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박찬호 메울 적임자라더니, 정작 개막전서 실종… 끝까지 안 보였다, 이범호 고민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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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KIA는 지난 오프시즌 개장부터가 충격이었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박찬호(두산)가 4년 80억 원에 두산과 계약하며 팀을 떠난 것이다. KIA도 나름 준비한 금액이 있었지만, 80억 원 이상을 주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박찬호는 팀의 주전 유격수이자, 리드오프이기도 했다. 공·수·주 모두에서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였다. 당장 최근 몇 년간 꾸준히 팀의 주전 유격수로 건강하게 나섰기에 대체할 만한 선수들이 마땅치 않았다. 내야에 젊은 선수들이 몇몇 있었으나 모두 풀타임 경험이 없었다. 난감한 일이었다.
KIA는 대안을 외부에서 찾았다. 올해부터 리그에 도입된 아시아쿼터로 호주 출신 내야수 제러드 데일(26)을 영입했다. 당초 KIA도 타 구단처럼 투수를 먼저 염두에 뒀으나 박찬호 이적으로 급히 타깃을 수정한 것이다. 수비력도 갖추고 있고, 타격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게 KIA의 판단이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데일의 능력에 나름의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일본 2군에서 1년을 뛴 만큼 전체적인 수비력과 내야의 루틴 플레이에 대해 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봤다. 주력도 나쁘지 않은 편이고, 결정적으로 우려를 모은 타격도 타율 2할 중·후반대를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2할 중·후반대의 타격에 수비력을 갖춘 유격수는 생각보다 찾아보기 어렵다. 잘하면 값싼 가격으로 박찬호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정작 그 데일이 시즌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서 사라졌다. 아픈 게 아니었다. 훈련도 정상적으로 했다. 그런데 지금 컨디션에서 다른 선수에게 밀렸다. 2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시즌 개막전에서 KIA의 선발 유격수는 박민이었다.
시범경기까지 오는 흐름이 좋지 않았다. 호주 대표팀 일원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데일은 WBC 초반까지만 해도 타격감이 괜찮았다. 그러나 대회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뒤 시범경기에서 타격이 너무 부진했다. 시범경기 11경기에서 타율 0.129, 출루율 0.156에 머물렀다. 31타수 4안타를 기록했는데 4안타 모두 단타였다. 볼넷도 하나를 고르는 데 그쳤다.
다른 외국인 타자와 마찬가지로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기대에는 분명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여기에 박민이 3루와 유격수를 오가며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맹활약했다. 이범호 KIA 감독도 컨디션 위주의 기용을 했다. 이 감독은 28일 경기를 앞두고 데일의 선발 제외에 대해 “지금 컨디션이 박민이 가장 좋다. 그래서 박민을 먼저 쓴다”면서 “데일도 지금 컨디션 자체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개막전의 압박까지 주어지면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언제쯤 선발 기회를 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 감독은 “지금은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를 쓰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데일의 타격 및 경기 컨디션이 더 올라온 것을 확인해야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박민이 계속 좋으면 주전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일단 첫 단추가 잘 들어가지 않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어쨌든 데일이 빠진 가운데 KIA는 28일 경기에서 치명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6-3으로 앞선 9회 마무리인 정해영, 그리고 정해영을 구원하러 올라온 조상우가 동반 난조에 시달리며 4실점하고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물론 데일이 이날 경기의 직접적인 패인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아시아쿼터를 불펜에 투자할 수도 있었다”는 명제가 다시 떠오른 빌미를 제공했다고는 볼 수 있다. 박민도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부진했다. 데일은 경기 끝까지 벤치를 지켰다. 29일에는 데뷔전을 치르며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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