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현 인생 최악의 날… 6.51초 사이에 날아간 한화 우승, PS 앞두고 멘탈 회복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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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한화는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서 9회 초까지 5-2로 앞서고 있었다. 1-2로 뒤진 7회 이도윤의 동점 적시타에 이어 이진영이 역전 투런포를 터뜨렸다. 이어진 기회에서는 노시환이 내야 안타로 적시타를 치며 5-2까지 앞서 나갔다.
이후 추가점이 없었던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3점 리드를 안은 채 9회 말 마지막 공격에 임했다. 정규시즌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는 LG는 잠실에서 이미 NC에 진 상황이었다. 한화는 이날 이기고, 정규시즌 최종전인 3일 수원 KT전에서 이기면 1위를 놓고 타이브레이커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극적인 역전 정규시즌 우승 가능성이 남아 있었던 셈이다.
김서현은 29일 LG전에서 1이닝, 그리고 30일 롯데전에서 역시 1이닝을 던졌다. 이날 등판하면 3연투였다. 그러나 이전에 휴식일은 충분했다. 9월 이후 전날까지 등판은 8경기에 불과했고, 휴식일도 충분하게 등판이 이뤄졌다. 게다가 마무리 상황에서 3연투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한화 불펜 운영도 9회 김서현의 등판을 염두에 두고 이뤄진 것이 눈에 드러나고 있었다.
김서현의 구속이 평소보다 나오지는 않았지만 아웃카운트 두 개를 책임지는 것은 그렇게 큰 문제가 없었다. 선두 채현우를 초구에 2루 땅볼로 처리했다. 다음 타자 고명준도 초구에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손쉬웠다. 하지만 이후 김서현 개인 경력에 길이 남을 악몽이 시작됐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3점 리드를 순식간에 날렸다.
대타 류효승에게 투수 옆을 빠져 나가는 중전 안타를 맞았다. 여기까지는 그다지 긴장감이 없었다. 다만 이어 대타 현원회에게 2B-2S에서 던진 슬라이더가 얻어 맞으며 좌월 2점 홈런을 내줬다. 갑자기 경기 흐름이 불안해지는 순간이었다. 양상문 투수코치가 한 차례 마운드에 올라 김서현을 다독였다. 어차피 한화는 그 다음이 없었다. 김서현을 믿고 맡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준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면서 이제는 한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구속도 안 나오고, 영점도 사정 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한화 벤치가 혼란에 빠진 사이, 결국 이율예에게 충격의 투런포를 얻어 맞았다 1B-1S에서 패스트볼이 한가운데 몰렸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인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이 타구의 속도는 시속 163.6㎞로 완벽한 하드히트였다. 그러나 배럴 타구는 아니었다. 발사각이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발사각은 46.7도에 이르렀다. 타구 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발사각이 높으면 비거리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이 타구는 랜더스필드의 좌측 담장을 살짝 넘겼다. 비거리 99.5m, 펜스를 맞고 넘어갔다. 랜더스필드가 아닌 다른 구장이었다면 외야 뜬공이 됐을 법한 공이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엄연히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경기였다.
그렇게 경기가 순식간에 끝났고, 한화의 정규시즌 1위 가능성도 날아갔다. 타구가 날아간 시간은 단 6.51초. 그 6.51초 동안 이율예는 “넘어가라, 넘어가라”를 외쳤고 이미 할 수 있는 게 없는 김서현은 타구를 물끄러미 쳐다보다 좌절했다. 올 시즌 김서현의 4번째 블론세이브였고, 4번째 패전이었다.
이날 구위가 전체적으로 평소보다 못했다. 3연투 탓인지, 긴장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시속 152.2㎞에 머물렀고, 평균 구속은 시속 149.8㎞에 그쳤다. 시속 150㎞대 중·후반대의 빠른 공을 던지는 김서현의 평소 이미지를 생각하면 이날 구속은 힘이 빠져 있었다. 김서현의 경기에서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50㎞가 안 된 것은 보기 드문 일이었다. 그러나 하필이면 이 결정적인 경기에서 그랬다.
지금까지 김서현이 완벽한 모습을 보였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즌 내내 팀의 뒷문을 지키며 33개의 세이브를 거뒀다. 올해 팀의 질주를 이끌었던 원동력 중 하나였다. 한 번쯤 실패한다고 해도 만회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이날 실패는 되돌릴 수가 없었다. 이제 관건은 포스트시즌에서의 김서현이다. 이날 실패를 털어내고 일어선다면, 중요한 무대에서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최대한 빨리 이 경기를 잊고 앞을 내다보는 게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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