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으로 '국대' 클래스 입증! 41세 맏형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 "다 짜냈다,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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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승환 기자] "그냥 다 짜냈다"
노경은은 9일 일본 도쿄 분쿄구의 도쿄돔구장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C조 조별리그 최종전 호주와 맞대결에서 2이닝 동안 투구수 28구,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위기에 빠진 한국을 구했다.
8강 진출을 위해선 반드시 호주를 5점차 이상, 2실점 이내로 잡아야내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선발 투수로 손주영을 내세웠다. 손주영은 1회 위기를 맞긴 했으나, 실점 없이 호주 타선을 묶어내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그런데 손주영이 2회말 투구를 앞두고 갑자기 이상증세를 호소했다.
이에 류지현 감독이 직접 마운드를 방문, 손주영의 상태를 체크했는데, 더는 투구를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유는 왼쪽 팔꿈치 불편함 때문이었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상황. 이때 마운드에 오른 이가 바로 노경은이었다. 몸을 풀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지만, 노경은은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노경은은 이닝 시작과 동시에 첫 타자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후속타자를 병살타로 잠재우는 등 실점 없이 호주 타선을 묶어내며 경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손주영이 너무나도 빨리 마운드를 내려간 탓에 3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노경은은 첫 타자 팀 케넬리를 2루수 땅볼로 잡아낸 뒤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의 '특급유망주' 트래비스 바자나를 루킹 삼진으로 잠재웠다. 그리고 커티스 미드까지 범타 처리하며 2이닝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41세의 베테랑이 위기에 빠진 한국을 구해내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한국이 7-2로 호주를 무너뜨리고 무려 17년 만에 8강행 티켓을 따내면서, 노경은의 투구는 더욱 빛을 발하게 됐다. 류지현 감독도 경기가 끝난 뒤 노경은을 콕 집어 고마운 마음을 드러낼 정도였다.
너무나 멋진 등판. 소감은 어땠을까.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노경은은 "경기기 시작되기 전부터 '준비를 하고 있어라'고 해서 준비는 하고 있었다. (손)주영이와 편하게 이야기하면서 농담삼아 '뒤에 (내가) 있으니까, 편하게 던져'라고 했는데, 1회만 던질 줄은 몰랐다"고 웃으며 "그냥 다 짜냈다"고 말했다.
류지현 감독의 노경은 선택은 많은 것이 계산된 투입이었다. 여러 요소 중에서 노경은의 몸이 빨리 풀리는 것도 고려된 선택. 노경은은 "내가 몸이 빨리 풀리는 것을 김광삼 코치님께서 알고 계셨고, 나도 내가 나가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경은은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며 "부담감은 내가 대표팀에 뽑힌 것이 증명을 하는 계기가 되서, 마음의 짐을 덜었다. 내가 왜 여기 와 있는지를 증명한 것 같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 부담감은 조금 내려 앉은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한국은 이제 미국으로 향한다. 상대 팀은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도미니카공화국 또는 베네수엘라다. 노경은은 "선수들끼리 '미국에서는 즐기자'라고 했는데, 어떻게든 다 짜내야 할 것 같다. 한 경기를 지면 끝이기 때문에 최선의 경기로, 한 경기씩 이기기 위해서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노경은은 "나는 원래 국가대표 선수도 아닌데, 마지막 대표팀에서 8강 진출을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분들께서 너무 많은 성원을 보내주셔서, 보답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했는데, 8강으로 보답을 드리게 돼 너무 영광이다.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비행기 안에서 뜻깊은 생일을 보내게 될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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