼파크에서 호주 대표팀과 세 차례 연습경기를 치렀다. 이미 베테랑 선수들에게는 “호주 대표팀과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는다”는 통보가 전해졌다. 오키나와 2차 캠프부터 실전을 시작하고, 그 전에는 몸을 완벽하게 만들고 부족한 점을 채우라는 지시였다. 그런데 심우준 하나는 예외였다. 심우준은 세 경기 모두 선발 리드오프 및 유격수로 나섰다.

리드오프 실험이었다. 지난해 한화는 고정된 리드오프가 없었다. 가장 많이 리드오프에 나선 최인호라고 해봐야 150타석 남짓이었다. 이왕이면 확실한 리드오프를 찾고 시즌에 들어가는 게 나았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호주 연습경기, 오키나와 연습경기, 그리고 시범경기 초·중반까지는 여러 선수를 이 자리에 실험해 볼 요량이었다.

그리고 첫 테스트 대상이 심우준이었다. 발이 빠른 선수고, 작전 수행도 능하기 때문에 출루율만 조금 더 높일 수 있다면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아직 시즌 시작까지 한참의 시간이 남은 상황에서 굳이 선수의 한계를 그어 놓을 필요도 없었다. 1번으로 정해놓고 시즌을 시작할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심우준이 경력에서 출루율이 높은 선수는 아니었기 때문에 여론은 부정적이었다. 심우준도 이를 알고 있었다고 했다. 심우준은 “솔직히 핸드폰에서 나에 대해 많이 찾아본다. 하루에 한 번씩 일어나면 보는 게 좀 습관처럼 되어 있다”면서 “(나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많더라. 기사뿐만 아니라 팬들의 댓글도 다 봤다. 유튜브에 그렇게 많이 나온 것도 처음인 것 같다. 내 이름을 치다 보면 많이 뜨더라”고 멋쩍게 돌아봤다.

리드오프 기용이 논란이 되고 있기에 연습경기라고 해도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심우준은 “캠프 초반부터 준비를 잘 했다고 생각을 했다. 나는 괜찮았다. 삼진도 많이 먹기는 했지만 잘 맞은 타구가 바람의 영향을 받은 적도 있었다”면서 “(첫 안타를 친 뒤) 2루에서도 세이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웃 판정을 받으니 ‘나는 나쁘지 않은데, 뭔가 안 도와주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핑계를 대는 게 아니었다. 오히려 날씨의 덕이라도, 오심의 덕이라도 봐서 반드시 안타를 치고 살아나가고 싶었다. 주전으로 낙점된 선수가 이렇게나 절박했다.

▲ 새 시즌을 고대하며 정상적인 페이스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심우준 ⓒ한화이글스
▲ 새 시즌을 고대하며 정상적인 페이스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심우준 ⓒ한화이글스

사실 원래 익숙한 9번 유격수로 쓴다고 하면 아무도 뭐라 할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수비와 주루에서는 워낙 인정을 받고 있는 선수고, 심우준이 9번 타순에서 출루하면 빅이닝 공식도 만들 수 있는 한화다. 자신이 주장한 것도 아닌데 괜히 1번으로 가서 비판을 받으니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심우준은 자신을 믿어주는 주위에 보답하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다. 심우준은 “내가 못해서 욕을 먹는 건 상관이 없는데, 감독님이 저를 믿고 시켜주신 것 아닌가. 내가 못해 같이 욕을 먹게 되니 그게 너무나도 죄송한 마음이었다. 아무래도 심적으로 조금 부담이 된 것 같았다”고 했다. 팬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은 것 또한 답답한 일이었다.

그래서 앞으로 더 열심히 해 모두에게 보답한다는 생각이다. 추후 타순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계약을 증명한다는 각오로 똘똘 뭉쳐있다. 4년 50억 원이라는 작지 않은 계약을 한 만큼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인정하고 있다. 준비가 잘 되고 있는 만큼 차라리 빨리 시즌에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빨리 증명하고 싶고, 자신감도 엿보인다.

심우준은 “타격 쪽에서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겠지만 수비나 주루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다. 팀이 5강에 것만 생각하고 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빨리 시즌을 시작하고 싶다”고 오키나와 2차 캠프와 이어질 일정을 고대했다. 연습경기 결과에 마음을 졸였을 정도라는 것은, 그만큼 심우준이 책임감을 가지고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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