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 韓 축구 응원가 '오~필승 코리아'가 '오~필승 내고향'으로...한국 땅을 북한 홈으로 만든 '3억 공동응원단' → 내고향 힘 받아 골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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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수원, 조용운 기자] 태극전사를 응원하던 익숙한 함성은 이날 북한 선수들을 향한 목소리로 바뀌었다. 통일부 지원을 받은 남북 공동응원단은 수원종합운동장을 사실상 내고향여자축구단의 안방처럼 만들었다.
내고향과 도쿄 베르디 벨레자(일본)는 23일 오후 2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전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아시아 정상의 주인을 가리는 마지막 무대에서 내고향은 거대한 함성을 등에 업고 경기장을 누볐다.
경기 전부터 수원종합운동장 일대는 내고향을 향한 응원 열기로 가득했다. 자주통일평화연대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시민단체들이 내건 환영 및 응원 현수막이 경기장 주변을 뒤덮었다. 이번 대회가 국가대항전이 아닌 클럽대항전이라는 점을 의식한 듯, 북한이라는 국호 대신 평양을 반복적으로 강조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번 결승전은 대회 규정상 도쿄 베르디가 홈팀, 내고향이 원정팀 자격으로 배정됐다. 내고향 응원단은 남쪽 스탠드인 S석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는데, 이 과정에는 통일부 지원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통일부는 수원FC 위민과의 지난 4강전에 이어 이번에도 남북교류협력기금 3억 원을 지원받는 단체들을 위해 S석 입장권 2천여 장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까지 "기왕이면 내고향 팀이 우승했으면 좋겠다"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경기장은 킥오프 전부터 한쪽으로 분위기가 크게 기울었다.
실제 응원 열기도 압도적이었다. 도쿄를 응원하는 일본 원정 팬들 역시 E석에 적지 않게 모여 큰 목소리로 서포팅했지만, S석 전반을 채운 공동 응원단의 함성과 응집력은 훨씬 강했다. 내고향이 공격에 나설 때마다 응원단에서는 일제히 함성이 터져 나왔고, 간간이 붉은악마 응원곡인 '오~ 필승 코리아'를 '오~ 필승 내고향'으로 바꿔 부르는 모습도 나왔다. '대~한민국' 특유의 운율에 내고향 이름을 넣은 구호까지 이어지며 경기장 분위기를 장악했다.
이 같은 장면은 이미 한국 구단인 수원FC 위민과의 준결승전 때부터 예고됐던 일이었다. 당시 시민단체와 실향민 단체들은 수원FC와 내고향을 함께 응원하겠다며 공동 응원단을 꾸렸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사실상 북한 응원단처럼 움직여 논란을 빚었다. 당시 수원FC 박길영 감독은 경기 후 "우리가 한국 팀인데 반대편에서 들려오는 응원 소리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수원FC가 내고향에 패해 탈락한 뒤에는 분위기가 더욱 노골적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정부의 일회용품 사용 제한과 소음 규제 강화 방침에 따라 현재 국내 프로 스포츠 경기장에서는 비닐 재질 막대풍선 사용이 사실상 전면 금지된 상태지만, 공동 응원단은 이날 막대풍선을 대량으로 반입해 서로 부딪치며 큰 소음을 냈다.
하이라이트는 전반 막바지 터졌다. 0-0 팽팽하게 후반을 엿볼 것 같던 전반 43분 내고향의 역습에서 정금이 내준 패스가 김경영에게 연결됐다. 북한 국가대표 스트라이커이기도 한 김경영은 도쿄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실수없이 첫 골을 뽑아냈다. 그 순간 응원단도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내뿜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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