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드라이버의 다급한 무전..."한국차를 분석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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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이해가 안 돼. 왜 제네시스가 우리보다 빠른 거지?"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의 이몰라 서킷.
'모터스포츠계 마라톤'으로 불리는 2026 WEC(세계내구선수권대회) 개막전 이몰라 6시간이 73년 전통의 서킷에서 관중 환호를 받으며 성대한 막을 올렸다.
올해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최고 권위 레이스에 출사표를 적어 올렸다.
현대차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소속 레이싱팀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이 WEC 싸움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애스턴 마틴(영국) BMW(독일) 페라리(이탈리아) 캐딜락(미국) 도요타(일본) 등 세계 최정상 제조사가 총집결한 하이퍼카 클래스에서 정면승부를 택했다.
역사적인 데뷔전에서 '빼어난 기술력'을 입증했다.
신인이라 서킷 정보가 전무한 상황에서도 완주에 성공해 현지 중계사 호평을 끌어냈다.
'베테랑' 안드레 로테러가 운전대를 쥔 #17호차가 15위로 골인하는 개가(凱歌)를 올렸다.
적게는 십 수 년, 많게는 100년이 넘는 슈퍼카 제조 이력을 지닌 관록의 강자들과 당당히 겨뤄 완주와 상위권 진입 가능성을 두루 움켜쥐었다.
중계사 이목을 사로잡은 하이라이트 필름이 풍부했다.
마티스 조베르가 운전석에 앉은 #17호차(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가 레이스 중후반 11위까지 치고 나섰다.
007 시리즈 주인공 제임스 본드의 차, 이른바 '본드카' 생산으로 명망이 높은 애스턴 마틴을 상대로 11위를 뺏어내는 짜릿한 역전극이 중계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
알렉스 리베라스가 몰던 #009호차(애스턴 마틴 THOR 팀)를 환상적인 코너링으로 제쳤다.
강한 바람과 옅은 빗줄기로 서킷 컨디션이 다소 불안정했다.
그럼에도 드라이버의 순간적인 인코스 공략을 능란히 수행하는 제네시스 하이퍼카 성능에 대한 칭찬이 이어졌다.
끝이 아니었다.
이몰라 6시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은 홈팀 이탈리아를 당혹케 하는 '속도'로도 찬사를 받았다.
#50호차(페라리 AF 코르세) 드라이버 니클라스 닐센이 12위로 진입해 11위 조베르의 #17호차를 따돌리기 위해 엑셀을 밟았다.
여의치 않았다.
코너와 직진 주로 모두에서 제네시스 디펜스에 잇달아 막혔다.
닐센이 당황했다. 다급하게 운영팀에 무전을 쳤다.
"아니 이해가 안 돼. 왜 저 한국차가 코너를 돌 때 우리보다 더 빠른 거야?"라며 난망해 하는 목소리가 전파를 탔다.
최장한 SPOTV 해설위원은 "제네시스가 페라리보다 빠르다는, 믿어지지 않는 얘기다. 긴박한 레이싱 순간에 정상급 드라이버가 저런 코멘트를 했다는 게 너무 놀랍다"며 혀를 내둘렀다.
"WEC에 첫 출전한 제네시스가 페라리 앞에서 긴 시간을 주행해 냈단 사실이 대단히 고무적"이라고 칭찬했다.
조현규 해설위원 역시 "지금 #50호차 페라리와의 경쟁은 (한국 모터스포츠 역사에) 길이남을 장면이 아닌가 생각한다. 모터스포츠 세계 최강자와 제네시스가 나란히, 그것도 대등히 경쟁하는 모습이 놀라울 뿐"이라며 한국 슈퍼카 역주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날 #17호차의 베스트 랩은 1분33초090.
전체 14위를 찍었다.
조 위원은 "1위 기록과 1초대 차이다. 올해 남은 7개 대회에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격차"라고 평가했다.
제네시스는 WEC 최상위 카테고리인 하이퍼카 클래스에 처음으로 출전해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WEC 참가는 국내 브랜드가 세계적인 내구(耐久) 레이스 최고 클래스에 도전한단 점에서 한국 모터스포츠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WEC 2라운드 전장은 벨기에다.
다음 달 9일 벨기에 스파프랑코르샹에서 열리는 ‘토탈에너지스 스파 6시간 레이스’에서 17대의 하이퍼카가 재차 자웅을 겨룬다.
한국 루키의 성장세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으로 전망된다. 첫걸음은 분명 성공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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