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상실증이라도 걸렸나 '황당한 돌변'…주장감 아니라고 할 때는 언제고 "대체 불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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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손흥민을 대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시즌 중반을 지나 후반부로 들어서는 시점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흥미로운 화제 중 하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홋스퍼가 다음 시즌 유럽클럽대항전 출전권 확보가 가능하냐에 있다.
맨유는 승점 37점으로 13위, 토트넘이 34점으로 14위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마지노선인 4위 첼시(49점)에는 12~15점 차이로 어림없는 간격이다. 유로파리그(UEL) 출전권인 5위 맨체스터 시티(48점)나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 출전권인 6위 뉴캐슬 유나이티드(47점)에도 그렇다.
한 자릿수 순위로 마감하는 것은 어떨까. 9위 애스턴 빌라(45점)와의 승점 좁히기가 녹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들 사이에 있는 10위 AFC본머스(44점), 11위 브렌트포드(41점), 12위 크리스탈 팰리스(39점)의 기세도 여전히 나쁘지 않다.
리그컵과 FA컵도 일찌감치 탈락한 양팀에 남은 것은 UEL이다. 모두 8강에 올라가 있다. 맨유는 올림피크 리옹(프랑스)을 만나고 토트넘은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독일)와 싸운다. 마치 공동 운명체처럼 보이는 행보다. 대진상 서로 반대편에 있어 결승에 가야 만날 수 있다. UEL을 우승하면 UCL 출전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리그보다 더 신경을 써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위기를 돌파하고 무엇인가 하나의 목표 의식을 고취시키는 과정에 주장의 역할은 감독의 전략, 전술 이상으로 중요하다. 맨유의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올 시는 공격진보다 더 많은 리그 28경기 8골 9도움을 기록 중이다. 라스무스 회이룬, 요슈아 지르크지가 각각 3골씩 넣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찬사받아도 이상하지 않다. UEL에서도 9경기 4골 2도움으로 회이룬(10경기 5골 2도움)이나 지르크지(9경기 1골 1도움)와 비교해 처지는 것이 없다.
소위 멱살을 잡고 끌고 가는 페르난데스지만, 그 역시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자기 기록만 올리는 것에 열중한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존재감이 적은 것 같다"라는 등 숱한 비판이 쏟아졌고 첼시에서 뛰었던 조 콜로부터는 "우승이 가능한 팀으로 떠났으면 좋겠다"라는 권유를 받기도 했다.
어디서 많이 본 모습이다. 손흥민이 딱 그렇다.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을 사용해 이적료가 발생하는 신분이 되자 "이제는 기량이 많이 떨어져 이적이 필요하다"던가 "대체자가 보이면 내보내라"는 주장이 쏟아졌다.
토트넘 출신으로 방송 해설위원 활동을 하는 이들은 더 거칠게 떠들었다. 제이미 레드냅, 제이미 오하라 등은 "손흥민을 주장으로 보지 않는다. 결정적인 순간 존재감이 없다" 또는 "이제는 나이를 먹어 스피드도 떨어지고 위력적인 모습이 적어졌다. 주장을 교체하고 이적시키는 것이 토트넘에는 이익이다"라며 아직 중요한 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흔들기에 나섰다.
레드냅의 아버지로 토트넘에서 감독도 했었던 해리 레드냅은 한술 더 떴다.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좋은 선수인 것은 알고 있지만, 주장으로서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제가 감독이었다면 주장으로 선택할 선수는 아니라고 본다"라며 역시 깎아내리기에 바빴다.
그런데 갑자기 또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28일(한국시간) 라디오 기반의 '토크 스포츠'는 레드냅과 토트넘을 감싸는 주요 현안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손흥민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떠들수록 주목도가 커지는 주제라는 점에서 또 어떤 비판이 나왔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자신이 비판한 사이에 토트넘은 리그 순위는 주춤했지만, UEL 8강에 올랐다.
의외로 손흥민의 존재감을 다시 띄운 레드냅이다. 그는 "저는 여전히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토트넘의 환상적인 선수였다. 손흥민을 대체한다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토트넘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마티스 텔을 임대했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그가 정확한 해결책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최고 선수를 대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만 19세의 텔을 거론한 것은 기대만큼 경기력을 보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텔은 1월 이적 시장 임대로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FA컵 32강 애스턴 빌라전에서에서 골을 넣으며 기대치를 높였지만, 리그 4경기와 UEL 1경기에서는 잠잠했다. 당장이라도 텔이 손흥민을 넘을 것이라고 떠들썩했던 여론도 잠잠해졌다.
그사이 손흥민은 자기 역할을 묵묵하게 해냈다. 특히 AZ알크마르(네덜란드)와의 16강 2차전에서는 모든 골에 관여하며 3-1 승리를 이끌어 1, 2차전 합계 3-2로 8강 진출에 기여했다. 리그도 풀럼과의 29라운드에서 경기가 풀리지 않았던 후반 시작과 동시에 흐름을 바꾸는 모습을 과시했다. 레드냅의 말 바꾸기가 머쓱할 정도의 기량 과시다.
올 시즌 공식 대회 40경기 11골 11도움으로 토트넘 내 공격 포인트 1위다. 월드 클래스가 일시적으로 기량이 조금 떨어졌다고 돈벌이 수단이라며 외부에서 가볍게 말을 바꾸며 평가할 존재가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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