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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엔 예외 없다” 김연아 경고 무시…악명 높은 설녀, 미스터리 10대 앞세워 올림픽 재등장→"금메달 가능한 기량" '학대 훈련법' 또 통하나

작성일: 2026.02.19 10:56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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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일본 '디 앤서'
▲ 출처| 일본 '디 앤서'
▲  출처| 에테리 투트베리제 SNS
▲ 출처| 에테리 투트베리제 SNS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김연아도 비판한 악명 높은 '설녀(Snow Queen)'가 돌아왔다. 올림픽 금메달을 겨냥한다.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코치 에테리 투트베리제(51) 복귀를 두고 서구권 언론에서도 "미스터리한 10대와 함께 도핑 스캔들 중심이 올림픽 전장에 돌아왔다"며 크게 주목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9일(한국시간) "지난 세 차례 동계 올림픽을 도핑으로 뒤흔든 투트베리제는 이제 그녀의 새로운 제자, 18살의 아델리아 페트로시안(러시아)과 밀라노에서 메달을 꾀하고 있다. 실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떠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 미스터리한 러시아 10대 피겨 스케이터가 밀라노 아이스링크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관객 모두가 '저 선수는 누구지' 하는 물음표가 진하게 떴다. 페트로시안은 올림픽 이전 4년 동안 국제대회에 단 한 번만 출전했을 뿐이었다. 러시아가 (여러 국제대회) 출전이 금지된 사이 여자 피겨를 장악해온 미국과 일본 선수, 어느와도 겨뤄본 적도 없고 그들 중 누구와도 만난 적이 없는 그야말로 은막의 스케이터"라고 귀띔했다.

다만 매체는 페트로시안은 모르지만 그의 지도자는 모두가 아는 셀러브리티라 지적했다. 러시아에서 혹독한 훈련법과 선수의 신체 성장을 지연하는 금지약물 투입 의혹 등으로 악명이 높은 투트베리제란 점을 꼬집었다.

투트베리제는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쿼드러플 점프'를 장착한 러시아 10대 선수 3인조를 앞세워 대회를 뒤집어 놓았다.

개중 안나 셰르바코바, 알렉산드라 트루소바가 각각 여자 싱글 금·은메달을 거머쥐고 귀국했다. 다만 나머지 한 명인 카밀라 발리예바는 국제적인 도핑 스캔들 중심 인물이 돼 베이징 대회를 끝으로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런 투트베리제가 올해 새로운 제자와 함께 다시 돌아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들이 밀라노에 있다는 것 자체가 자신들을 외면한 피겨계에 대한 일종의 도전이다. 출전 금지와 러시아를 배제하려는 전 세계 노력에도 러시아 피겨 스케이터가 또다시 익숙한 장소, 즉 올림픽 메달 시상대에 설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페트로시안은 18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5위에 올랐다. 

20세기 팝스타인 고 마이클 잭슨 메들리에 맞춘 안정적인 연기로 한국시간으로 20일 오전 3시에 열리는 프리 스케이팅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페르로시안은 프리 스케이팅 후반부에 쿼드러플(4회전) 점프 두 개를 시도할 계획이다. 한 개조차 시도하지 않는 선수가 즐비한 상황에서 대담한 승부수를 띄우는 셈이다.

매체는 "이번 대회에서 기술적 잠재성이 가장 높은 선수는 페트로시안이다. 다만 이번 주 연습에선 기복을 보였다. 어떤 날은 쿼드러플 점프를 성공시키고 어떤 날은 크게 넘어졌다. 하나 20일 프리 스케이팅에서 두 차례 모두 4회전 점프에 성공한다면 페트로시안은 포디움 입성을 넘어 어쩌면 금메달까지 거머쥘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밀라노 빙판에 발을 딛기 전까지 대중이 알고 있던 페트로시안 정보는 지난해 유일하게 참가한 한 국제대회에서 찍힌 7분 분량 영상이 전부였다.

올해 그는 엄청난 압박 속에서 러시아에 단 한 장만 배정된 올림픽 여자 피겨 출전권을 손에 쥐었다. 현재 ‘개인 중립 선수(INA·Individual Neutral Athlete)’ 자격으로 출전 중이다.

국제무대 경험이 크게 부족한 탓에 페트로시안은 18일 쇼트 프로그램에서 첫 번째 조로 출전했다. 메달 유력권 후보보다 무려 세 시간이나 앞선 시간이었다.

자신의 이름과 하트가 그려진 플래카드를 흔드는 러시아 팬들 환호 속에 링크에 오른 그는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프리 스케이팅 최종 조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페트로시안이 얼음을 지치는 동안 백스테이지에선 투트베리제 코치가 모니터로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스태프 자격에 대한 올림픽 공식 검증 절차를 밟지 못해 이번 대회 그는 링크사이드에 설 수 없다.

하나 연습에 함께하는 것을 막는 규정은 없어 훈련 때는 지근거리에서 페트로시안을 지도하고 있다.

투트베리제가 러시아와 피겨 스케이팅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계기는 2022년 베이징 대회 때였다. 

당시 간판 제자인 발리예바가 도핑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거대한 유명세를 얻었다. 심장 치료용 금지약물 양성반응에도 발리예바는 개인전 금메달을 놓고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이때 김연아는 자신의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작심 발언을 남긴 바 있다. "도핑 규정을 위반한 선수가 경기에 출전해서는 안 된다. 이 원칙엔 예외가 없어야 한다"면서 "모든 선수의 노력과 꿈은 공평하고 소중하게 여겨져야 한다" 적었다. 공정하게 노력한 선수끼리의 경연이 되어야지 땀이 배신당할 만한 전장으로 피겨가 흘러가선 안 된다는 일침이었다.

▲  출처| 김연아 SNS
▲ 출처| 김연아 SNS

발리예바는 쇼트 프로그램에선 선두로 올라섰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무너졌다. 눈물을 흘리는 15살 제자를 투트베리제가 질책하고 금·은메달을 딴 다른 제자들마저 울음을 터뜨리며 “이 스포츠가 싫다” 외친 충격적인 장면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토마스 바흐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마저 “매우, 매우 충격을 받았다” 말한 그 장면이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 폐막식이 끝난 지 며칠 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러시아 선수단은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퇴출됐다.

세계 피겨계는 시니어 대회 최소 출전 연령을 17세로 상향해 '15세 러시아 신동들'이 빙판에 오르는 길을 차단했다. 반도핑 조사 결과 발리예바는 4년 출전 정지 중징계를 받았고 단체전 금메달을 박탈당하는 등 올림픽 성적이 무효 처리됐다.

다만 발리예바 주변 인물은 어느 누구도 처벌받지 않아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이때만 해도 4년 뒤 밀라노 대회에서 투트베리제가 다시 올림픽 무대에 등장할 것이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지금도 피겨계 안팎의 여론이 그렇다. 실제 비톨트 반카 세계반도핑기구(WADA) 회장은 밀라노 대회 개막 전 “나는 투트베리제가 이 곳에 있는 것이 불편하다”며 직접적으로 출전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그러나 IOC는 "투트베리제는 조지아 여권으로 조지아 선수단 코치 자격으로 현장에 와 있으며 공식 경기 외에 다른 선수를 돕는 걸 막을 방법은 없다"고 알렸다.

쇼트 프로그램 5위로 메달 경쟁권에 진입한 페트로시안은 밝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아직은 압박감을 전혀 느끼지 않고 있다. 다른 선수들과도 거의 마주친 적이 없다” 말했다. 이어 “난 어디서든 내 자신을 다른 사람과 분리해 두는 걸 정말 좋아한다”며 세간의 따가운 눈초리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인터뷰를 마친 페트로시안은 투트베리제 코치처럼 백스테이지를 미끄러지듯 지나 시야에서 빠르게 사라졌다. 제자들을 서로 경쟁시키고 가차 없는 비판과 체중에 대한 엄격한 감시, 혹독한 부상을 견디며 훈련을 계속하게 만드는 '투트베리제의 방식'이 다시 한 번 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며 하루 앞으로 다가온 밀라노 올림픽 프리 스케이팅 경연 결과를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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