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기가 믿지 않은 것과 믿었던 것… 잠실이 들썩들썩, 지금 순위가 LG의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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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10월 정도에 복귀할 수 있습니다”
불의의 부상을 당한 뒤 병원을 찾은 LG 리드오프 홍창기(32·LG)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시즌 아웃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수술이 불가피했고, 의사는 10월 정도 복귀를 제시했다. 수술대에 올라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으나 마음이 복잡했다. 이대로 시즌이 끝날 것이라는 절망적인 시나리오만 자꾸 머릿속에 떠올랐다. 홍창기는 “올 시즌이 이렇게 끝날 수도 있겠다라는 많은 생각이 있었던 한 달이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홍창기는 5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에 출전했으나 수비 도중 무릎을 다쳤다. 1루수 김민수와 우익수 홍창기 사이에 애매하게 뜬 타구였는데, 이를 두 선수가 모두 쫓다가 마지막 순간 충돌했다. 왼 무릎을 다친 홍창기는 처음에는 관절 미세 골절 판정을 받아 한숨을 돌렸다. 최악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밀 검진 결과 왼 무릎 내측 측부 인대가 파열됐다는 소견을 받았다. 수술이 아니면 답이 없었다. 그리고 의사는 10월 복귀를 예고하고 있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10월에 복귀해봐야 기술 훈련이나 실전 감각 점검을 거치면 시즌이 끝나 있을 때였다. 홍창기는 믿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홍창기는 14일 잠실 KIA전이 끝난 뒤 “처음에는 믿고 싶지 않았다. 나 혼자 생각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으면서 “내가 콜을 더 과감하게 하고 들어갈 걸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아예 처음부터 포기할 걸 그랬나는 생각도 많이 했다. 내 부주의였다. 민수와 소통을 많이 했어야 했는데 그게 아쉬웠다”면서 김민수의 잘못이 아닌, 오로지 자신의 책임이라고 동료를 감쌌다.
그런데 홍창기에게 작은 기적이 찾아왔다. 수술이 잘 됐고, 예상했던 것보다 경과가 좋았다. 수술 후 혼자만의 우울에 잠겨 있었지만 생각보다 잘 움직이지는 무릎에 다시 희망을 찾기 시작했다. 홍창기는 “다른 (수술) 케이스에 비해 내가 (무릎이 굽혀지는) 각도도 잘 나오는 것 같고, 운동을 할 때도 통증도 많이 없었을 때 ‘조금 더 관리를 잘하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떠올렸다. 그리고 홍창기는 실제 의사의 예상보다 한 달 이상 당겨 건강하게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LG로서는 대형 호재였다.
홍창기는 고마운 사람들이 많다. 자기 혼자의 힘으로 이뤄낸 성과가 아니라고 말한다. 믿고 싶지 않았던 현실을 성공적으로 돌려놓은 데는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다. 홍창기는 “너무 많이 도와주셨다. 가족들도 걱정을 많이 해주셨고, 팀에서도 우리 트레이닝 코치님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초기 재활을 할 때 외부에서 진행을 했는데 또 거기 선생님들이 진짜 나한테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해주셨기에 내가 빨리 돌아올 수 있었다”고 모두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 당시에는 현실을 믿고 싶지 않았지만, 반대로 굳건한 믿음이 있는 것도 있었다. 바로 팀 동료들이 자신 없이도 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이는 한 번도 흐트러진 적이 없었다. 홍창기는 “나는 당연히 다시 (LG가) 1위를 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고, 우리 선수들이 너무 좋은 선수들이고 잘한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내가 왔을 때 1위를 하고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팀 동료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낸 뒤 “한화도 충분히 좋은 팀이다. 투수력이 워낙 좋고 타격도 좋다. 하지만 우리 팀도 그 못지않게 좋은 팀이기 때문에 지금 순위가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라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드러냈다.
2군에서 컨디션을 조율한 홍창기는 13일과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각각 대타로 한 타석씩을 소화했다. 워낙 긴 공백이 있었고, 대타로 출전하는 것도 낯선 선수인 만큼 감이나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안타 하나와 희생플라이 하나를 기록하며 건재한 능력을 과시했다. 홍창기는 “플레이 하는 데 그렇게 지장이 많지는 않다. 수비는 아직 안 해봤기 때문에 수비 빼고는 문제가 없는 것 같다”고 현재 컨디션을 자신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이번 주부터는 홍창기의 출전 비중을 늘려갈 구상이다.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문제가 없으면 서서히 수비 비중도 늘린다. 포스트시즌에서 반드시 필요한 자원인 만큼 최대한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올려놓은 뒤 가을야구에 들어간다는 각오다. 홍창기의 등장과 함께 잠실구장에는 그동안 부르지 못했던 우렁찬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어느덧 그 드넓은 잠실을 들었다 놨다 하는 선수가 된 가운데,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을 때의 그 울분까지 털어낼 수 있다면 LG의 대권 가도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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