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롯데 가을 승부수가 역대급 흑역사를 소환하다니… 과정과 결과의 괴리, 후대에 어떻게 기억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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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포스트시즌 진출 전선이 급해진 롯데는 19일 창원에서 열린 NC와 경기에서 말 그대로 투수 총력전을 벌였다. 선발 나균안이 3⅓이닝 동안 실점 없이 버티기는 했지만 피출루가 제법 있었고 4회 주자가 쌓이자 곧바로 필승조인 최준용을 넣어 위기를 진화했다.
이어 5회에는 선발 자원인 박세웅까지 투입하는 초강수를 둔 끝에 결국 타선 지원까지 등에 업고 18-2로 크게 이겼다. 롯데는 나균안 최준용 박세웅에 이어 정현수 윤성빈 김강현 박준우까지 이닝을 쪼개 불펜 운영을 했다. 하지만 크게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도 빈스 벨라스케즈(32)는 부름을 받지 못했다. 다음 경기에 대비한 차원도 있었겠지만, 승부처라고 볼 수 있었던 경기 초·중반 벨라스케즈는 그대로 불펜을 지켰고 대신 다른 선수가 나갔다.
벨라스케즈의 무대는 팀이 크게 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1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에서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나갔다. 이날 롯데는 선발 알렉 감보아가 2-2로 맞선 4회 대량 득점을 하는 등 경기 중반 승부처를 그르쳤다. 역시 불펜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벨라스케즈의 이름을 떠올릴 법 했지만, 롯데 벤치는 승부처에서 벨라스케즈를 쓰지 못했다. 네 번째 투수로 나선 벨라스케즈는 이날 1이닝 3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무너지면서 그간의 부진을 이어 갔다.
지금 롯데 마운드에서 벨라스케즈가 어떤 취급을 받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틀이었다. 롯데의 가을야구 승부수로 불렸던 벨라스케즈는 입단 당시 화려한 기대를 모았지만, 이후 리그 적응에 실패하며 이제는 마땅히 쓸 곳이 없는 선수로 전락했다. 선발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인 벨라스케즈는 불펜으로 이동했으나 크게 지고 있는 경기에서 이닝도 먹어주지 못하며 답답한 흐름 속에 시즌 마지막을 기다리고 있다.
롯데는 지난 8월 7일 외국인 투수 교체를 공식 발표했다. KBO리그에서 10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구위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었던 좌완 더커 데이비슨을 대신해 메이저리그 통산 38승의 화려한 경력이 있는 우완 빈스 벨라스케즈(32)를 영입했다.
두 달 남짓 시즌이 남은 상황에서 연봉 33만 달러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했다. 당시 롯데가 줄 수 있는 연봉의 사실상 최대치라는 점에서 롯데가 들인 공을 실감할 수 있다. 데이비슨은 5~6이닝을 3~4실점 정도로 막아줄 수 있는, 나름대로 계산이 서는 선수였다. 하지만 롯데는 남은 정규시즌, 특히 포스트시즌에서는 더 좋은 구위의 투수가 필요하다고 봤다. 데이비슨이 그 기준에 다소 못 미치는 투수라는 점은 분명했다.
벨라스케즈는 메이저리그 시절에도 포심패스트볼의 구위 하나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엄청난 파이어볼러는 아니지만 공에 힘과 움직임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팔꿈치 수술을 받기는 했지만 올해 마이너리그에서 뛰며 큰 문제는 없었다. 경험 또한 풍부했다. 8월 7일까지만 해도 롯데는 선두 LG에는 5경기가 뒤져 있었지만 2위 한화와 경기차는 2경기에 불과했고, 당시 4위인 KIA와 경기차는 5경기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했다. 외국인 선수를 더 나은 구위파로 바꾸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 ‘과정’이었지만, 그 ‘결과’는 최악이었다.
좋은 의도를 가지고 바꾼 선수는 흑역사를 소환하고 있다. 벨라스케즈는 올 시즌 선발로 6경기에 나가 평균자책점 10.50을 기록했다. 이후 불펜으로 두 경기를 더 소화했지만 이 두 경기마저 합계 1⅔이닝 4실점으로 부진하며 평균자책점이 11.22까지 치솟았다. 8경기에서 25⅔이닝을 소화한 가운데, 피안타율(.375)과 이닝당출루허용수(2.26) 모두 낙제점이다.
벨라스케즈의 성적은 KBO리그 역대 외국인 선수 기록을 찾아봐도 최악 수준이다. 6경기 이상을 출전한 역대 외국인 투수 중 가장 좋지 않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2024년 SSG에 입단한 로버트 더거로 당시 12.71을 기록했다. 종전 2위가 2008년 톰 션(삼성)으로 10.73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10.00이 넘었던 선수는 벨라스케즈까지 총 세 명으로 더거와 션 사이에 있다. 한 경기 더 무너지면 더거의 흑역사까지 갈아치울지 모른다. 5위 KT와 경기차가 1.5경기 차이로 벌어져 시즌 최대 위기를 맞이한 롯데의 한숨이 길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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