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말씀 잘 들었어야 했는데…” 김광현의 흔쾌한 계약 이행, 전문가들 비웃고 이제 가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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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올 시즌 SSG의 주장으로 선임된 김광현(37·SSG)은 시즌 중반 프런트와 하나의 약속을 했다. 프런트는 ‘계약서’, 김광현 스스로는 ‘협정서’라고 서로 달리 부르는 이 문건에는 “올 시즌 정규시즌 3위를 하면 내년에도 주장을 한다”는 약속이 담겨져 있었다.
이 문서(?)를 작성할 당시에는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권에서 벗어나 있던 상황이었다. 시즌 개막 전부터 핵심 선수의 부상 이탈로 머리가 아팠던 SSG가 아직 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기도 했다. 김광현은 “7등 하고 있을 때였다. 그때 당시에는 그랬다. 그래서 뭐, 3등만 하면 한 번 더 할게요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떠올렸다.
김광현은 “그때는 (3등만 한다면) 뭐라도 할 수 있었다. 그때 선수들을 엄청 아팠고, 시즌 초부터 부상자도 많고 분위기도 그렇게 썩 좋지 않고 그랬다. 그래서 3등만 한다면 언제든지 할 수 있었다”고 웃어 보였다. 김광현은 “어렸을 때 엄마 말씀을 잘 들었어야 했다. 다 읽어보고 사인 아무 데나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그 말을 안 듣고 사인을 했다”고 껄껄 웃었다. 싫지는 않는 뉘앙스였다.
김광현의 말대로 SSG는 시즌 초반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 그리고 타격 부진으로 쉽지 않은 시즌을 보냈다. 시즌 개막 전부터 미치 화이트와 최정이 이탈했고, 시즌 초반에는 기예르모 에레디아까지 부상을 당하는 등 시즌 구상이 사정없이 꼬였다. 국내 선발 투수들도 힘을 쓰지 못했고, 타격은 리그 최하위를 다퉜다. 수비 또한 불안하던 시기였다. 누구도 SSG가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SSG는 전문가들과 팬들의 냉소를 이겨내고 기어이 3위를 확정했다. SSG는 9월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에서 4-3으로 이기고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3위를 확정하고 준플레이오프로 간다. 김광현은 “나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팀원들도 계속 크고 작은 부상에 엔트리에서도 빠지고 그랬다”면서 “이 정도 성적을 내서 어쨌든 자랑스럽다. 너무나 고생했다는 말을 다시 한 번 하고 싶다”고 동료들을 대견스러워했다.
사실 김광현과 SSG에는 믿음이 있었다. 전문가들이 포스트시즌 진출권이 아니라고 입을 모을 때, 선수들은 “할 수 있다”는 은근한 자신감이 있었다. 김광현 또한 시즌 전 “3위는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김광현은 “우리 팀이 작년에 비해서 특별하게 전력이 약화됐다거나 추가 전력이 있다거나 이런 게 아니었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만 정신을 차리면 충분히 상위권에서 놀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을 했다”고 강조하면서 “나도 그렇고 선수들이 작년에 부족했던 부분만 조금 더 채우면 된다고 봤다. 중간 투수들이 올해 워낙 잘해줬다”고 동료들 칭찬을 늘어놨다.
이제 SSG는 정규시즌 세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3위를 확정한 만큼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며 포스트시즌에 대비한다는 구상이다. 이숭용 SSG 감독은 1일 인천 한화전을 앞두고 “조병현 노경은 이로운은 잔여 시즌 등판이 없다”고 공언했다. 1일 인천 한화전은 홈 최종전인 만큼 전날 공에 손을 맞은 최지훈을 제외한 주전 야수들이 모두 나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지만, 2일 광주 KIA전, 3일 창원 NC전은 주축 선수들 일부는 아예 인천에 놔두고 버스를 탈 예정이다.
SSG의 주축 선수들은 누구보다 가을 경험이 많고, 또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들도 더러 있다. 김광현은 포스트시즌 준비 과정에 대해 잘 알고 있지 않느냐는 말에 대해 “우리 친구들이 (경험이) 많다”고 인정하면서 “특별하게 뭐를 할 것은 없는 것 같다. 진짜 경험도 경험인데 들어가서 딱 보면 선수들이 단합되는 게 다르다”고 자신했다. 김광현은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는 실수 하나, 본헤드 플레이 하나에 경기가 좌우되는 만큼 기본기에 더 충실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덧붙였다.
SSG는 1일 홈 최종전을 앞두고 박성한(유격수)-에레디아(좌익수)-최정(지명타자)-한유섬(우익수)-고명준(1루수)-안상현(3루수)-김성욱(중견수)-정준재(2루수)-조형우(포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선발로는 최민준이 나간다. 문승원이 불펜에서 대기를 할 예정이다. 이숭용 감독은 포스트시즌 선발 네 자리에 앤더슨, 화이트, 김광현, 김건우가 나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불펜에서 경험이 있는 문승원을 이날 불펜 테스트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문승원은 지난해에도 불펜에서 뛰며 20세이브와 6홀드를 거뒀다. 막강 불펜 필승조에 힘을 더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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