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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이닝 4실점' 했는데 선수단도 팬들도 "고맙다, 고생했다"…뭉클한 원태인 "정말 큰 힘 됐다"

작성일: 2025.10.23 12:33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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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태인 ⓒ최원영 기자
▲ 원태인 ⓒ최원영 기자

[스포티비뉴스=대구, 최원영 기자] 그동안 정말 잘해왔다. 모두가 알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은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4차전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3탈삼진 4실점, 투구 수 84개를 빚었다. 팀의 7-4 대역전승으로 노 디시전을 기록했다.

앞서 원태인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서 6이닝 4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투구 수 106개로 맹활약했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도 6⅔이닝 5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 투구 수 105개를 선보였다. 우천으로 지연 개시되거나 경기가 중단 후 재개되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늘 승리를 이끌며 데일리 MVP를 두 차례 수상했다.

이번 플레이오프 4차전에선 팀이 1승2패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서 마운드에 올랐다. 1회초 1사 후 루이스 리베라토에게 좌전 안타, 문현빈에게 1타점 우중간 적시 2루타를 맞아 0-1 선제 실점을 떠안았다.

이후 잘 버티다 5회초 마지막 고비를 만났다. 선두타자 최재훈의 우전 안타 후 심우준이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타구를 잡은 원태인은 1루가 아닌 2루 송구를 택했다. 2루에서 세이프 판정이 나오며 무사 1, 2루 위기에 처했다. 손아섭의 희생번트엔 1루로 송구해 1사 2, 3루를 이뤘다. 리베라토의 2루 땅볼로 2사 2, 3루.

▲ 원태인 ⓒ곽혜미 기자
▲ 원태인 ⓒ곽혜미 기자

그러나 원태인은 후속 문현빈에게 7구째로 148km/h 패스트볼을 던졌다가 비거리 116m의 우월 3점포를 맞았다. 0-4로 점수가 벌어졌다. 6회초엔 헤르손 가라비토에게 공을 넘겼다. 다행히 6회말 김영웅의 동점 3점 홈런, 7회말 김영웅의 역전 결승 3점 홈런이 터지며 팀은 승리를 쟁취했다.

4차전 후 만난 원태인은 몸 상태부터 설명했다. 로테이션 순서상 3차전에 선발 등판할 것으로 보였지만 4차전으로 밀렸기 때문. 아리엘 후라도가 3차전을 맡았다.

원태인은 "부상은 절대 아니었다. 회복이 조금 더딘 감은 있었다. 솔직히 팔이 잘 안 들렸다"며 "몸이 너무 많이 뭉쳐서 그랬다. 3차전이 하루 밀려 나도 던질 수 있긴 했지만 후라도 선수가 '내가 던져도 된다. 하루 더 쉬어라'라고 배려해 줬다"고 밝혔다.

이어 "부상이 아니었는데 이야기가 와전되더라. 괜히 걱정 끼쳐드리는 듯했다"며 "(박진만) 감독님께서 '4차전 1회에 원태인이 공을 던지는 걸 보면 괜찮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인터뷰하셔서 1회에 더 집중했는데 선취점을 줬다. '아, 나 컨디션 안 좋은 거 아닌데'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이겨서 너무 기분 좋다"고 덧붙였다.

이날 투구 중 컨디션은 어땠을까. 원태인은 "감독님, 코치님, 후라도 선수가 나를 배려해 줘 보답하는 피칭을 펼치고 싶었다. 회복은 잘 됐고 몸 상태도 괜찮았다. 이닝이 지날수록 확실히 힘은 떨어지더라. 스스로 안 좋다고 여기진 않았다"며 "어떻게 버텨 나갈지만 떠올렸다. 5회 고비를 잘 넘기고 싶었다. 내 구위가 떨어졌다기보다는 상대 타자가 잘 쳤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원태인 ⓒ곽혜미 기자
▲ 원태인 ⓒ곽혜미 기자

5회 번트 타구에 2루 송구를 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원태인은 "1루 주자의 발이 느린 편이라 내가 타구를 잡으면 무조건 2루로 던지겠다고 각오했다. (포수의) 콜을 들었어야 하는데 무리한 시도를 했던 것 같다"며 "차라리 안정적으로 갔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했다. 내겐 그게 승부수였는데 통하지 않아 실패했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도 난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야수들이 만회해 줘 정말 고맙다"고 돌아봤다.

원태인은 "솔직히 '내 기운이 여기까지인가'라는 마음도 들었다. 그런데 이긴 걸 보니 아직 남아있는 듯하다"며 "(김)영웅이에게 너무 고맙다. 홈 팬분들 앞에서 (가을야구 탈락 후) 현수막 들고 인사하는 아쉬운 모습은 보여드리고 싶지 않았다. 영웅이가 해결해 줘 진심으로 고맙다"고 힘줘 말했다.

인터뷰 도중 옆을 지나가던 주전 포수 강민호는 "잘했다. 너 잘했다. 내가 너한테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나. 다 이해한다"고 웃으며 원태인을 격려했다.

6~7회 타자들이 승기를 가져왔다. 원태인은 "다음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치료하면서 게임을 봤는데 (김영웅의 동점 홈런에) '미쳤다'는 말만 나왔다. 치료를 다 끝내고 나왔더니 또 스리런 홈런을 치더라"며 "영웅이가 너무 고맙고, 기특하고, 멋있고, 부러웠다. 그래서 안아줬다"고 미소 지었다.

▲ 김영웅 원태인 ⓒ곽혜미 기자
▲ 김영웅 원태인 ⓒ곽혜미 기자

5회초 투구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왔을 땐 깜짝 놀랐다. 원태인은 "선수들, 코치님들이 다 내게 왔다. 고맙다고, 고생했다고, 진짜 수고했다고, 누가 너한테 돌을 던지냐고 날 위로해 줬다"며 "영웅이도 내게 고맙다고 했는데 동점, 역전을 만들어 줬다. 우리 팀이 더 강해질 일만 남았구나 싶었다. 정말 대단했다. 올가을 팬들께 최고의 경기로 보답하고 있는 듯해 기분 좋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필승조 (이)호성이, 마무리 (김)재윤이 형에게도 정말 고맙다. 두 선수 모두 계속 연투에, 힘든 상황마다 등판하고 있는데 너무 좋은 투구로 잘 막아주고 있다. 불펜투수들에게도 고맙다"며 "선수단은 물론 팬분들도 다 내게 좋은 이야기만 해주신다. 진짜 큰 힘이 된다"고 진심을 내비쳤다.

매 경기 등판 전 하늘에 계신 어머니께 기도한다. 원태인은 "홈에서 우리 팬분들께 상대 팀의 환호, 함성을 들려드리는 게 죄송했다. 이런 큰 무대에서, 우리 홈에서 피날레는 진짜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엄마에게 마지막이 되지 않게 해달라고, 내가 조금이나마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내가 보탬이 된다는 기도는 안 들어줬지만 하나라도 들어줘서 엄마에게 고맙다"고 웃어 보였다.

삼성은 24일 한화의 안방인 대전서 마지막 5차전을 치른다. 한국시리즈를 향한 최종 관문이다. 원태인은 "당연히 우리가 이길 것이다. 올가을 계속 '패승승, 패승승' 패턴이다. 3차전 지고 4차전 이겼으니 5차전도 승리할 수 있다"며 "기세는 다시 우리에게 온 듯하다. 가을야구에선 미친 선수가 나와야 한다는데 준플레이오프까지 내가 했다면 지금은 영웅이가 바통을 이어받은 것 같다. 5차전서 나도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태인은 "당연히 한국시리즈에 올라간다고 생각하고 몸을 잘 회복한 뒤 컨디션을 올리고 있겠다"고 강조했다.

▲ 박진만 감독 원태인 ⓒ곽혜미 기자
▲ 박진만 감독 원태인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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