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D 대충격 사건, 김혜성이 前 MVP를 성적으로 압도하다니… 역대급 반전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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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LA 다저스의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하고 시즌을 트리플A에서 시작한 김혜성(27·LA 다저스)은 하나의 사건이 없었다면 아직도 트리플A에 있었을지 모른다. 기적의 반등은 팀의 주전 유격수 무키 베츠(34)의 부상으로 시작됐다.
팀의 주전 유격수이자 2018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다재다능한 이 스타는 5일(한국시간) 워싱턴과 경기에서 스윙 도중 오른쪽 복사근 쪽에 통증을 느껴 곧바로 교체됐다. 스스로는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할 정도의 경미한 부상이라고 했지만, 결국 6일 곧바로 10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김혜성은 그 베츠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대타’였다.
베츠는 지난해부터 성적 저하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150경기에서 타율 0.258, OPS(출루율+장타율) 0.732에 머물렀다. 개인 경력에서 베츠의 OPS가 0.8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로의 전환이 만든 일시적인 부진으로 여겼으나 올해 출발도 좋지 않았다. 8경기에서 기록한 타율은 0.179에 불과했고, OPS는 0.710으로 역시 최저치였다.
그래도 베츠는 살아날 선수였고, 이 선수의 공백을 누가 메워주느냐가 관심으로 떠올랐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좌타자인 김혜성, 그리고 우타자인 미겔 로하스를 번갈아가며 세우는 플래툰 전략으로 이 위기를 헤쳐 나가고 있다. 선택은 적중이었다. 특히 김혜성이 공·수 모두에서 대활약을 하면서 다저스가 베츠의 공백을 잊는 데 큰 공헌을 하고 있다.
김혜성은 베츠에 비해 변수가 큰 선수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짧다. 지난해 타격 성적도 롤러코스터였다. 초반에 좋았다가 갈수록 처졌다. 시즌 최종 성적은 71경기 170타석에서 타율 0.280, OPS 0.699였다. 게다가 2루수에 비해 유격수 경력도 짧다. 하지만 김혜성의 공·수 활약은 오히려 베츠의 부상 전 성적을 크게 능가한다. 김혜성이 베츠보다 더 나은 선수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올해 성적은 김혜성이 베츠보다 더 낫다는 데 이견을 제시할 사람은 없다.
베츠는 올해 32타석에 들어섰고, 김혜성은 27일(한국시간)까지 52타석에 들어섰다. 베츠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이제는 김혜성의 표본이 더 많아졌다. 그런데 김혜성의 공격 성적은 리그 정상급 유격수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김혜성은 27일까지 시즌 타율 0.333, 출루율 0.404, 1홈런, 7타점, 5도루, OPS 0.848의 기대 이상 활약을 펼치고 있다.
물론 규정타석을 채운 성적은 아니라 직접 비교는 무리가 있지만, 적어도 김혜성의 공격력이 세간의 생각보다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하다. 실제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가 집계한 조정득점생산력(wRC+)에서 김혜성은 141을 기록하고 있다. 리그 평균보다 41%가 더 좋다는 것이다.
50타석 이상을 소화한 리그 전체 유격수 중 김혜성보다 더 좋은 wRC+를 기록한 선수는 케빈 맥고니글(디트로이트·165), CJ 에이브람스(워싱턴·147), 엘리 델라크루즈(신시내티·146)까지 단 세 명밖에 없다. 베츠는 올해 wRC+ 98을 기록한 뒤 부상으로 빠졌다. 김혜성이 공격에서도 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선수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베츠도 wRC+ 140 이상을 기록하기는 쉽지 않다.
수비도 마찬가지다. 유격수 수비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지만 리그 평균 이상의 수비수로 인정받고 있다. ‘베이스볼 서번트’가 집계한 수비 득점 가치(FRV)에서 김혜성은 +1을 기록 중으로, 현재 리그 전체 유격수 중 15위다. 베츠 또한 +1이니 김혜성이 수비에서도 베츠의 공백을 잘 메웠다는 이야기로 풀이할 수 있다.
주루야 말할 것도 없다. 주루 가치는 이제 발이 무뎌진 베츠보다 김혜성이 더 낫다. 베츠는 8경기에서 하나의 도루도 시도하지 않은 것에 비해, 김혜성은 벌써 5번이나 베이스를 훔쳤다. 출루율이 높아지면서 리그 최정상급 주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베츠가 돌아오면 팀의 주전 유격수는 다시 그의 차지가 될 것이다. 김혜성이 어떤 성적을 기록하든지 이건 상관이 없다. 김혜성의 활약이 좋으면 베츠가 조금 더 여유 있게 재활을 할 수 있는 정도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다저스 내야가 조금씩 개편될 여지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비즈니스의 논리가 강하게 작용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실력이 기준이다. 토미 에드먼도 이대로면 김혜성의 앞선 순번이 아닌, 경쟁을 해야 하는 선수가 될 수 있다. 김혜성이 다저스 내야에 큰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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