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한화는 어떤 확신이 있었나, 입단 2년 만에 플레잉코치라니,… 세 토끼 다 잡은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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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화 베테랑 포수 이재원(37)은 2023년 시즌이 끝난 뒤 SSG의 제안을 받았다. 조금 더 복잡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요약하면 현역을 그만두고, 지도자로 나설 생각이 있느냐는 제안이었다.
당시 이재원은 전성기에 비해 성적이 많이 떨어져 있기도 했고, 나이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SSG는 오랜 기간 팀에서 활약한 이재원을 구단 조직 내에 남겨두고 싶어 했다. 단순히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대접이 아니었다. 우승 주장을 역임하기도 하는 등 워낙 리더십이 있는 선수였고, 또 성실했다. 후배들이 많이 따르고 에너지 또한 있는 선수라는 데 주목했다.
좋은 코치감을 찾기 쉽지 않은 판국에 이재원 정도면 팀의 큰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코치로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조금 앞서 나간 이야기지만 누군가는 “언젠가는 감독감”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재원은 이 제안을 고심 끝에 물리쳤다. 현역으로 더 뛰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구단에 어렵게 말을 꺼냈고, 구단도 이재원의 뜻을 존중해 풀어주기로 했다.
이런 사정을 전해들은 한화가 움직였다. 한화 프런트에 이재원의 기량과 성품을 높게 평가하는 이들이 많았다. 당장은 주전 포수인 최재훈이 있었지만, 어린 백업 포수들이 크기에 시간이 조금 필요하기도 했다. 이재원을 영입해 그 시간을 메운다는 게 한화의 복안이었다. 이전에는 대형 계약에 보답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워낙 심했다. 이런 미안한 감정을 잊지 않고 인천에 두고 온 이재원은, 새 팀에서 심기일전했다.
전성기만한 기량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백업 포수로서의 몫을 잘 해냈다. 2024년 72경기, 2025년 98경기에 나갔다. 젊은 투수들의 기를 살려주는 리드로 경기 막판 세이브 포수로서의 몫도 여러 차례 수행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의 믿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올해 최재훈과 안방을 나눠 짊어졌고, 체력 부담을 던 최재훈의 맹활약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런 이재원에게 한화는 2025년 시즌 뒤 플레잉코치를 제안했다. SSG가 봤던 시각 그대로였다. 좋은 리더이자, 좋은 코치감이 될 것이라 여겼다. 한화는 “이재원의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높이 평가해 플레잉코치 역할을 제안했고, 이재원도 흔쾌히 구단의 제안을 수락했다”면서 “구단은 이재원이 코치로서 팀 내 젊은 포수들의 기량 향상을 이끌어낼 것이라 기대하며, 선수로서도 아직 팀에 기여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화가 눈여겨본 것은 기량도 기량이지만 리더십이었다. 갑자기 새로운 팀에 왔지만 천성이 리더인 만큼 클럽하우스를 이끄는 몫을 충실하게 해냈다. 베테랑 선수들과 함께 팀을 이끌었고, 젊은 선수들도 잘 따랐다. 한화 또한 “2시즌 동안 이재원은 그라운드에서는 물론, 클럽하우스와 더그아웃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모범적인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분명하게 이유를 적시했다.
사실 팀에서 2년을 뛴 선수에게 플레잉코치를 맡긴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앞서 이적생이었던 정우람 또한 플레잉코치를 하기는 했지만 한화에서 8년을 뛴 선수였다. 하지만 한화는 이번 계약으로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도 그런 계산이 있었기에 파격이라는 평가를 뒤로 하고 이재원에게 플레잉코치를 제안했다.
우선 선수단 내부에 머물며 지속적으로 좋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의 신임도 있는 만큼 비상시에는 곧바로 불러 다시 쓸 수 있는 유형의 선수다. 경기 막판 세이브 포수로서의 몫은 지금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둘째로는 한화가 공식 발표를 통해 밝혔듯이 좋은 지도자 감의 확보다. 요즘은 좋은 코치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스타 선수들이 은퇴 후 지도자보다는 연예계로 진출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인력난이 더 심화됐다. 이재원은 그런 측면에서 놓칠 수 없는 선수였다.
세 번째로는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다. 이재원이라는 비상용 보험이 되는 가운데 한화는 최재훈의 뒤를 이을 포수 자원을 1군에서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재원이 계속 현역이었다면 뭔가 인위적인 요소가 개입해야 하지만, 플레잉코치로 한 발 물러서며 허인서나 다른 어린 포수들이 백업 포수로 올라설 수 있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완성됐다.
이재원도 “지금 상황에서 내가 팀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이 많았다”면서 “지도자의 기회를 주신 구단에 감사드리고, 2026시즌 한화 이글스가 더욱 강한 팀이 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화가 오프시즌의 깔끔한 스타트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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