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코리안리거, 묻지마 외면을 당하다니… 이렇게 잘해도 마이너 신세? 구단 구상서 지워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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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리빌딩이 어느 정도 끝났다는 기대감을 받았던 피츠버그는 올 시즌도 포스트시즌을 포기한 채 쓸쓸히 출구 전략을 찾고 있다. 전력 보강이 없었다며 시즌 홈 개막전부터 구단 수뇌부를 향해 야유를 퍼부은 팬들이 옳았다는 것만 증명되고 있다.
피츠버그는 6일(한국시간) 현재 49승65패(.430)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하위에 처져 있다. 이미 지구 선두인 밀워키와 경기 차는 무려 20.5경기로 벌어졌다. 가을야구 희망이 사라졌다. 이에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는 핵심 불펜 투수 몇몇과 오랜 기간 팀이 애지중지 키웠던 3루수 키브라이언 헤이스를 트레이드하는 등 또 다시 기약없는 미래만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시선이 미래로 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야수 쪽은 로스터 변동이 특별히 없다는 것이다. 팀의 장기적인 전력을 담보하지 않는 베테랑 선수들, 그리고 긁어봤지만 특별할 것이 없는 선수들을 정리하고 마이너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하는 선수들을 올려볼 만도 하지만 아직은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그 가운데 배지환(26·피츠버그)의 기다림만 길어지고 있다. 현재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뛰고 있는 배지환은 강등 이후 꾸준히 좋은 타격을 선보이며 트리플A 팀 내 최고 타자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타율도 높고, 출루율도 높고, 발은 이미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을 받는 수준이다. 내야와 외야를 모두 소화하는 활용성도 있다. 그러나 피츠버그는 계속해서 배지환을 외면하고 있다. 어떤 내막이 궁금할 정도다.
배지환은 올해 트리플A 50경기에서 타율 0.293, 출루율 0.391을 기록 중이다. 타율과 출루율 모두 수준급 성적을 자랑한다. 특히 최근 성적이 좋다. 배지환은 트리플A 7월 20경기에서 타율 0.324, 출루율 0.438, 장타율 0.465, OPS(출루율+장타율) 0.903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도루도 13번 시도해 12번이나 성공했다. 8월 첫 3경기에서도 타율 0.308, 출루율 0.400으로 여전히 좋은 감을 이어 가고 있다.
그럼에도 피츠버그는 배지환의 콜업에 대한 아무런 언급이 없다. 마치 메이저리그 팀에서는 잊힌 선수가 되는 양상이다. 그렇다고 메이저리그에 배지환보다 잘하는 선수, 혹은 현재 타격감이 좋은 선수만 있는 것도 아니다. 외야에서 배지환과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잭 스윈스키는 올 시즌 타율이 0.120, OPS 0.510에 불과하다. 사실 메이저리그에 있으면 안 되는 성적이다. 외야수 알렉산더 카나리오의 올해 타율도 0.209, OPS는 0.592다. 유격수 자원인 제러드 트리올로 또한 타율 0.166, OPS 0.535의 저조한 성적이다.
이미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배지환을 한 차례 실험할 타이밍이 됐음에도 피츠버그는 계속 외면하고 있다. 코칭스태프의 인터뷰에서도 배지환의 이름은 사라졌다. 이에 배지환이 피츠버그의 장기적인 전력 구상에서 제외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실 메이저리그에서 기회는 받았다. 2022년 막판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10경기에 나갔고, 2023년에는 111경기에 나가 준주전급 선수 대우를 받았다. 하지만 이 좋은 찬스에서 자신의 확실한 장점을 보여주지 못한 게 한으로 남는다. 배지환은 2023년 타율 0.231, 출루율 0.296으로 부진했다. 주루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실수 또한 잦았다. 여기서 기회를 잡지 못했고, 결국 테스트 기회가 다른 선수들로 넘어가는 빌미가 됐다.
지난해에는 트리플A를 폭격하며 메이저리그로 콜업, 29경기에 나갔지만 역시 타율 0.189, 출루율 0.247로 부진하며 눈도장을 받지 못했다. 그렇게 마이너리그로 강등돼 시즌을 마쳤다. 올해는 시범경기 맹활약으로 개막 로스터에 들었지만 이렇다 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강등됐다. 이어 5월 초 데릭 쉘턴 감독의 경질 등 팀 분위기가 어수선할 때 기회를 얻었으나 7경기에서 타율 0.091에 그치면서 또 강등됐다. 마이너리그 옵션이 계속 소진되는 가운데 기회는 다시 주어지지 않고 있다.
피츠버그는 배지환이 이제 메이저리그에서 어느 정도 판단이 끝난 선수라고 결론을 내렸을 공산이 있다. 예비 자원으로 데리고는 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주전으로 성장하지는 못할 것이라 계산을 마쳤다는 것이다. 혹은 지난해도 트리플A 성적이 좋았는데 결국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는 한계를 드러냈고, 올해 또한 7경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자 기대치를 놔버렸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그게 아니면 지금 성적과 팀 사정을 종합할 때 계속 콜업이 안 되는 것을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
이런 상태로 계속 가면 팀의 계산은 더 굳어질 수밖에 없고, 추후 피츠버그에서의 생활이 어떻게 흘러갈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결국 이를 바꿔놓을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필요한데 아직은 그것이 찾아오지 않은 양상이다. 일단 올해 내 다시 메이저리그로 가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가운데, 이제 나이도 적다고는 할 수 없는 배지환의 경력이 중대한 기로를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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