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는 에이스가 아니라고? 로버츠의 힌트, 진짜 가을에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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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때 지구 2위 샌디에이고에 7경기 이상 앞서 있었던 LA 다저스는 후반기 이후 맹렬한 추격을 허용하며 1위 자리를 내줬다. 위기였다. 그러나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의 저력은 살아있었다. 맞대결에서 성과를 거두며 다시 1위를 탈환했다.
다저스는 16일부터 18일(한국시간)까지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3연전을 싹쓸이하며 다시 지구 1위로 올라섰다. 이 시리즈 전까지 샌디에이고에 1경기 뒤져 있었던 다저스는 이제 다시 2경기 앞선 1위가 되며 한숨을 돌렸다. 가뜩이나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이번 시리즈까지 그르쳤다면 한동안 동력을 잃을 수도 있었는데 역시 다저스는 강했다.
타자들도 돌아가며 잘 쳤지만 역시 선발 투수들이 경기를 잘 만들어줬다. 16일 클레이튼 커쇼, 17일 블레이크 스넬, 18일 타일러 글래스나우 모두 잘 던졌다. 다저스가 경기를 비교적 무난하게 풀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최근 불펜이 난조를 보인 가운데 선발이 상대 예봉을 막아내면서 불펜의 불안감도 가릴 수 있었던 3연전이었다.
다저스는 자타 공인 최강의 선발진을 자랑한다. 이번 3연전에 나선 선발 투수 외에도 야마모토 요시노부, 오타니 쇼헤이, 그리고 사사키 로키까지 정상급 선발 투수 혹은 그럴 가능성이 있는 투수 6명을 모았다. 이 자신감은 이적시장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선발진을 이뤘던 워커 뷸러, 잭 플래허티와 모두 재계약하지 않았고,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는 더스틴 메이(보스턴)를 트레이드하기도 했다.
다만 이것은 중요한 전제가 붙는다. ‘건강하다면’이라는 전제다. 6명의 투수들 죄다 부상 전력이 많은 선수들이다. 각각 부상으로 개막 로테이션에 들어오지 못한 오타니와 커쇼를 비롯, 글래스나우, 사사키, 스넬 모두 올해 꽤 길게 부상자 명단에 다녀온 경험이 있다. 스넬과 글래스나우는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사사키는 여전히 부상자 명단에 있다. 이들의 건강을 잘 관리하는 게 다저스 남은 시즌의 최대 과제다.
그렇다면 진출이 확실시되는 포스트시즌에서는 선발 로테이션을 어떻게 구성할까. 포스트시즌은 대체적으로 4명의 선발만 있으면 된다. 디비전시리즈와 같이 짧은 시리즈는 3명으로도 버티는 경우가 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확실한 구상을 밝히지는 않으면서도 어쩌면 힌트가 될 만한 하나의 멘트를 남겼다. 로버츠 감독은 “에이스가 3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야마모토도 에이스, 스넬도 에이스고, 글래스나우도 에이스 소질이 있다”고 했다.
실제 야마모토는 동료들이 부상으로 쓰러지는 와중에서도 로테이션을 지키며 큰 공을 세웠다.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기도 하다. 당장 다저스의 올해 개막전 선발이었다. 스넬은 사이영상만 두 차례 수상했고, 글래스나우는 스터프 하나만 놓고 보면 야마모토나 스넬보다 더 좋게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일단 이 세 명이 건강하면 포스트시즌 선발은 확정적이다.
그렇다면 오타니는 어떻게 될까. 이 구상을 놓고 현지에서도 많은 의견이 오가고 있다. 올해가 팔꿈치 수술 복귀 시즌은 오타니는 신중하게 이닝을 관리하고 있다. 일단 4이닝 80구까지는 끌어올린 상태다. 다만 다저스는 오타니가 올해 5회를 넘게 던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내년에 정상적인 로테이션을 돌려면 올해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오타니는 포스트시즌의 활용성도 제약될 수 있다. 오타니가 4~5회를 던지고 뒤에 불펜 투수들이 붙는 시나리오가 첫 번째다. 다만 이 경우 가뜩이나 올해 약세인 불펜 운영이 꼬인다는 약점이 있다. 그럴 바에는 커쇼나 사사키와 같은 다른 투수들을 4선발로 쓰고, 아예 오타니를 불펜으로 보내는 방법도 거론되고 있다.
올해 다저스 불펜은 영입 기대주였던 태너 스캇과 커비 예이츠의 부상, 그리고 기존 선수들이었던 블레이크 트라이넨과 알렉스 베시아 등의 부진으로 운영이 힘겨운 상태다. 아직 정비 시간은 남아있지만, 마무리 고민도 계속된다. 오타니 마무리 카드는 꺼내기는 쉽지 않지만 막상 꺼내들면 꽤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1이닝만 전력으로 던지는 오타니는 상상만 해도 무시무시하다.
물론 오타니가 마무리를 경험한 적이 적고, 전체적인 선수 컨디션을 위해서는 불펜보다는 선발로 뛰는 게 낫다. 타자로도 나가기 때문에 등판을 준비할 시간조차 부족할지 모른다. 그래서 ‘마무리 오타니’는 아직 이론적인 단계고 진짜 하려면 아주 정교한 계획이 필요하다. 다만 1~2경기라면 가능성도 있다. 실제 오타니는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미국과 결승전에서 일본의 마무리로 등판해 팀의 우승을 확정지은 적이 있다. 다저스라면, 어떤 일을 벌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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