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팬들에겐 '금기어' 됐지만…윤성빈의 160km, ML 38승 투수가 남긴 '유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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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미야자키(일본),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 팬들에게는 '금기어'가 된 인물. 하지만 롯데 선수들에게는 좋지 않은 기억만 남긴 것은 아닌 듯하다. 윤성빈이 빈스 벨라스케즈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롯데는 지난해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와 함께 상위권 경쟁을 펼치던 중 승부수를 던졌다. 10승을 수확한 터커 데이비슨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는 것이었다. 겉으로 드러나 있는 지표는 분명 괜찮았지만, 이닝 소화 능력을 비롯해 경기 운영적인 면에서 아쉬움이 있었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던 롯데가 큰 결단을 내렸다.
이에 롯데가 데려온 선수가 벨라스케즈였다.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경험을 보유하는 등 통산 38승을 수확했던 만큼 기대감은 컸다. 하지만 베라스케즈와 롯데의 동행은 '최악'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데이비슨을 방출하고 벨라스케즈를 영입한 직후 공교롭게도 롯데는 12연패의 늪에 빠지면서 미끄러졌다. 그리고 벨라스케즈 또한 11경기에 등판하는 동안 1승 4패 평균자책점 8.23을 기록하는데 머물렀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한화 이글스와 맞대결에서야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할 정도로 최악을 거듭했다.
그러나 롯데 선수단에 도움이 전혀 안 되지는 않았던 듯하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만난 윤성빈이 벨라스케즈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롯데의 아픈손가락으로 불렸던 윤성빈은 지난해 엄청난 발전을 이뤄냈다. 롯데 유니폼을 입은 후 데뷔 첫 시즌을 제외하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윤성빈은 1군에서 3경기 등판에 머물렀던 선수다. 고질적인 제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구폼도 수차례 바꾸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부상 등으로 인해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는 달랐다. 윤성빈은 시즌 첫 등판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악몽같은 하루를 보냈지만, 불펜으로 보직을 전환한 뒤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시즌 전체 성적은 좋지 않았으나, 불펜 투수로는 최고 160km를 마크하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고, 올해는 김태형 감독의 신뢰 속에서 필승조 역할까지 맡게 됐다.
윤성빈이 벨라스케즈의 이야기를 꺼낸 것은 구속에 대한 질문이 나왔을 때였다. 지난해 한차례 160km를 마크했던 만큼 올해는 더 빠른 볼을 기대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물음이었다. 이에 윤성빈은 "올해도 당연히 더 나왔으면 좋겠다. 일단 안정적이게 던지고 난 뒤 내 마음이 편해지면, 그때 조금 힘을 더 실어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 문을 열었다.
이어 "마지막 경기에서는 (160km를) 의도했던 것 같다. 강하게 던졌었다"며 "벨라스케즈 선수가 내가 운동하는 것에 있어서 '팔다리도 길고, 신체 조건이 너무 좋은데, 왜 자꾸 회전 운동을 하느냐?'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우리같이 팔다리가 긴 선수들은 오히려 똑바로, 일자로 나가는 것이 더 좋다. 그런데 넌 왜 계속 극대화 운동을 하고 있냐?'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윤성빈은 "벨라스케즈의 이야기를 듣고, 회전 운동보다는 똑바로 나가는 운동과 투구에 신경을 써보자고 했는데, 조금 잡히더라. 그래서 공을 더 세게 던져보자는 생각으로 던진 것이 잘 돼서 160km가 나왔다"고 밝혔다.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오랜 메이저리그 생활을 하면서 체득한 노하우를 신체 조건이 비슷한 윤성빈에게 전달했던 것. 그 결과 윤성빈이 160km를 마크하게 됐다.
윤성빈은 '벨라스케즈의 유산'이라는 말에 "그 말 한마디가 도움이 됐다. 벨라스케즈가 '신체 조건이 좋은데, 네 팔만 믿고 똑바로 던진다는 생각으로 하면 될 거다'라고 해서 변화를 줬더니, 결과가 좋았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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